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 맞다. 번역되어 나온 첫 소설부터 날 사로잡았고 그래서 현재 번역되어 나온 10권을 다 샀고 다 읽었다. 현재 12권까지 나왔다는데 아마 더 번역되어 나와도 사서 볼 거다. 두께는 점점 두꺼워지고 있고 해리 홀레의 불행은 다양한 각도로 벌어지고 있고 그나마 이번 소설 <폴리스>의 결말은 나쁘지 않았다.. 까지만 말하겠다.
하지만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프고 너무 조마조마해서 정말 이걸 계속 해야 하나 몇 번 갈등을 하긴 했다. 사실 범인이 누구인지는 그 동기까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초반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급작스럽게 드러나 진실에 그다지 놀라지도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계속 읽은 이유는... 뭐 일단은 재미있기도 했고 결말이 어떻게 되나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말이 다음의 어떤 일들이 예견되게 끝났을 때.. 으윽. 미치겠다. 또 읽겠구나, 하지만 정말 힘들겠구나.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너무나도,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숨이 쉬어지지 않고,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침이 빠진 채 죽어가는 벌처럼 몸을 웅그렸다.
그의 귀에도 그의 입술 새로 새어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낯선 사람의 소리처럼, 길게 울부짖는 그 소리가 조용한 동네를 휘감았다. (p371)
이 소설에서 가장 끔찍한 순간이었다. 나마저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 페이지에서는 일단 책을 덮고 다른 일을 했다. 아 정말. 요 네스뵈는 너무나 잔인한 거 아닌가... 암튼 다 읽었고 재미있었고 고통스러웠고... 그랬다는 거다. 그리고 다음 권도 곧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게 왠 모순적인 일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