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니,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대학 때 알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십년 넘게 못보고 지내다가 갑자기 연락해서 보자고 하면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친했던 사람이라면 그래 한번 보지 뭐 하는 마음이 되고 만다.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데... 헉. 회의가 아직 안 끝났다고 연락이... 뭐냐. 나 조금 있다가 약속 있어 가야 한다고..ㅜ
여하둥둥... 나이가 들면 옛사람이 그리운 건가. 사회생활에서 만난 사람들보다는 그래도 이십대 십대를 함께 한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건가. 사실 나는 나이들어 만난 사람들보다 초등학교 때 동창들이 가끔 궁금하기는 하다. 물론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말이다. 나는, 과거의 일들을 잘 돌아보지 않는 편이라, 애인도 헤어지면 다신 만나지 않고 소식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존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라서, 그 때 만났던 나와 지금 이 시점의 나는 별개다.. 그러니 그립고 보고 싶다고 해도 굳이 만나서 얼굴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냥 소식이나 들으면 아 그 사람은 그렇게 살았구나 여기고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라는. 조금 냉정한 구석이 없진 않지만, 그게 편하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일시하면, 문제가, 그 때 나보다 못했던 사람이 지금 나보다 잘 되었을 경우 화가 날 수 있다. 수십년 전의 내가 그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 앞질렀다고 해서 지금까지 그 격차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거기에서 상당히 비교를 하고 화를 낸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과거와 지금의 내가 다른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땐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고. 그동안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달랐고, 무엇보다 인생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된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나이를 먹긴 먹었는 지, 그 때 그 사람이 지금 뭐하고 사는 지는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용감하게 연락하고 보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냥 풍문으로만 들으면 그만인지라. 아... 오늘 보기로 한 선배는 안 될 것 같네... 한 시간 거리에 있는데 지금 온다고 하면 내가 저녁 약속에 못 가게 되니. 쩝. 다음 기회에.
이 책 다 봤다. 하권도 얼른 나오렴.
아주아주 재밌지는 않았지만, 좀 신기방기한 책이긴 해서 하권도 궁금해진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