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게 요물이다. 아 정말, 엄청나다.
심란한 마음에 덜컥! 정기구독이라는 걸 해버렸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열렬하게 보면서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을 잠시 잊는 순간들을 누렸는데 말이다. 이게 정기구독이다 보니... 계속 볼 수 있다는 유효함이 남더라는 거다. 돈을 내니, 뭐라도 봐야 할 것 같은 강제력도 생기고. 으악. 그래서 그간 궁금했던 드라마 중 하나인 <나인>을 보기 시작했다 이거다. 무려 5년 전의 드라마. 타입슬립이라든가,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바꾸는 이야기라든가 이런 건 그 동안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하기 까지 한데, 사람들이 이 드라마는 꼭 봐야 한다고 추천 또 추천해주길래 그만.. 그 늪에... 퐁당. 무려 20부작.
이진욱이라는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드라마를 보니 꽤나 매력이 있구나 싶다. 조윤희의 귀여운 발랄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조윤희 만이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 이제 5화까지 봤으니 1/4 왔는데 템포도 빠르고 이야기가 묘하게 돌아가서, 흥미진진 그 자체... 으윽. 그래서 매일 보고 있다는 이 슬픈 이야기. 그러니까 결론이 매우 궁금해져서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드라마였다. 이거 뒷북도 이런 뒷북. 5년이나 지난 뒷북이라니.
알고보니 이 작가, 송재정 작가,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나 거침없이 하이킥을 만든 사람이더라. 시트콤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이런 주제에도 능했네... 아 근데 이를 어쩐다. 이 넷플릭스. <나인>만 보고 끊어야 하나. 이거 완전 요물이네 요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