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정한 집은 그의 감정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었다. 온 집안에 흐르는 평화로운 기류는 한 가지만 리셋되면 완전해진다는 압박으로 읽혔다. 바로 자신이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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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근처에 ‘샤먼 록‘이라는 기가 센 바위가 있다고 했다. 해가 호수 건너편 산등성이에 닿을 때 소원을 말하면, 바위 신이 귀담아들어준다고 했다. 전 세계 무당들의 성지라고도 했다. - P75

로버트 프로스트는 옳았다. 어머니가 소년을 남자로 만드는 데 20년이 필요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바보로 만드는 덴 20분이면 충분했다. - P81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중략)......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동의할 수 없는 개념이었으나,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 P112

안다는 건 모르는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그중 어떤 유의 ‘앎‘은 ‘감당‘과 동의어였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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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 여행에 그것도 사무적인 출장으로 대도시나 몇 군데 드나든 것이 여행의 전부인 사람은, 급행열차마저 쉬어가지 않아 물색이 보잘것없는 시골 정거장의 썰렁한 모습에서 문득 지난날 자신의 어설펐던 모습을 떠올리기가 쉬울 것이다.

<여요주서 - 관촌수필 7>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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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울 안의 나무란 함부로 심고 옮기며 베지 않는 법이므로, 나무를 벤 즉시 그 그루터기에다 낫이나 칼을 꽂아둠이 동티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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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 다하면 사람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집을 버리고 떠났던 자들은 돌아와도 짐승처럼 혼자 숨어서 죽느니라. 개는 흔히 마루 밑에 들어가 죽고 고양이는 봄날 짚단 속으로 들어가 죽느니라. 또한 새는 나뭇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산짐승은 깊은 굴을 찾아들어가 마침내 제 숨을 다하느니라."

<편백나무숲 쪽으로> - P148

손가락을 안으로 접어들여 셈을 하는 동작은 소유의 기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대문 안으로 물건을 들여놓는 식이라 하겠다. 그는 그 반대의 동작을 취함으로써 뜻하지 않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고래등> - P164

삶은 뜻하지 않은 각도로 사람을 바꿔놓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계기로 작용해 생의 전모를 바꿔놓는 수가 종종 있다.

<고래등>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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