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 다하면 사람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집을 버리고 떠났던 자들은 돌아와도 짐승처럼 혼자 숨어서 죽느니라. 개는 흔히 마루 밑에 들어가 죽고 고양이는 봄날 짚단 속으로 들어가 죽느니라. 또한 새는 나뭇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산짐승은 깊은 굴을 찾아들어가 마침내 제 숨을 다하느니라."<편백나무숲 쪽으로> - P148
손가락을 안으로 접어들여 셈을 하는 동작은 소유의 기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대문 안으로 물건을 들여놓는 식이라 하겠다. 그는 그 반대의 동작을 취함으로써 뜻하지 않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고래등> - P164
삶은 뜻하지 않은 각도로 사람을 바꿔놓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계기로 작용해 생의 전모를 바꿔놓는 수가 종종 있다.<고래등> -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