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망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손쉬운 구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수중에 돈 백만원을 쥐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어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무척 논리적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손쉽게 물건을 손에 쥐는 순간 논리가 사라집니다. 논리 감각이 약하면 모든 인과관계가 무너집니다. 노자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빛'에 갇히게 되는 거죠.


노자를 읽어보면 상당히 역설적인 말이 많고, 우리 상식과 배치되는 것도 많습니다. 그것은 노자가 엉뚱해서가 아니라 우리 현실의 모순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마치 지금까지 쌓였던 모순이 한꺼번에 터진 것처럼. 어느 세상에서나 이런 모순은 널려 있었습니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도 <어부사>에서 굴원은“세상 사람들 모두 취해 있어도 나 혼자만 깨어 있노라”라고 말하죠. 


역설의 시대는 반성의 시대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 특히 아이에 대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보는 자세가 특히 필요합니다. 아이 역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노자와 장자를 읽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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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중등, 고등, 일반인 등을 위한 인성 교육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동양고전을 다시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이 생겨서 논어 지도를 맨 먼저 만들었다. 동양철학은 공자 이후와 이전으로 나뉠 정도로 공자가 핵심인데, 그것은 동양의 지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서양의 소크라테스가 인식의 전환을 일으킨 정신적 혁명가라면, 공자는 흩어진 지적 편린들을 모아낸 정신적 집대성자다. 더욱이 동양의 훈고학적 전통은 공자를 비판하는 것을 일대 모험으로 만들어버렸다. (동양에서 스승의 학설을 비판하면 파문을 당했는데, 파문이란 생계가 완전히 끊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논어가 동양 정신의 표본이 될 수밖에 없다. 논어와 함께 사서(四書)로 분류되는 맹자, 대학, 중용은 사실상 논어의 참고서 격이기 때문에 논어지도의 틀 안에 종속된다. 그리고 사마천 사기와 전국책, 국어, 오월춘추 등의 역사서는 상황논리와 연결되고 전국 통일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정리하면 된다. 노자와 장자, 그 밖의 제자백가는 일종의 대안교과서로서 참조할 수 있다. 어쨌든 뼈대는 논어인 셈이다. (큰 이미지를 보실 분은 아래 링크를 열어보세요)


논어를 지도로 만든 까닭은 동양의 정세가 가장 안정적이고 기록이 객관적이며, 공자에 대해서 가장 근거리에서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도가 있다면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공자의 한탄이 논어에 담겨 있지만, 어려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절에도 있었다. 옛 제자였던 알렉산더 황제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연구활동을 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더 사후에 정치적 격변에 휩싸이면서 쓸쓸히 말년을 보냈지만 역사적으로는 가장 행복한 철학자였다. 공자 역시 이후에 펼쳐진 무지막지한 전쟁상황을 보면 그나마 행복한 철학자였다고 말할 수 있다. 즉, 공자 이후는 상황논리가 너무나 막강하기 때문에 철학이 현실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어쩌면 동양 정신이 진공상태로 보존된 텍스트는 논어가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개인의 성찰과 가족관계, 사회관계, 국가관계, 정치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철학을 펼쳐놓은 논어의 폭넓은 이야기의 세계는 동양사상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논어를 지도로 만들어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 번역문은 현음사의 김도련 역주본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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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전문가 양성 과정의 문학 파트 강사로 참여하며 강의한 자료입니다. 
몸짓을 이용해 책과 노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 팀을 정하는 방식을 참여자들에게 일임하는 놀이입니다. 의외로 팀 짜기 놀이에 참여자(어린이)들이 재미있어 하더군요. 





▲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전 농구'입니다. 이 놀이를 한 팀도 있고 안 한 팀도 있어서 올립니다. 게임 방법은 잘 설명이 돼 있습니다.  





▲ 책 탁구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스포츠 게임처럼 승부를 겨루는 방법이 있고, 커플 탁구처럼 협력을 유도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경쟁, 여자 아이들은 협력을 테마로 하면 좋겠네요. 




▲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단순한 놀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위바위보 동작에 주의하세요. 칼 날아올지도 모르니까요 ㅎ 






▲ 책모자로 몸을 움직이는 게 은근히 쉽지 않고, 아이들의 플레이를 보면 성격을 알 수 있어서 심리테스트 효과까지 줍니다. 탁구공 전달하기는 협력심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 역시 책을 펼쳐서 사람 수를 세는 단순한 놀이입니다. 단순한 놀이일수록 참여자의 흥미를 더 이끌어낸다는 진리를 어린이들에게 직접 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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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만에 탄생한 새로운 놀이

어린이들은 순간 집중력이 대단합니다. 어른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들과 함께 놀 땐 표정을 집중해서 바라봅니다. 놀이를 재밌어 하는지 아닌지 표정에 다 나와 있거든요.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전혀 새로운 놀이가 뿅 하고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혼나기 챔피언 선발대회'가 그랬어요.

"너희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선생님은 카드 한 벌을 꺼냈어요. 하트와 다이아몬드, 클로버와 스페이드. 
"그럼 우리는 카드놀이를 하게 되나요?"
베네딕트가 큰 소리로 물었어요. 
카드 각각에는 조커가 표시돼 있었어요. 앞면에는 여러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ㅡ <조커, 학교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일부


▲  어린이들을 자극하는 '조커 만들기'가 인상적인 <조커>를 읽으면서 순식간에 놀이를 만들었어요.
ⓒ 문학과지성사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문학과지성사)를 읽어주고 있을 때였습니다. 책에 소개된 조커를 읽을 때마다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며 공감하는 표정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가지고 싶은 조커가 있으면 손을 들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관심 없는 눈으로 듣고 있던 아이들도 관심을 보이며 손을 들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학교에 가기 싫을 때 쓰는 조커" "지각하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숙제한 것을 잃어 버렸을 때 쓰는 조커" "숙제하지 않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수업 내용이 듣고 싶지 않을 때 쓰고 싶은 조커" "수업 시간에 자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옆 친구 것을 베낄 때 쓰는 조커" "벌 받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특히 "벌 받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에서는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벌을 많이 받는지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엄청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어떤 친구는 목검으로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놀이를 만들어서 놀았습니다. 이름하여 '혼나기 챔피언 선발대회'입니다.

야단 자랑하기 챔피언 대회

처음에는 야단 자랑하기 대회를 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큰 사고와 큰 야단이 마치 훈장처럼 작용한다는 글을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에서 남긴 적이 있었는데, 어린이들이 야단을 자랑하면서 진짜 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현이가 먼저 일곱 개의 야단을 자랑했습니다.

1. 동생한테 화풀이하다가 엄마한테 혼났어요
2. 오빠한테 까불다가 혼났어요
3. 엄마 휴대폰하다가 혼났어요
4. 엄마한테 허락 안 받고 컴퓨터 하다가 혼났어요
5. 학교에서 친구 막 때려서 혼났어요
6. 꾀병 부려서 혼났어요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오빠 기현이가 금방 10개를 채웁니다.

1. 엄마 아빠한테 까불다가 혼났어요
2. 동생들 때려서 혼났어요
3. 어떤 친구 하나 잘못했다가 단체로 혼났어요
4. 게임하고 있는데 엄마가 끄라 했는데 짜증냈다고 혼났어요
5. 동생 물에 빠뜨렸다고 혼났어요
6. 동생 수첩 찢다가 혼났고 혼났어요
7. 돼지저금통에서 돈 훔치다가 혼났어요
8. 학교에서 컴퓨터 시간도 아니데 컴퓨터실 갔다가 혼났고요
9. 학교에서 준비물 안 가져와 혼났고
10. 친구들이랑 싸우다가 혼났어요


기현이를 '야단 자랑하기 챔피언'으로 뽑으려는 순간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습니다. 현철이가 혼난 이야기를 줄줄 외는데 순식간에 11개를 채웠습니다.

1. 형아들이랑 강원도 놀러갔는데 PC방 갔다가 혼났고요. 
2. 친구들이랑 놀다가 싸워서 혼났어요
3. 축구하다가 친구 머리 맞춰서 혼났고요 
4. 숙제 안 해왔다고 혼났어요
5. 친구들이랑 같이 놀다가 친구들끼리 싸워서 저까지 혼났고요
6. 어떤 사람이 김태양과 어떤 아이가 싸우다가 좀 물어봤다고 혼났고요. 끼어들었다며
7. 엄마한테 까불다가 혼났고요
8. 화장실에서 제기 차다 혼났고요
9. 친구들한테 짜증 내서 혼났고요
10. 엄마 허락 없이 친구 집에서 놀았다가 혼났어요
11. 아빠 엄마 싸우는데 끼어들었다고 혼났어요


새로운 챔피언이 등극했습니다. 제주도 친구가 강원도까지 가서 PC방을 이용하다가 혼난 게 재밌었습니다.

혼나기 챔피언 선발대회

이번에는 어린이들이 '대박 야단'이라고 부른 '혼나기 챔피언 선발대회'를 했습니다. 어링이들이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해서 자기가 혼난 일을 한껏 미화해서 자랑하는 놀이입니다. 이번에도 혼나기 대장 정현이가 맨 먼저 나섰습니다.

"동생 어린이집 이름이 '제주 엔젤 어린이집'인데 '사랑의 담배 어린이집'이라고 놀리다가 엄마가 엎드려 뻗쳐 해서 목검으로 때렸어요."

정현이의 야단 무용담은 2표를 받았습니다. 한때 챔피언(?)인 기현이가 질새라 일어서서 발표했습니다.

"우리 반에서 제일 키 작은 애가요. 왜 앞에 섰냐고 하니까 짜증나서요 소중한 곳에 니킥(무릎으로 치기) 날렸다가 선생님한테 혼났어요."

'소중한 곳'이라고 하니까 귀여웠습니다. 니킥 날리는 장면이 떠오르는지 여자 아이들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기현이 무용담은 5표를 받았습니다. 뒤의 몇 명의 어린이들이 무용담을 자랑했는데, 어린이들이 '심심해요' '싱거워요'라고 항의하는 통에 표결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름 재밌으니까 소개만 합니다.

"영어 학원 안 가서 친구 집 놀러갔다가 엄마한테 들켜서 파리채로 맞았어요. 거꾸로 맞았대요."
"다섯 시간 동안 숙제를 하는데 독서록을 다섯 줄 밖에 못 해가지고요. 그래서 엄마한테 몽둥이로요 종아리 열 대 맞았어요."
"작은 아빠한테 "야"라고 하다가 엄마한테 야구방망이로 혼났어요."

혼나기 챔피언은 홍걸이의 무용담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제가 엄마 방에 몰래 들어가 오천원을 훔쳤는데, 엄마가 오천원 없어진 걸 알고 만원 벌금을 매기고 오십 대 때렸어요. 만원도 내고 오십 대도 맞고. 용돈으로 만 원 깠어요. 용돈이 만원 밖에 없었는데 만원 다 빼앗겼어요."

어린이들은 "이거는 싱거운데 재밌어요"라며 홍걸이의 무용담을 만장일치로 인정했습니다. 

▲ 혼나는 주제의 책 중에서 단연 고전은 구스노키 사게노리의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베틀북)이죠!




엄마에게 혼난 일 모음

어린이들이 혼난 일 가운데는 엄마와 관련된 일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어린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본내는 사람이 엄마니까요. 그 중에서 뜨끔하고 왠지 어린이들에게 미안한 대목을 골라 봤습니다.  

"제가 숙제를 하고 있는데 두 시간 동안 몇 개 했어요. 그런데 숙제 중에서 하기 싫은 게 있어서 책을 좀 읽었거든요. 엄마가 벌컥 들어오면서 책이 있어서 더러워졌으니까 하면서 화 내 가지고 벽에서 까치발 서서 벌 받았어요." 

어린이에게 이유를 물어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우리 동생이랑 놀고 있는데요. 동생이 갑자기 머리끄댕이 잡아가지고. 동생이요.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해가지고 동생 배 한 번 팍 찼는데 동생이 울어가지고 같이 혼났어요. 야구 방망이로 동생은 조금 맞고 저는 많이 맞았어요."

제가 안타까워서 "동생은 왜 조금 혼내고 나는 많이 혼내냐고 엄마에게 말해봤어요?"라고 묻자 어린이는 "아니요. 엄마가 엄청 무서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그림책이 생각났습니다. 야단을 밥 먹듯 맞는 어린이 주인공은 항상 야단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무조건 혼이 나는 바람에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돌려 벌립니다. 억울한 어린이가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면 엄마와 토론을 해서 야단을 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제가 억울하잖아요. 엄마한테 토론해 가지고 진짜 내가 한 게 아닌데 내가 했다 그러면. 나는 그냥 한 번 말했는데 엄마는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먼저 시작한 사람한테 엄마가 한 번 말하고 그걸 해결해요."

어린이들의 말을 들어 보고 제가 아이디어를 말했습니다.  

"엄마 화는 최소 하루 지나면 거의 다 풀려요. 여러분 억울한 마음은 엄마가 화가 날 때 얘기해야겠어요, 안 해야겠어요?"

그랬더니 어린이들이 "화 풀렸을 때 하면 더 혼나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한 어린이가 무척 난감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 엄마는 제가 혼날 때 자꾸 질문을 해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해요. 대답을 안 하면 더 혼나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엄마 맘에 드는 답을 하고 넘어가라고 안일하게 답했더니 "그렇게 답하면 더 혼나요. '떠들지 않는 거라고 했는데 왜 떠들었어'라고 혼내요"라고 되묻습니다. 

저는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 이 땅의 부모님들, 아이들이 피하고 싶은 질문을 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 아닐까요. 야단을 칠 때나 책을 읽을 때는 어린이가 듣고 싶은 질문이나 대답하기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은 질문법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혼나기 챔피언' 놀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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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는 나의 정신적 체력이 너무 부족했다. 그 때는 3권짜리 혜원출판사의 <레 미제라블>을 읽고 있었다. 






<레 미제라블>을 읽거나 빅토르 위고의 소설 작품을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역사와 철학과 드라마의 종합 예술이므로 산책하는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쟝 발쟝이 어떻게 되었는지 속도감 있게 전개되기보다는 쟝 발쟝이 시가전을 피해 하구수 속으로 숨었다면 파리의 하수구 역사에 대해서 설명이 이어진다. 나는 워털루 전쟁에서 낙오했다. 마리우스의 아버지 뽕메르시 대령이 떼나르디에에게 구출되는 장면을 보지 못한 채로. 






다시 이 책을 잡기까지는 16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것도 야권의 대선 패배라는 분위기 속에서 집어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 8개월이 걸렸다. 2천 페이지의 대작을 읽으면서 나도 적지 않은 시간을 희생했다. 이제 읽기를 끝낸다. 내게 가장 감명을 주었던 작품은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었는데, <레 미제라블>은 그것을 넘어서는 작품이었다. 2008년 소설을 쓰는 펜을 꺾은 이후로 다시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작품이다. 문학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고 소설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깊이 배웠다. 아울러 파우스트나 신곡, 그리고 카프카의 작품 등 고전 소설을 놓지 말고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 축복된 시간이었다. 빅토르 위고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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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3-08-2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언젠가는 도전해야지 생각중인데,
8개월이 걸리는 군요.
안식년이라도 받아야 도전이 가능하겠는걸요.

승주나무 2013-08-30 15:23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한번 도전해보세요. 저도 일하면서 읽어서 8개월 걸렸는데, 집중해서 읽으면 그보다 적게 걸리겠죠~ 다른 책도 읽으면서 읽었으니. 안식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