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ladin.co.kr/blog/mypaper/880013

내 은사님은 매우 예민하다. 그게 좀 심하기도 한데, 특히 맞춤법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차를 몰고 가다가 표지판의 어법이 틀렸으면 당장 당국에 전화를 해서 수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대개는 수정되지 않는다.

그 길을 다시 지나며 은사님은 '괜한 아픔'을 또 느끼신다.

그래서 은사님 앞에서 발표를 할 때는 발음이며 어법을 살핀다.

나도 그 '편벽'을 조금 물려받았을까?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잘못된 부분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한참 분개를 하고서야 지나간다.

그때마다 '아프다'

내가 아파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아픔'의 속성이라는 것은

識字憂患

오래전에 이곳을 거쳐간 사상가나 문학가들이 느낀 '고통'을 조금 알 것도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업, 특히 서점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두렵다.

그들의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은 서비스의 대상을 '사물 혹은 나쁘게 말하면 먹이'로 인식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들이 서비스의 대상을 '인간'이라고 인식한다면 인간을 상품보다 밑으로 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만원이십니다"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요즘은 '서비스'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FTA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루어져 서비스 업종이 대거 진출을 한다면 우리의 '서비스 색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무방비로 시장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못된 비약에다 결벽증세이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암튼 나는 지금 몹시 아프며, 서비스 하는 분들을 접할 때마다 상처받을까 두렵다.

이러다 대인공포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글은 필터를 통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냥 흘려보낸다.

'딴지돌이' 승주나무는 그렇지만 소심한 'B형'은 아니다. ㅋㅋ

원하는 고객에게만 모니터를 실시한다.

모니터를 하면서 글을 다듬고, 그것이 반영되면 또 행복할 뿐이다.

녹색평론에서는 '결제'를 '결재'라고 표기해서 불평글을 또 남겼다.

답장 메일에는 고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주문하신 책을 보내드리지요'라고 했다.

아직까지 서점가에서 (겉으로라도) 나의 진심을 알아준 곳은 녹색평론뿐이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69873

이때는 내가 또 말을 잘못했나 하여 걱정스럽기도 했다.

내가 OO문고에 잘 안 가는 이유는 "만원이십니다"를 지적했더니 '재수없다'는 눈으로 쳐다봤기 때문이다.

싱겁소심한 승주나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6-05-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역시 알아야 그것두 지적이 가능하죠.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지나가는 저는 눈에 잘 안들어오더라구요.

물만두 2006-05-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소심하시면서 잘하시네요^^ㅋㅋ

chika 2006-05-1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시는거예요. (근데... 그래서 저도 댓글 잘 안쓰는거 이해하시죠? 흐흐흐~

승주나무 2006-05-1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님//'알아야 면장질을 하지'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제 눈에는 아프락사스 님만 들어오는데요^^(제가 또 무슨 말을)
물만두님//너무 하세요 ㅠㅠ;; ^^;; (울다 웃는 승주나무)
치카치카 뿡뿡 님//정체를 밝히시지요. 매일같이 아뒤를 바꾸니 제가 '존함'을 정하기가 매우 힘들지 않습니까. 그리고 댓글 안 다시면 제가 서재를 '급습'하겠습니다. (반 협박임)^^

chika 2006-05-1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습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네~ 룰루~ (방어가 철저한! 이라고 표어를 내걸고 싶지만, 와봤자지~ 라는 생각이 더 크기땀시...흐흐~)

승주나무 2006-05-1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치카님, 과연 그럴까요. (실은 내가 더 두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