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놈은 당장 먹어야 할 것 같고

몇 놈은 좀 있다 먹어도 될 것 같다.
하기야 비행기 타고 왔으니 피곤도 하겠지.

울 엄니 제주에서 서울로 택배보내면서 '토마토'는 꼭 빼놓지 않는다.
나 전역해서 일주일도 못돼 동벌러 서울로 올라가고, 집에는 못 다 먹은 토마토가 가득
장에 가서는 알고 지내던 청과물 장사 아줌마가 인사차 건넨 한마디에 엄니는 끝내 눈물을 터뜨린다.
"아이구, 토마토 좋아하는 아들놈 좋겠네. 철이 좋아서 아주 맛이 들었어요. 가서 아들 많이 주세요!!"
사실 토마토 먹을 아들놈이 서울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아줌마가 알 턱이 없는데,
울 엄니는 '토마토' 이야기에 목에 매
"토마토 좋아하는 우리 아들놈, 토마토 많이 사다줘야지요."
울 엄니는 그날 토마토를 만 원 어치나 샀다.
냉장고에 꼭꼭 담아도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그 후로는 택배 상자 한켠에 놓여 있던 파란 비닐 안의 '토마토'
짓물러서 당장 먹어야 할 토마토
택배와 거의 동시에 엄니의 전화가 온다.
"아들아, 토마토는 먹을 만하냐. 뭉개지지 않아시냐(않았느냐)?"
"엄니, 뭘요. 꼭꼭 잘 싸서 하나도 뭉개지지 않고 꼽딱하게(예쁘게) 와수다(왔어요)."
울 엄니가 보내주신 토마토, 몇 놈은 당장 먹어야 하고, 몇 놈은 좀 있다 먹어도 되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고, 다음에 보낼 때 꼭 빼놓지 않고 '토마토' 보내달라고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