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놈은 당장 먹어야 할 것 같고



몇 놈은 좀 있다 먹어도 될 것 같다.

하기야 비행기 타고 왔으니 피곤도 하겠지.



울 엄니 제주에서 서울로 택배보내면서 '토마토'는 꼭 빼놓지 않는다.

나 전역해서 일주일도 못돼 동벌러 서울로 올라가고, 집에는 못 다 먹은 토마토가 가득

장에 가서는 알고 지내던 청과물 장사 아줌마가 인사차 건넨 한마디에 엄니는 끝내 눈물을 터뜨린다.

"아이구, 토마토 좋아하는 아들놈 좋겠네. 철이 좋아서 아주 맛이 들었어요. 가서 아들 많이 주세요!!"

사실 토마토 먹을 아들놈이 서울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아줌마가 알 턱이 없는데,

울 엄니는 '토마토' 이야기에 목에 매

"토마토 좋아하는 우리 아들놈, 토마토 많이 사다줘야지요."

울 엄니는 그날 토마토를 만 원 어치나 샀다.

냉장고에 꼭꼭 담아도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그 후로는 택배 상자 한켠에 놓여 있던 파란 비닐 안의 '토마토'

짓물러서 당장 먹어야 할 토마토

택배와 거의 동시에 엄니의 전화가 온다.

"아들아, 토마토는 먹을 만하냐. 뭉개지지 않아시냐(않았느냐)?"

"엄니, 뭘요. 꼭꼭 잘 싸서 하나도 뭉개지지 않고 꼽딱하게(예쁘게) 와수다(왔어요)."

울 엄니가 보내주신 토마토, 몇 놈은 당장 먹어야 하고, 몇 놈은 좀 있다 먹어도 되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고, 다음에 보낼 때 꼭 빼놓지 않고 '토마토' 보내달라고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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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4-0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의 젊음에 담긴 비밀이 거기에 있었군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4-0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으로 썰어서 냉장고에 재워놓고 드세요..^^

승주나무 2006-04-0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 님//젊음의 비밀은 이거 가지고 안 되지요^^
메피스토 님//좋은 방법이군요. 저는 왜 그냥 먹으려고만 했을까요. '가공'해야겠군요^^

아영엄마 2006-04-05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들이 물 건너 오면서 저희들끼리 다툼을 좀 했군요. ^^;; (멍든 녀서들은 설탕으로 좀 다독거려서 잘 드십시오~) 건강한 애들이야 날로 드셔면 되오니 토마토 많이 드시고 힘내서 좋은 글 쓰시길!!

stella.K 2006-04-05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가 고향이셨군요. 깨진 토마토 한 접시 먹으면 배 부르겠어요.^^

Mephistopheles 2006-04-05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는 참 좋은 식품이라더군요..^^
토마토가 익어가면 동네 의사들 얼굴도 덩달아 붉어진다고 하더군요..
아파서 병원 오는 사람들이 없어진다고....^^

승주나무 2006-04-06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엄마,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ㅠㅠ 상처받은 애들 내가 품 안에 다 넣었어요^^;;
스텔라 님//제게서 제주 바람 내음새가 나지 않던가요(퍼퍼퍽!!!) 배불러요. 근데 금방 또 까져요^^
보슬비 님//정말 맛있는 토마토랍니다. 먹기 불편하면 '작은 토마토'를 드셔보시죠.
메피스토 님//그래서 제가 1년 동안 감기가 없었던 거군요^^

진주 2006-04-0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께서 보내신 토마토 빛깔이 아주 곱딱하군요.
(아싸~"곱딱"이란 말 배웠다~)

승주나무 2006-04-09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님//치카 님이 제주방언 안 가르쳐주나요^^ 가끔 사투리로 얘기하곤 합니다.
'곱딱'을 '꼽딱'으로 해보세요. 저는 '꼽딱'이 더 정감이 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