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겠다고 막 설쳐댔던 적이 있습니다.
촛불에 그 욕망이 홀라당 타버렸습니다.
지금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책을 쓰겠다고 막 설쳐대던 적이 있었어요.
근데 손이 아니라 발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접었습니다.

책읽기, 글쓰기, 행동하기, 꿈꾸기...
이 운동장을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릅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내가 고민했던 질문을 다듬어서 나 자신을 질문삼아 던져버리고 싶었죠.



재작년 이맘때인가부터 <데이터 독서>를 하고 있었어요.
데이터 독서를 한 이유는 <무한공유>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는데,

마음 속에 엑셀 파일을 띄워놓고 키워드에 맞게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한 50개 정도의 데이터 아날로그 파일을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이제 진짜 엑셀파일에 정리를 해서 나눠보려고 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이트로 구현해 보려구요.





책을 쓰기 위해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을 때
너무나 많아서 책을 쓰겠다는 생각이 부끄러웠을 정도였어요.

출판사 편집자와 영업자들을 만나면서 또 부끄러웠고,
초고를 보면서 또 부끄러웠어요.
아직 익지 않았던 것이죠.

나는 2006년 경부터 <자공>이라는 인물을 롤 모델로 삼아서 소설 준비작업을 했는데,
소설로 그려질 때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가상인물이 아니라 제가 직접 <자공>이라는 인물이 되어보기로 했어요.
발로 소설을 쓰는 셈이죠.

자공이 되기 위해서는 권모술수를 잘 알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돈의 흐름도 좀 알아야 했고..(뭐 이런 것은 제 전공분야는 아니니까 경험삼아 쬐끔...)

출판 쪽의 일을 마무리하고 최근 2개월 동안은 정말 자공이 되어 보았어요.
녹색평론 발행인인 김종철 선생을 공맹(공자, 맹자) 삼아...

일단 <개념독서 베스트>를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해보려구요.
책을 모으고 있는데 또 책들이 자꾸 쌓여서 읽기 버겁지만..
개념독서를 뚫고 나와야 그 다음 순서가 기다리고 있겠죠.

데이터 독서를 통해서 '독서'라는 행위를 '웹'과 결합시켜 좀 더 정교한 독서의 연대를 만들어내는 게 다음 목표입니다.
지금까지의 독서행위는 너무 파편화되었던 것이 사실이죠.
알라딘이나 예스에서 소비되는 글들은 좀 더 넓은 세계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거든요.
책과 책의 이야기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정교함'과 '연대'를 통해서 풍부해질 필요가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한큐에 정리해준 시비돌이님의 취중진담에 감사를 표하며...

덧 : 데이터 독서 파일이 정리가 되면 그 다음은 무한공유를 하려고 합니다. 아직 데이터 독서가 무엇인지도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비밀댓글에 메일 주소를 적어 주세요. 완성이 되면 보내드릴게요... 시간은 좀 걸릴지 모르겠지만, 재밌는 작업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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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9-07-21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거저거 벌리기 좋아하시는 승주님...그 무한 열정의 근원이 어디일까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7-21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아이를 만나러 가신다구요. 잘 다녀오세요. 제가 다 그녀석이 기대가 되네요. 승주나무님 닮았으려나 ^^

이 글을 읽으니 강준만 교수가 생각이나네요. 그 분 자료창고가 어마무시했던 기억이. 거기서 그냥 쓱 뽑아서 정리만 해도 책이 될 듯한 느낌이 었거든요.

승주나무님의 두 아이를 기대해 봅니다. 더운날 이렇게 좋은 소식도 있군요.

stella.K 2009-07-2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사람은 행동하는구나. 기대하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