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ㅣ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4
김평 지음, 이김천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9월
평점 :

한가위 큰보름달이 익어가고 있는 계절입니다.
설에는 <연이네 설맞이>, 단오에는 <얼쑤 좋다, 단오 가세!>를 펴내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려주는 '책읽는곰'의 온고지신 우리문화그림책이 추석을 맞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를 펴냈습니다.
점점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추석의 넉넉한 인심과 전통문화의 원형들이 많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적 입었던 추석빔이니 올게심니니 하는 말들을 잊어버렸습니다.

올게심니는 '올해 처음 거둬들인 곡식을 대문에 매달고 내년에도 풍년이 들게 해주라는 의미에서 대문에 걸어놓는 조 이삭이나 벼 이삭 뭉치 따위'를 말합니다. 수확물은 가장 먼저 조상신이나 귀신에게 주며 다음 해를 기원하는 의미가 강한데, 이와 유사한 풍습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주인공 옥토끼가 추석빔을 얻어입고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즐거워 보입니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하는 동요가 생각납니다.
설에는 설빔을 입고 추석에는 추석빔을 입었지요.

옥토끼는 색동 추석빔을 입었고, 엄마는 초록색 장옷을 둘러 나들이를 가네요.

추석에는 송편이 빠지면 안 되죠~
어릴 적에는 내가 빚은 송편만 모양이 이상해서 예술작품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손으로 매만지면 그대로 모양이 나타나는 송편이 참 재밌었습니다.

추석에는 젯상이 빠질 수 없겠죠. 홍동백서 제삿상에 올라가는 순서도 엄연히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도 제사를 지낼 때는 순서를 까먹곤 합니다.
햇대추, 햇밤, 햇배, 햇감 등을 차례로 올려놓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하고 나서야 햇과일에 손을 댈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 젯상에 올린 감주가 너무 맛있어서 주전자 한통을 모두 벌컥벌컥 마셔버리고 해롱해롱댔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색동을 입힌 2009년 기축년 소띠 해 명절과 절기 달력을 함께 주네요. 24절기는 농업 중심국가였던 동양에서 1년 동안의 기후를 가만히 관찰해서 그 특징에 맞게 이름을 정한 것이죠. 땅이 풀렸으니 씨를 심을 준비를 해라, 뭐 이런 식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놓은 거죠. 24절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조상들은 모두 시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칩은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놀라 뛰어다닌다는 말이고, 곡우는 곡식 비가 내린다는 뜻이니까요.
▲ 책읽는곰 출판사에 언젠가 놀러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들고 있더군요. 그림책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그림 하나하나 수천번 살펴봐야 하고,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서 용어 하나하나 챙겨야 하니 책을 한권 만들고 나면 진이 다 풀린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온고지신 우리 문화 그림책은 설과 단오, 추석을 했으니 그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어낼지 궁금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책의 맨 뒷쪽에는 추석에 관한 풍습이 사진과 함께 잘 설명돼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재밌는 추석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