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중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뻥슛'도 아니고,
'기쁨 두 배 축협'도 아니고, '이천수의 몽니'도 아니다.
바로 '숙제 또는 과제'이다.
숙제와 과제는 축구팀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 수 있다.
경기 후 매번 쏟아지는 언사이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축구를 보지만,
축구가 언론에 얼마나 왜곡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
때문에 직접 축구장에 가고 싶고, TV중계는 보기도 싫어질 때가 많다.
예전에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과제' 때문에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축구팀은 '언제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 학생'이었다.
선생님에게 매를 맞아도 한참을 맞았을 아이였다.
대한민국을 공무원공화국이라고 하는데,
축구만큼 공무원 냄새가 나는 곳이 또 있을까?
축협은 철밥통, 공무원의 상징이며,
어제 우루과이전에서의 한국축구는 전형적인 '공무원 축구'를 보여주었다.
누구도 모험을 해보려고 하지 않고, 공간을 만들려는 욕구를 가진 선수들이 없었다.
멀뚱히 공만 쳐다 보다가 번번이 공을 빼앗기고 기회를 내주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2:0이라는 스코어는 참으로 관대한 점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축구가 끝나면 또 하나의 말잔치가 펼쳐진다.
먹이를 따라다니는 파리떼 근성을 가진 것이 언론의 생리이지만,
저마다 축구에 대한 전문가를 자청하는 언론이
축구경기에 대해서 하는 논평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똑같을까?
나는 축구 열혈팬도 아니고,
축구발전을 위해서 입장료를 지불한 적도 없다.
하지만 가끔 한국축구를 위해 '시간을 지불'하기는 한다.
축구보다 더욱 현란한 수사의 개인기가 싫어서라도
한번 축구장을 방문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천수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넣었으면 또 팀과 싸우려고 했을 테니..
[위기의 K리그]上. 연봉 공개하라
[위기의 K리그] 中. 독립법인화·마인드 전환 필요
[위기의 K리그] 下 법인화 통한 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