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졌지만, 내 지갑은 어이없게도 호황이다..ㅡ..ㅡ;
스타벅스에 쩔어서 사는 팀에 낙하산(?)으로 들어가서 이 맛 없고 비싼 커피를 꽤 자주 비자발적으로 사먹어야(사 줘야)하는 상황도 있고 (자판기 커피 한 모금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렸다던 신입도 지금은 톨 사이즈를 먹는다.)
책 상품몰에 기거하다보니, 눈에 밟히는 책들을 꼭 내 방에 모셔둬야 하는 것도 그렇고...
나이를 먹다보니 외피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계절이 바뀌면 열심히 주문질도 하고 있다.
느닷없이 봄이 온거 같고, 여름인거 같고.. 하여간..
지속적인 소비로 단련되어지는 패션감각을 얻고자 만삼천원 되는 체크 남방 하나 샀다....
상품 이름도 좋다.. 살바토레 옴므? ㅡ..ㅡ;
'난앓아요', '대추나무사람걸렸네','달려야하니'.. 뭐 그런 느낌이 나지만.. 일단 샀다..
싸니까..
괜찮은거 같았다.. 단추를 채우고 이리 저리 둘러봐도 뭐.. 괜찮았다..
그리고 단추를 푸는데.. 단추가 안풀린다..;;;
단추 넣는 구멍이 다 너덜너덜.. 실이 다 풀려 있어서 단추를 막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 것이었다..
밤 12시였는데...;;
그래도 새 옷인데.. 기워서 입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역시 인터넷이라며 강력한 인터넷 안티님이신 엄마는 혀끝을 쯧쯧 차시고...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주문한 사이트에 접속하고 반품 버튼을 딱 눌렀는데...
반품처가 보이질 않았다 ㅡ..ㅡ;; 전화번호만 달랑 있고.. 걸로 전화하란다...
그 순간 .. 급성 귀차니즘에에 걸려 들었다..
전화해서 주소 받고, 게다가 택배사도 내가 불러야 한다.. 포장하고.. 그 날에 경비실에 맡기고..
으으으으...
내 안의 나와 타협을 하기 시작했다..
그냥 꼬매입자... 꼬매기만 하면 그냥 입을 수 있는 거잖아...
반품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물적 시간적 자원 낭비는 사회적 손실일거야...
실과 바늘은 내 앞에 있으니 너의 능력을 보여줘 ㅡ..ㅡ;;;
'국민학교 실과' 시간에 배운 감칠질은 막장 코리아의 공교육의 성과로 기억될 것이야..
하여간...
바늘 귀에 실을 가뿐하게 넣고.. 바느질을 했다..
결과물의 완성도는 d- 정도?...
내가 했지만.. 참... 반품해야 할 옷은 변함은 없어보였다...
단지.. 단추가 잘 풀어질 수 있게 했다는 정도? ㅡ..ㅡ;;
게다가 옷이 좀 작다.. 요즘 운동한답시고... 운동 좀 했더니.. 한 치수 더 큰걸 입어야 할 거 같다..
남방인데.. '슬림 핏 셔츠'가 되부렸다;;; ㅠㅠ...
운동 성과랍시고 좋아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