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야 취학 전에 유치원과 학원을 다녀서 기본적인 학습을 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한글을 못 깨우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완전히 까막눈인 상태로 입학을 하게 되었지요.
천둥벌거숭이마냥 산이며 들이며 뛰어다니면서 지내다가 갑자기 얌전히 앉아있으려니 참 고역이더군요. 지금은 얌전하지만 어렸을 적은 완전 개구쟁이였거든요.^^
꼬이는 몸을 뒤척이며 시간을 보내던 중 드디어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뭔가를 말씀하시기는 하시는데 도대체 어쩌란 건지 난감하더군요.
옆 짝꿍과 시시덕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시험지를 앞으로 넘겼지요.
뭐, 결과는 볼 것도 없이 빵점이었습니다. 같이 떠든 짝꿍도 물론 빵점 맞았지요.^^ㆀ
그때는 빵점이 뭔지도 모르고 자랑스럽게 부모님께 도장 찍어달라고 했었나 봅니다.
전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지금도 가끔 엄마가 우스개 소리로 말씀하세요.
헉헉대며 달려와서는 “엄마, 선생님이 도장 찍어 오래.” 하면서 자랑스럽게 내민 종이를
보니 빵점짜리 시험지였다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철딱서니라서 빵점을 맞아도 부끄러운 모르고 잘 지냈었는데 어느 날
짝꿍과 떠들다가 선생님께 걸려서 야단맞으면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 빵점 맞은 주제에 떠들기나 하고......”
그제 서야 빵점이 수치스러운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린마음에 꽤 큰 상처로 남아있었나 봅니다.
그 후로는 빵점은 안 맞았어요. ^^ㆀ
안녕하세요. 라주미힌님.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이 관심가는 책이여서 반가운 마음에 참여했습니다. 따개비님 페이퍼를 읽고 문득 생각이 나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