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침 도서관 가는 날이라 변강쇠전을 찾아봤지요. 검색해보니 딱 하나 나오더라구요.

1991년판 명문당에서 나온 이름도 지루할 것 같은 <한국고전문학대계 1권>



책조차도 고풍스럽지 않나요?

근데 안은 더 고풍스럽답니다.



공포의 2단 편집!!!

저 깨알같은 글씨하며 에고 에고....
우리나라 고전들이 아무리 이해하기 쉽게 말을 바꾸고 어쩌고 해도 저 고어들때문에 독해가 상당히 어렵더라구요.
바로 바로 잘 안와닿아요.
그런데 마음의 부담을 듬뿍 넣어주는 저 편집까지.... ㅠ.ㅠ

아마도 이 책에서 변강쇠전 외에는 다른 건 안읽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이야기들은 이 책 말고도 보기 좋게 편집된 책이 많으니까요.

어쨌든 목표로 한 책을 찾아냈으니 즐거운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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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0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발견이셨겠어요.. 공포의 2단 세로 편집..^^ 저런 책 예전에 많이 있었죠. 제가 중학교 때 세계문학, 한국문학전집 저런 편집이었어요..ㅋㅋ

바람돌이 2006-07-0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옛적에 중고등학교 다닐때 저런 책 꽤 있었죠. 그때는 이렇게 공포스럽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공포스러워요. ^^

아영엄마 2006-07-0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루지기 타령이랑 변강쇠전이랑 다른건가요? 저 책보니 예전에 한국고전문학전집이라고 사서 본 책이 생각나네요. 공포의 2단 세로 편집...^^;; (친정에 그 책이 남아 있으려나..)

세실 2006-07-0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헛..헷깔려서 읽기 힘드시겠어요~~~ 아직도 자료실에 있군요.
우린 서고에 보관되어 있는데 ㅋㅋㅋ

바람돌이 2006-07-0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제가 알기로는 같은걸라고 알고 있는데요. 정말 예전에는 저런 책도 많았죠. 경제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저런 편집도 괜찮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읽기가... ^^
세실님/도서관에서는 오래된 책들을 따로 보관하나보군요. 다행히 여기 도서관에서는 찾았는데... 예전에는 저런 책도 잘 읽었는데 사람의 습관이란건 참 무섭네요. ^^

미미달 2006-07-05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변강쇠전 꼭 읽으셔야 할 일이 있으신가봐요. +ㅁ+
왠지 내용 무지 강렬할듯 +ㅁ+ ㅋㄷㅋㄷ *^^*

바람돌이 2006-07-05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그건 아니고요. 그냥 다른 책을 보다 변강쇠전의 내용이 나왔는데 거기에 인용된 표현들이 정말 끝내주는지라 갑자기 보고싶어진거예요. ^^대충의 이야기만 알지 제대로 본적이 한 번도 없어서요. ^^

조선인 2006-07-0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2단 편집으로 읽어도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야합디다. ㅎㅎㅎ =3=3=3
 

지금 고미숙씨의 <나비와 전사>를 보고 있다.
3장에서는 '성적 판타지 그 홈 파인 공간'이라는 제목인데 글의 시작이 변강쇠전이다.
나역시 변강쇠전의 원본을 읽은 적이 없고,
대충의 이야기만 알뿐이었고,
사실 별 관심도 없었다.
근데 이 책에서 잠시 인용되는 구절들을 보니 갑자기
아주 꽤나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우리 고전들은 흔히 아이들 옛날 얘기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춘향전 같은 얘기의 판소리본을 보면 그 표현들이 어찌나 굉장한지 어지러울 정도다.
돌돌 구를 정도로 재미있고 실감나는 표현들의 홍수라고나 할까?

요즘은 다행히 여러가지 고전들이 쉽게 번역되어 나오는데....
근데 변강쇠전은 본적이 없는것 같더만....
알라딘에 검색해봐도 제대로 안나온다.

마침 오늘 도서관에 가는 날이니 도서관 가면 찾을 수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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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강쇠전이라고 진짜 있어요???오옹~

바람돌이 2006-07-0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재효가 정리한 판소리 12마당의 하나가 가루지기 타령이예요. (변강쇠와 옹녀과 주인공인) 그니까 소설이라기보다는 판소리 대본이 있다는거죠. ^^

Mephistopheles 2006-07-0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루지기 타령이라고 대본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거 꽤나 원색적이였는데...
그리고 변강쇠는 X독에 죽는 어정쩡한 결말..그리고 딴 남자 찾아 떠나는 옹녀...^^

전호인 2006-07-0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이 상당히 파격적이져!!!!
그게 가능할 까여? ㅎㅎㅎ

바람돌이 2006-07-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옛적에 연극하셨어요. 대본도 읽게? 원색적이니까 읽고싶은거죠. ^^;;
근데 우리나라 고전이란게 워낙에 말투가 지금과 많이 달라서 어지간한 각색가지고는 내용 따라가기도 힘들더라구요. ^^
전호인님/읽어보고 말씀드릴게요. ^^
 

 

 

 

 

2. 인간, '만물의 영장'이 되다.

기독교(개신교)  - 원래 개신교 자체가 프로테스탄티즘, 즉 자본주의와의 견고한 결탁속에서 성장했다.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하여 지구의 모든곳을 개발하고,
전 인류를 기독교인으로 삼는 것을 소명으로 삼는 종교.
(이건 정말 태생적 한계라고 해야 하나? 모든 인류와 세계를 자신과 똑같은 색깔로 칠할 수 있으리라라니...)

한국에서의 기독교(개신교) - 당연히 문명과 근대, 제국의 표상으로 이 땅에 들어왔다.
조선에서 기독교는 미국의 우월성으로 바로 연결됨.
근대 문명에 열광하듯 기독교에 열광하라.
기독교의 원래적 배타성과 선악 이분법은 기독교가 한국의 민족주의와 굳게 결합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예를 든다면,
문명과 구국의 길을 가로막는 반민족적인 것들은 모두 마귀로 설정
마귀는 화해나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피의 응징'의 대상일 뿐...
(결국 적과 나를 완전히 분리하는 이분법 -한국인의 의식에 가장 큰 흔적을 남긴다.)

적과 나의 이분법은 인간과 세계의 이분법에서 유래.
인간 이외의 존재들은 침묵, 배제시키는 원초적 이항 대립을 제시한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창조주를 향해 나아갈 수 있고 그 교량은 바로 '이성'이다.
창조주가 인간에게만 부여한, 그래서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바로 그 '이성'
(아이들에게 최초의 인간이 왜 원숭이에서 분리되어나왔을까를 물으면 누구도 노동에 주목하지 않는다. 모두 생각을 할 줄 알아서요라는 정해진 대답을 내놓는다. -근대적 의식의 위대함(?)
이러한 사유의 뒷면 - 그럼 이성적이지 않은 인간은?
당연히 배제의 대상이고 교화(포섭)의 대상이다.
자연역시 인간의 세계로 적극적으로 포섭되지만 그것은 그것 자체로서가 아니다.
자연의 '인간화' - 인간을 위한 은유의 재료, 우화의 재료로서 자연.

결국 인간의 삶만이 유일한 가치가 있다는 철저한 인간 중심주의 - 그 인식론적 원천에 기독교가 있다.

 * 문체 반정 -정조대 노론은 명말 청초 소품문을 적극 수용했고, 남인들은 천주학을 주로 받아들인다. 천주교가 전파되면서 유교적 윤리와 충돌하는 일이 잦아지자 정조는 남인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노론층의 문체를 전면적으로 문제삼기에 이른다. 국가의 근간이자 사대부의 전범이 되는 고문의 권위를 뒤흔든다는 명분. 정조의 탕평책을 위해 남인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사건.

**18세기 노론 내부에서의 호락논쟁과 다산 - 인물성동론(낙론)의 입장(박지원, 홍대용) : 모두 인간중심적 사고를 와해시키는 한편 物의 지위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다.

*** 다산 정약용의 경우 -  훨씬 근대적이다.
인간과 天에 대해 상제관이라는 아주 명료한 입장을 견지함.
상제관을 표방함으로써 다산의 사상은 인간가 자연사이의 연속성은 해체되고 인간 중심주의 귀결된다.
인간중심주의와 근대성은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인간이 만물로부터 독립하여 홀로 우뚝 설 때, 정신이 육체로부터 이탈하여 그 위에 군림하기 시작할 때, 근대문명은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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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도의 경이, 시공간의 재배치

근대는 시간을 재구성했다.
근대의 시간은 철도와 함께 왔으면 기차를 닮았다.
오직 출발점과 목적점만이 존재하며 그것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지 파괴해버리는.....
근대의 시간은 속도의 문화를 낳았고 그것은 화폐화된 시간의 단선성을 표상한다.
화폐화된 시간의 단선성은 우주와 자연과 인간사이의 수많은 주름을 단번에 펴버린다.
이제 밤도 잠도 동양사상의 우주적 변이와 사유의 이동도 모두 부질없는것, 그야말로 폐기처분되어져 버린다.

이렇게 탄생한 근대적 시공간은 '사이성'이 사라진, 대상간의 위계관계가 확연한 공간이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주인은 이제 인간이다.
우주와의 공명은 없어졋고 다만 그 우주를 소유하고자하는 욕망만 남는다.

단선적 시간개념은 세상을 진보라는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게 하며, 그 진보는 양적으로 계량화될 수 있다.
기차의 세계관 - 진화론은 이제 세계를 생존경쟁의 틀로 파악한다.
우승열패의 신화가 탄생한다.
이제 경쟁이다. 경쟁만이 진보를 승리를 생존을 보장한다.
역사는 그러한 승리의 기록이 되어야 한다.
현재가 과거보다 나았고, 미래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획되어야 한다.
따라서 역사는 인과관계를 분명히 하도록  재구성되어야 한다.
(옛적에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일본 역사논문이나 서적들을 읽으면 그 앞뒤 분명한 논리성과 일관성에 한편으로 놀라면서도 그 도식성에 갑갑한 면이 많았는데 아마도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의 근대성 수용이 이렇게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수학공식처럼 정리되는 역사라니 웃기지 않는가 말이다.)

시간의 유목주의는 가능한가? - 속도에 대한 신앙체계를 전복할 것. 속도는 빠른 것과 다르며 느림 역시 느리지 않다. 느림 또는 시간의 유목주의란 이 '얼빠진' 근대의 일정표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코드화된 방향을 벗어나 새로운 리듬을 만드는 것
삶과 지식의 새로운 배치를 구성하고,
상상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이질적인 집단들의 네트워크를 만들 때
속도, 균질화, 화폐의 삼중주는 깨어진다.
느림 또는 느리게 산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조급증과 결별하여 전혀 예기치 못한 시간들을 구성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
 
(음~~ 뭔가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말들. 요 말도 나비일려나?)

 

내적 오리엔탈리즘 - 근대적 시간개념이 낳은 사생아. 현재를 척도로 이전의 시간들을 다 저급한 시간으로 매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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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간만에 TV를 켰더니 김광석 10주기 특집이다.
아이들이 온갖 소란을 떨어대는 통에도 옆지기와 난 빨려들듯이 TV앞에 앉았다.

옆지기의 김광석 사랑은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나도 꽤 그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옆지기에 비한다면 뭐... 한 반쯤 될까?

그가 죽기 전...
한창 날리던 시절.
그는 힘들던 우리 젊은 날의 든든한 친구였다.

옆지기는 마침 나온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면서 다 늦게 군대에 끌려갔고....
불투명한 미래에 시험준비에만 죽어라고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그럼에도 미역국을 두차례나 먹어야 했던 내게 김광석의 <일어나>는 한 번 더 용기를 내라는 속삭임이었다.
그래 뭐 그까이거..... 아직도 죽을려면 멀었잖아라면서.....

그가 죽던 날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만큼이나 꿀꿀한 청춘이었던 친구들과 후배들과 그날도 도서관이었다.
누가 전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김광석의 팬이었던 우리 모두에게 그날은 참으로 허망한 날이었다.
가까운 친구의 부음을 들은듯.....
가방을 주섬 주섬 챙겨 거리로 나온 우리들은 그냥 노래방으로 갔었다.
그날 몇시간이었는지....
목이 터져라 그의 노래만 불러댔던게....

지금도 그가 그립다.
녹두꽃을 부르던 앳된 그 모습과 목소리도,
뭐라 표현할 길 없이 마음을 달래주던 그 특유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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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0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랑이 차에서 듣는 CD에 '일어나'가 있어요.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 하더만 저두 그 노래 들을때마다 짠 하네요....김광석 좋아하셨군요...

로드무비 2006-07-0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0주기라니 그 사실에만도 놀랐지 뭡니까.
그의 노래는 아주 오래오래 남을 거예요.

바람돌이 2006-07-0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광석의 노래는 즐겁게 들으면 즐겁고, 슬프게 들으면 또 슬퍼지는 느낌이예요.
지금은 옛적 노찾사 시절의 첫번째 공연실황을 어디서 구할 수 없을까 고민중이예요. ^^

바람돌이 2006-07-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가 만약 살아있었다면 또 얼마나 위로가 되었을까요? 같이 나이먹어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호인 2006-07-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어제 어는 TV에서 나왔데여???? 전 김광석 왕팬이랍니다. 애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넘 좋아여. 참 아까운 분이에여. 좀 더 좋은 노래 들려주셔도 될 것을.. 그분의 명복을 다시한번 빌어봅니다. 영면하셨죠?

날개 2006-07-03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0주기라니! 전 아직도 어제일 같아요..ㅠ.ㅠ

waits 2006-07-0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공연 실황 전체는 아니지만 '녹두꽃' 동영상은 어딘가에 있네요.
http://blog.naver.com/prismc/70000975255

바람돌이 2006-07-0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님/ 까~~아아아악~~~ 너무 너무 고마워요. 한마디 말에 이렇게 찾아주시다니.... 너무 좋네요. 오늘은 저보다 더 이 동영상에 목매는 옆지기한테 짜잔하고 보여줄래요. 간만이 능력있는 마누라님이 될거예요. 다 나어릴때님 덕분이예요. 감사합니다. ^^
날개님/저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게 안믿겨져요. ㅠ.ㅠ 그래도 시간이 이리 흘렀으니 그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거겠죠.
전호인님/KBS스페샬이었어요. 7월 2일 밤 8시 KBS1이었으니까 인터넷으로 다시 보기하시면 될 듯.... 저도 가끔 꿈을 꿔요. 제 젊은 날을 위로해주었던 김광석이 지금 살았다면 그의 마흔즈음에는 어떤 노래였을까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