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주말은 모두 바쁘다고 아무도 나와 놀아주지 않는다. ㅠ.ㅠ
그래서 이번 등산은 동네 뒷산으로.....
그런데 이런 봄 날에 동네 뒷산을 찾은 건 처음인데 너무 예쁘고 울창해서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늘 겨울에만 왔던 거 같네.....
진짜 이 산은 해발 고도 256m밖에 안되는 진짜 낮은 산인데 넓이가 넓어서 둘레길을 열심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라 걸을만하다.
그건데 걷다가 사진을 찍으니 무슨 심산유곡에 와 있는 줄.....
나중에 어디 가서 여기 지리산이라고 우겨볼까? ㅋㅋ
토요일에 앉아서 이 책을 보는데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봤다.
아 물론 이 책은 정말 호불호가 딱 나뉠 듯 한게 이 책을 사랑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무수히 등장하는 술 먹고 진상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선 술에 대한 애정이 먼저인 것이다.
내가 같이 자주 술을 마시는 그룹은 둘인데(물론 두 그룹만하고 술을 마시는건 아니지만.....) 이 두 그룹의 성격이 매우 다르다.
하나는 대학 때부터 모여온 오래된 그룹 - 이 그룹은 남녀가 섞여 있고 나이도 다들 많아 도대체가 술 문화에 변화와 발전이 없다.
술문화에 있어서 만큼은 아주 보수적이라 늘 먹는 술 - 소주와 맥주- 과 늘 먹는 안주 스타일 - 고기와 회를 고수하는....
그나마도 다들 늙어서 이제 많이 먹지도 못하고 점차 쇠락하는 술모임이랄까?
다른 하나는 약 5년 전부터 알게 되어 의기투합하게 된 여자 6명의 모임.
이 모임에서 나는 가장 나이가 많은 관계로 무엇이든 하자는 대로 따라 한다.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해도 내가 선택하는 것보다 모두 낫기 때문에...... ㅎㅎ
오직 맘 놓고 술을 마시기 위해 1박 할 숙소를 찾는 것도 이 친구들 덕분이고,
매번 새로운 술집, 새로운 술과 안주를 찾아내며 즐길수 있는 것도 이 친구들 덕분.
사실 이 책 읽으면서는 내내 이 6명이 여자들 모임을 떠올렸다.
이 책에서는 3명의 여성이 내내 함께 술을 마시는데 거의 비슷한 패턴이랄까?
다만 책 속에는 30대의 아직 싱싱한 간을 가진 여성들인지라 거의 매일 음주를 실천하지만 우리는 그렇게는 못한다.
그러면 간이 나가기 전에 직장에서 쫒겨날지도....
숙취로 출근 못하는 날이 생길 것이므로...
그래서 우리의 술 자리는 항상 금요일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꼰대같지만 그래도 저 만화 속 여성 동지들에게 꼭 한마디 해주고 싶다.
야! 너네들 그렇게 술을 마시면 나중에 50대가 되면 더 이상 술을 마실 수 없는 날이 온단다. 그거 얼마나 슬픈지는 당해봐야 알아!
아 그리고 또 하나
나의 두 개의 술모임은 구성원의 성격과 술 마시는 스타일 모든 것이 너무 너무 다르지만 그래도 술자리는 사람이 좋아지는 곳이라는 공통점.
가끔 생각하는데 나는 술을 좋아하는 것일까? 술자리의 인간들을 사랑하는 것일까?
나도 잘 모름.
오늘 읽고 있는 책.
아직 3분의 1쯤 읽어서 딱히 어떻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런데 도서관에 대한 너무 멋진 문장이 등장한다.
내가 사랑하는 곳을 이다지도 아름답게 묘사해주다니.... 너무 멋진 작가 아닌가?
바깥세상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이 특별한 밤, 종이와 가죽을 벽돌처럼 쌓아올린 이 땅에서는 언제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잘 들어보면, 개마저 귀를 막을 만큼 날카로운 소리로 일만 군중이 내지르는 비명이 들렸다. 백만 부대가 대포를 나르는 소리와, 단두대 날을 예리하게 가는 소리, 중국인들이 사열종대로 끝없이 행진하는 소리도 들렸다.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지만, 짐과 윌은 말뿐 아니라 눈과 코의 감각도 타고났다. 도서관은 머나먼 나라에서 온 향신료의 정제 공장이자, 외국의 사막이 편히 잠든 곳이었다. -25쪽
이 책의 작가인 레이 브래드버리는 어렸을 때 그의 고향 워키건(찾아보니 시카고 근처 미시간호에 딱 붙어 있는 소도시이다.)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후 로스엔젤레스에 정착하여 로스엔젤레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교차로 모퉁이에서 신문을 파는 일을 했다. 이 기간에도 그는 도서관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하며 계속 글을 썼다. 그런 저자의 경험이 이 아름다운 도서관에 대한 묘사에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또한 이 문장이 이토록 내게 다가오는 것도 다 내가 도서관을 사랑하기 때문이니 결국 사랑이 중요하다.
술이든 도서관이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