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입금계좌 정정

 

인권운동사랑방에 문의했더니 답변이 왔습니다. 역시 계좌번호에 잘못이 있더군요.;;;

아래의 계좌번호가 다시 알려준 번호입니다.

농협 171337-51-02774 PARVIZ AHMAD(파르비 아마드)

본의아니게 헷갈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후원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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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4-08-0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입금이 안되나요? 이런 일이 ......
저는 내일 입금하려고 아직 안해봤는데, 또 계좌번호가 잘못되었나요?
다시 한번 더 문의를 해봐야겠군요.
 


2004년 08월 07일 (토)
제 2631 호
발행처 : 인권운동사랑방

 

단속 강화에 스러져가는 이주노동자들

강제 단속과 해고로 이주노동자 사망

17일로 예정된 고용허가제 실시를 앞두고 미등록이주노동자 단속 강화 대책이 끝내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불러왔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에서 무하마드 나비드(파키스탄) 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나비드 씨의 사망원인은 '미상'으로 결론이 났지만 주위 사람들은 나비드 씨의 상황이 "죽음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나비드 씨의 사망을 발견한 파르비 아마드(파키스탄) 씨는 "나비드 씨는 해고된 상황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고 매우 고통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나비드 씨는 사망하기 전날에도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실업을 걱정하며 "임금이 적더라도 일자리를 찾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나비드 씨가 사망한 방에서 발견된 신경통약, 진통제, 수면제 등과 같은 일련의 약들은 나비드 씨의 심리적 부담이 어떠했을지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고용허가제가 시행됨에 따라 2003년 3월 31일 이후에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은 '불법체류' 상태가 되어 출국을 강요받고 있다. 그 해 4월초에 입국한 나비드 씨는 일주일의 차이로 '불법' 이주노동자가 되었다. 이후 그는 4개월 동안 미등록상태로 공장에서 근무를 해왔고, 2주 전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나비드 씨도 결국 회사에서 해고됐다. 법무부와 노동부가 '불법체류 외국인 위주'에서 '불법 고용주 중심'으로 단속 방향을 바꾼 후 나비드 씨와 같이 해고되는 사례는 계속 발생되고 있다. 법무부와 노동부는 '불법 고용주'에 대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형벌을 강화했고, 대대적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국민신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나비드 씨가 일하던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인근에서 강제단속이 실시돼 (해고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해고당하지 않고 회사에서 계속 일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미 이주노동자인권연대는 7월 23일 성명을 통해 "단속추방의 두려움 속에 이주노동자들이 죽음을 택하는 안타까운 일들의 반복이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단속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본국에 있는 부인과 다섯 명의 자녀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 브로커에게 진 빚도 아직다 갚지 못한 상태에서 나비드 씨에게 해고는 '강제출국' 선고였다. '아시아의 친구들' 정국희 교육팀장은 "이주노동자들이 브로커들에게 진 빚이 여전히 남은 상태에서 해고되어, 돌아갈 비행기표도 사기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라며 "법무부와 노동부의 단속 강화 조치 이후 해고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늘었다"고 걱정했다.

4백여 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례비용이 아직 빚도 다 갚지 못하고 죽은 나비드 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살아서 강제단속과 임금체불 등 인권침해에 시달리던 이주노동자들은 죽어서도 장례비용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있다.


<후원모금>
농협 171337-51-027704 파르비 아마드

[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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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8-08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기가 안좋아서 다들 지내기가 빠듯하실 텐데, 어쩌겠습니까?
어려울 때 도와야 진짜 돕는 거죠.
다들 조금씩 보태주실거죠???

2004-08-08 0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8-08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4-08-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almas 2004-08-0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입금계좌번호가 잘못되었다고 나오나요???
인권운동사랑방에 문의 메일을 보냈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니까 내일이나 되어야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기꺼이 후원모금에 동참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2004-08-09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4-08-09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권운동사랑방에 문의했더니 답변이 왔습니다. 역시 계좌번호에 잘못이 있더군요.;;;
아래의 계좌번호가 다시 알려준 번호입니다.
농협 171337-51-02774 PARVIZ AHMAD(파르비 아마드)
본의아니게 헷갈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후원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밤의 구시렁구시렁

(궁시렁궁시렁이 맞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구시렁구시렁이네. ᄏᄏᄏ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군)

 

비가 와서 좀 시원해지는가 했는데, 더위는 여전하다.
창밖을 보니 아직 불을 켜놓은 창들이 몇군데 보이고(반갑군^^) 사방은 적막하다.

『법의 힘』 나온지 며칠 안됐는데, 이 적막한 밤에 등짝과 엉덩이를 땀으로 적시면서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 최종교열을 보느라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자니, 딱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해서, 어이 없는 웃음이 나온다. 킥.

늘 겪는 일이면서도 좀처럼 고치지 못하는 나쁜 버릇 하나가 있다(어디 하나뿐이겠는가만은-_-;;;). 자기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버릇.

방학 동안 번역 하나 끝내는 것도 벅찬 일인 줄 알면서도, 논문 발표를 세 편이나 약속해놨다. 끌끌 ... 다행히 한 편은 『스피노자와 정치』에 수록될 ⌈역자 해제⌋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무슨 수로 감당하겠다고, 세 편이나 되는 글을, 그것도 거의 같은 시기에, 덜컥 약속을 해놓았는지, 원,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덕분에, 푹푹 끓어오르는 열기가 스트레스의 압력을 받아 거의 폭발 직전이다(그런데도 한편으로는 느긋한 심정이다. 정말 대단한 여유다;;;)

이럴 때 보면 도움이 될까 해서 처음과 끝 님이 추천해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를 뒤적이는데, 아~~~ 무슨 등장인물이 이리 많은 거야, 게다가 연표까지 따로 있고, 등장하는 로보트 기종들에 대한 해설 및 사전(!!)이 책들 끝에 따로 실려 있다.

더군다나 1권을 다 읽고 나서 헷갈려서 혼났다. 처음 인물 소개에는 파티마 라키시스가 아마테라스 황제의 파트너라고 되어 있는데, 1권에서는 라키시스와 소프가 도망치는 걸로 되어 있지 않은가! 웬 비극 모드? 하면서, 계속 읽는데 마지막 결론에서는 "이렇게 해서 라키시스는 아마테라스에게 갔다" 고 적혀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하고 갸우뚱거리며 2권을 읽었더니, 그리고 3권의 인물소개를 봤더니, “레이오스 소프는 아마테라스의 어릴 적 이름”이란다 ...;;;  그래서 다시 1권을 뒤적여 보니, 아마테라스로 등장한 인물은 사실은 아마테라스가 아니었고, 끝 부분에서 소프는 다시 아마테라스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 (허탈) ;;;

어쨌든 재미는 있는데, 연도와 인물들 사이의 관계, 별들 사이의 관계가 복잡해서, 거의 무시해가면서 보고 있다. 몇몇 주인공 이야기만 쫒아가면서 ...

처음과 끝 님, 어쩌자고 저에게 이렇게 복잡한 만화를 소개해주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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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8-0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파이브스타스토리는... 저런 복잡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은 아니죠...
책 자체에 올인해야 하는.. -_-;;; (저는 다 나오면 읽으려고 3권까지인가 읽다 말았는데.. 작가가 제자 키워서 완결하게 할거라는 둥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는....)
저는 사사키 노리코의 동물의사 닥터 스크루 추천이요!!

superfrog 2004-08-0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닥터 스크루에 한 표! what's michael?도요!! ^^

balmas 2004-08-0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느림 님, 금붕어 님, 둘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군요.
방금 주문했는데, 기대가 되는군요.
지난 달에 외국에 책 주문했던 것 중 하나가 취소돼서(불운한 일인데, 마치 다행이라는 듯이), 추천하시는 책들은 자동적으로 주문하게 되는군요.^^

릴케 현상 2004-08-0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브 스타 스토리는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저 역시 복잡했다는 기억만 남고 대부분의 내용은 어수선하게 느껴지네요. 애니로 본 부분은 좀더 또렷하게 기억나지만...
그건 그렇고 제가 헤겔 또는 스피노자를 드디어 떡하니 제 책상 위에 놓았습니다. 평생에 철학책은 철학에세이랑 김상환 이진경의 책밖에 안읽어본 사람이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옛날에 (허정아씨였나?) 데리다의 시네퐁주를 헌책방에서 사서 읽었더랬는데(제가 퐁주를 좀 좋아할 때여서)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어서 포기햇더랬죠

balmas 2004-08-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는 지금 3권을 보고 있는 중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복잡해질지 자못 궁금해하면서도 겁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는 규정을 하자면 대하(정말 대하다;;;) 우주 공상 과학 만화인 듯한데, 그림은 순정만화 풍이더군요(파티마와 마스터의 사랑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그런가??). 문제는 제가 워낙 순정만화에 둔감하다는 ...
ㅋㅋㅋ [헤겔 또는 스피노자]를 구입하셨군요. 시간날 때 조금씩 읽어보세요. 이 책은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 3, 4장, 특히 4장은 조금 논의를 따라가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마슈레의 문체가 난삽하지 않고 논점이 매우 뚜렷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고 하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읽다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시면 질문하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다 답변해드릴 만한 능력은 없지만, 몇 가지 정도야 도움을 드릴 수 있겠죠.

nrim 2004-08-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벌써 주문하셨군요.. 빠르기도 하시지.. ^^
흠... 순정만화에 둔감하시다니... 아까 스크루 추천하면서.. 요즘 제가 가장 열광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추천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하길 잘 했네요..
그래도..... 재밌는데... 순정이라 분류되어도 폭이 다양하니.. 한번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은...^^;;;

릴케 현상 2004-08-0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감사합니다. '역자와의 대화'를 할 수 있다니 감격!
저도 만화 추천; 말레이시아 만화 <캄펑의 개구쟁이 1> 라트 (지은이), 김경화 (옮긴이) 한 번 보시길^^
일본 만화로는 <5년생>을 강력 추천! 일단 보시라^^(아참 절판이네. 만화는 대본소에서 보는 게 제 맛이에요^^)

balmas 2004-08-05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러다가 앞으로 만화 평론을 하게 될 듯^^ ...
추천해주신 만화들은 감사합니다. 시간나는 대로 한번씩 읽어볼게요.
자명한 산책 님! 마슈레와의 대화도 아니고, 역자와의 대화인데요 뭘 ...

비로그인 2004-08-0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닥터 스크루가 제격인데...권한다구 그렇게 주문해서 읽어댈 줄 뉘 알았답니까...? 역순이라 복잡해보이지만 보고나면 별거아니에요. 저는 그림풍도 싫고 그 만화가도 싫었지만 이상하게 다 읽고나서 좋아지더라구요, 약간의 비애감같은 것들이 인상적이어서요...

하여튼 저도 머리 복잡합니다. 권하지도 않은 '법의 힘'읽느라구요, 쌤쌤이죠. 도서관에서 빌려볼 작정이었는데, 벤야민의 폭력의 비판을 위하여에 관한 글 때문에 안사고는 못배기겠더군요, 궁금해서.

balmas 2004-08-0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가 좀 순진한 데가 있어서 좋다고 권하면 한다니까요.
[법의 힘]을 사셨군요. [폭력의 비판을 위하여]는 참 좋은 글이죠. 저는 이성원 교수가 번역한 글을 88년쯤에 처음 읽었는데, 아주 난해하면서도(사실은 오역의 탓도 좀 있었지만^^)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그 때부터 벤야민을 좋아하게 됐죠.

MANN 2004-08-1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바쁜 시기에 잡은 만화가 하필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라니... ^^;

balmas 2004-08-1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쎄 말이야 ...
 

어제 한겨레에 실린 재미있는 기사입니다
흥미로운 주제라 퍼왔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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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자연의 일부냐 창작품이냐
[한겨레 2004-08-03 15:28]

[한겨레] 네덜란드 법정
‘트레조르향지적재산권’ 인정논란

장미향을 이용한 장미향수의 향은 장미의 것일까, 이를 만든 회사의 것일까 최근 네덜란드 법정이 유명 향수제품의 ‘향’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전세계 화장품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네덜란드 덴 보쉬의 항소법원은 지난 6월21일 프랑스 화장품회사 랑콤의 향수 ‘트레조르’의 향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면서 이와 비슷한 향의 향수제품 ‘피메일 트레저’를 판매하는 네덜란드 화장품회사 케코파에게 1995년부터 이 제품을 팔아 번 수익 2만5천유로(약 3천4백만원)을 랑콤에게 주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트레조르의 향이 “감각에 의해 측정 가능할 뿐 아니라 저작권법에 명시하고 있는대로 ‘창조된 작품’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구체적이고 안정적”이라며 “이를 만든 창조자의 개인적 흔적을 담고 있는 원조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구체적인 근거로 두 제품이 26가지 성분 중 24가지가 동일하며 나머지 2성분에 대해 피메일 트레저는 값이 싼 대체 성분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향’에 대한 법적 재산권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이나 냄새는 쉽게 사라지고 잘 변하는데다 대부분의 향수는 다양한 자연 향을 배합한 것이어서 향에 대한 소유권은 자연에 있다고 여겨 특정 개인이나 회사에 대한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따라서 향수 제조업체들은 자신의 향수에 대한 ‘발명특허’를 등록하거나 제조자들에게 ‘제조비밀엄수 각서’를 받는 형식으로 향수 비법을 보호해왔다. 특허권은 배타적인 제조권이 20년 보장되는 데 반해 지적재산권은 100년 이상 배타성이 보장된다.

이 판결에 대해 랑콤 변호인단은 “혁명적”이라며 “두 향수제품 성분이 26가지 중에서 24가지가 (고의적으로 베끼지 않고) 우연히 일치하기란 100년 동안 매일 복권에 당첨되는 확률만큼이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재산권이 인정되지 않는 ‘색’으로 구성된 ‘그림’의 지적재산권이 인정되고 모두가 사용하는 ‘단어’를 조합해 만든 ‘시’의 지적재산권이 인정되듯이 자연의 일부인 ‘향’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이를 창의적으로 조합한 향수에 대해서는 재산권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향원료 자연서 얻지만 제조자 조합으로 만들어져
복제품 ‘피메일 트레저’ 10년간 수익금 랑콤에 주라

랑콤쪽은 네덜란드에서 생산하는 다른 향수 7종에 대해서도 지적재산권 소송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트레조르와 비슷한 향수를 트레조르의 10분의 1 가격인 5∼7달러에 제조·판매해 온 케코파는 곧바로 네덜란드 대법원과 유럽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코파 대변인은 “어떤 회사는 비싼 딸기잼을 팔고 있고 다른 회사는 싼 딸기잼을 팔고 있는 상황에서 싼 딸기잼을 못 팔게 하는 판결”이라며 “향수는 창조품이 아니라 딸기잼처럼 단지 같은 성분을 사용해 만든 산업제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판결은 이 두 회사 간의 공방뿐만 아니라, 전세계 화장품업계와 화학계, 법조계에까지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이 문제가 “상업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물리학적, 철학적, 미학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향을 자연의 일부로 볼 경우 이를 다양하게 조합하는 창의성을 무시하는 게 되고, 그 창의성을 인정하면 극단적인 경우에 컴퓨터 회사에서 자사 컴퓨터의 냄새에 지적재산권 인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컴퓨터 고유의 기계 냄새에 대해 재산권이 인정되면, 비슷한 부속품을 사용하는 후발 컴퓨터 생산업자들은 그 냄새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요즘 향수들은 단순히 식물에서 추출한 향뿐만 아니라, 아기 냄새, 유명 건물 냄새 등을 이용한 향수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화학자이자 미국 프랭클린피어스 로스쿨 교수 토머스 필드는 “와인과 각종 향신료, 양념도 지적재산권을 인정할 것이냐”며 “공공정책의 관점에서 최악”이라고 판결을 혹평했다. 또다른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암스테르담 대학의 제라르 몸 교수는 “이 판결은 네덜란드 안에서만 유효하고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수성분 대부분 비슷 창조품 아닌 산업제품일뿐
화장품업계 판도 바꿔 영세업자 도산 도미노예고

반면, 뉴욕에 있는 국제향수사 연구소의 수브하 페이털 박사는 “살아 있는 장미에서 나는 향과 장미에서 추출된 향은 추출되는 순간 향이 달라진다”며 같은 장미라도 재배법이나 추출시점 등에 따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자의 창의성 인정에 손을 들어줬다. 프랑스 베르사유 소재 국제향수연구소의 과학국장 시릴 버넷은 “향수를 만드는 것은 3천여개의 다양한 향 재료 중에서 선택과 조합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향수의 대가들은 평생에 걸쳐 4∼5개의 작품을 만드는 데 다른 사람들이 3개월만에 대가들의 필생의 작품을 베껴서 판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향수업계에는 수천개의 영세업자들이 유명 향수 상품을 모방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번 판결로 전세계에서 비슷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케코파쪽은 “대부분의 향수가 사실상 150개 성분을 쓰고 있으며, 70%는 사용 성분이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화장품업계의 거센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몇몇 거대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인정이 활성화되면 연구개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도산 도미노 현상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산업전문가들은 이 판결이 총매출규모 2억8백만달러에 이르는 네덜란드 화장품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송에서 승소한 랑콤은 프랑스 로레알 계열사로 직원 5만명에 지난해 매출은 172억달러였으며, 패소한 케코파는 직원 70명에 2002년 기준매출액이 1230만달러에 불과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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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수받지 못한 이라크 출병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운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아우성 속에 이라크로 떠났다. 떠나는 이는 말이 없는데, 남은 이의 비난과 외침, 호소, 그리고 격렬한 구호만이 떠난 자리를 맴돈다. 박수는 없다. 따뜻한 환송의 말 한마디, 열렬한 환영사도 없이 한국군은 그렇게 떠나갔다.

정부는 월남전 참전 이래 최대 규모의 파병을 하면서도 자이툰 부대의 출발 날짜와 일정을 비공개로 했다. 테러리스트의 공격목표가 되는 것을 피하고, 국내파병 반대 여론이 고개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의원은 “파병 장병들이 박수를 받으며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떠나게 해야 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파병에 무슨 긍지와 사명감이 있을 것인가. 진정 이라크 재건과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왜 박수를 보내지 않나. 누가 잘못하고 있는가. 파병하는 정부인가, 박수를 보내지 않는 국민인가.

파병 예정지인 쿠르드족 자치주 아르빌은 전쟁을 하지 않는 지역으로 전쟁피해 복구도 평화회복도 필요없는 곳이다. 종족분쟁이 발생한다면, 자이툰 부대로서 감당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도 파병을 강행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 이라크 정책실패로 위기에 처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돕는 것이다. 정부는 ‘부시 돕기’가 파병 명분으로는 군색하자 마치 그를 돕지 않으면 그의 보복으로 한국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처럼 선전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위기론은 정부 무능만 드러낼 뿐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또 다른 김선일씨의 무참한 죽음을 목격해도, 세계 곳곳에서 테러 위험에 노출돼도 부시 대통령을 위해 참고 견뎌야 할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이 무슨 성전이라고 우리의 목숨까지 바쳐야 하나. 잘못된 결정은 하루라도 빨리 취소하는 게 옳다. 철군의 결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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