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헤밍웨이키즈 자연과학 그림책 인체 신비 11번, 치아괴물 트롤.

표지그림을 보니, 마치 얼음 계곡같은 치아를 드릴로 파고 있는 치아괴물 트롤이 보인다. 게다가 아이스크림 위에 앉아있는 놈(?)까지. 표지그림만으로도 느낌이 팍팍 오는 그림책이다.

 

표지를 넘기면 예쁜 아줌마가 커다란 칫솔을 들고 '단 과자를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아,. 특히 밤에 자기 전에는 꼭 이를 닥아야 한단다.'라며 웃으면서 서있다. 우리집 아이 한솔이는, 아줌마를 앨리스라고 부른다. 앞치마를 하고 있는 모습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가 보다. 게다가 들고 있는 칫솔은 빗이라고 말한다. 하하하. 22개월이란 걸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해석이다.첫 페이지 시작부터 제법 강렬하게 주제의식을 드러내보인다.

 

치아괴물 트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처럼, 이 책을 읽는 많은 아이들도 같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책속 캐릭터들도 치아괴물이 무엇인지 물어보면서 시작한다. 에밀과 안나, 리즐로트의 스무고개 같은 단서를 들은 다음 오스카가 설명해주는 트롤에 대한 설명이 시작된다. 설탕눈이 내리던 계곡에 살던 트롤들이 이제 더이상 설탕눈이 내리지 않자 사람들의 이 속에서 살게 되었단다. 트롤송의 애완동물 박테리아가 있는가하면 트롤들이 집을 지어놓은 충치도 보인다. 아이들이 충치를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그림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지식과 합해져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다. 트롤이 싫어하는 칫솔, 치실, 치약, 그리고 치과의사....아이들이 싫어하는 것과 트롤이 싫어하는 것은 상당히 비슷하다. 33페이지의 다양한 입과 치아들은 트롤이 어디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같다. 트롤의 생김새를 보아하니 정말 끔찍하게 못생긴데다가 우리들의 이를 공격하기에 적당한 모습이다. 이런 트롤들이 우리 이 속에 살고 잇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치아괴물 트롤을 설명해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은 후, 함께 이를 닦으며 물놀이를 했더니 아이가 시원해하며 좋아했다. 지금은 이 책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나이의 아이지만, 함께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아줌마도 그 큰 칫솔로 머리가 아니라 이를 닦는다는 말도 함께 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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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헤밍웨이에서 나온 키즈자연과학 그림책 중 [생물환경 51번]책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얼마전 일어났던 태안군의 기름유출사고가 떠올랐다.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바다를 더럽히고 오염시키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책은, 참 시의적절하게 출간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을 통해 눈으로 본 것이기에 책을 읽고 나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될 터이다. 사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기름유출사고를 지켜본 바에 의하면 주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파괴된 생태계의 현실을 다각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이 책을 통해 짧지만, 갈매기나 물고기, 게와 불가사리 같은 생물들이 기름을 뒤집어 쓰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잠깐이나마 상상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선, 게 할아버지가 해준 마지막 이야기가 있다. "그때는 아주 슬픈 때였단다. 검은 물의 때였지. 하지만 얘야, 이건 옛날 이야기란다. 그런 때는 다시 오지 않을거야." (p.28) 게는 할아버지의 이 말을 틀렸다고 얘기한다. 우리가 보통 인재(人災)라고 부르는 일들에 대해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고, 조심하고 있다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얘기하지만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전에 또다시 반복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그걸 꼬집고 있는듯하다.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뒤에 실린 바다오염에 대한 글과 사진, 환경오염에 대한 글은 아이들의 생각을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연과학동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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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탄생 - 현상과 실재, 인식과 진리, 인간과 자연에 던지는 첫 질문과 첫 깨달음의 현장
콘스탄틴 J. 밤바카스 지음, 이재영 옮김 / 알마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의 탄생’이라는 책은 손에 잡기는 어려웠으나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은 지금, ‘읽기를 잘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서두에서 밝힌 이 책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현대인들이 유럽 사상의 기초가 세워지고 발전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저작에서 나타나는 자연과학적 차원을 강하게 부각시키는데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목적보다 두 번째 목적에 더 많은 힘을 쏟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두 번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었다. 저자가 말하길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에 대한 기존 연구서들은 문헌학과 철학의 측면만 과도하게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인문학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p.11) 사실 나는 철학사상에 대해서는 그저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를 통해 배운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을 만큼 무지하여 심오한 사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철학자들이 자연과학과 어떤 연관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이 책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또 저자가 ‘~을 한 최초의 철학자’라는 말과 함께 ‘서양 철학자’라고 범위를 한정하여 설명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서양 철학자들이 유럽 사상을 확립하는 동안 동양의 철학자들은 아무 일도 안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리스 문화가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동양의 다른 위대한 문화들보다 더 우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면적이며, 오로지 유럽의 관점만 고려하는 처사다. 그리스인들은 서양문화의 기초를 닦았지만, 이와 동시에 서양 문화를 동양 문화로부터 격리시켰던 것이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런 기본 생각이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함께 했다.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철학자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피타고라스, 크세노파네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이다. 물론 이들의 영향을 받거나 이들을 비판한 철학자들의 이름도 많이 등장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이 철학자들의 이름이 생경한 것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철학자들의 사상이 중요하게 다뤄진데 비해 이들의 저작이나 사상, 자연과학적 성찰 등이 소홀하게 다뤄진 데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그들의 사상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 간의 비교 대조는 물론, 소크라테스 이후의 철학자와 과학자들의 사상과 가설을 함께 다루고 있어서 전체를 조망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물론 내가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해서 그들의 철학적 사상을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 저작이나 문헌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관심 영역의 넓이와 깊이는 놀라울 따름이란 걸 알게 되었다. 윤리학이나 인식, 진리, 지혜, 영혼과 죽음, 존재, 정신, 사유, 지각, 신학은 물론이고, 수학과 우주론, 기상학, 음악, 물리학,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사유였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 대해, 그들의 사상과 사고에 대해 너무도 모르고 있었다. 기존의 관점과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는 철학이어서 어렵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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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이와 까망이가 청소를 하다가 작년에 빌리고 돌려주지 않은 요리책을 찍찍이에게 돌려주려고 나선다. 마음을 담아 사과를 하기 위해 "미안해"를 연습하는 까망이와 하양이를 보며 한솔이도 미안해, 미안해를 연습해본다. 사실, 미안하다는 말만큼 하기 어려운 말이 있을까? 하양이와 까망이가 멋있게(!!) 미안하다고 인사하기 위해 연습하는 장면은 그래서 재미있다. 미안하다는 말은, 더이상 어려운 말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가 여기서 찍찍이를 만나 미안한다고 이야기한 채 끝난다면 참 심심한 이야기그림책이 될뻔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약속 시간에 늦은 딱새, 두꺼비, 고슴도치를 도와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우리가 미안하다는 말만큼 하기 어려운 말이 고맙다는 말이 아닐까? 특히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는 것 말이다.

 

찍찍이 집에 간 하양이와 까망이가 파티를 준비하는 찍찍이를 도와주고 파티에도 참석하게 되는데, 그들이 도와줫던 딱새와 두꺼비, 고슴도치가 모두 파티에 온 것이다. 즐거운 파티를 끝내고 요리책을 돌려주며 미안하다고 말한 하양이와 까망이에게 찍찍이는 오히려 파티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결국은 모두 서로에게 고마워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사실, 그림을 보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미안하다와 고맙다는 인사를 진심을 담아 하게 되는 과정이 담겨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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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층 30마리 고양이는,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고양이를 센다. 단순하게 고양이를 한마리 두마리 세는 것과는 달리 1층 올라가서 한 마리의 고양이를 찾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는 물론, 각 층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인 책이다. 거기다가 고양이가 전면에 나와있지 않고 한마리 한마리 찾아가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한솔이는 아직 10 이상의 수를 세지는 못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1부터 10까지는 숫자만 알고, 수를 셀 수 있는 것은 5 정도까지이다. 숫자는 10까지 읽을 수 있지만, 길을 가다 새를 보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다섯 마리까지는 셀 수 있다는 말이다. (네 마리)가 괄호 속에 들어간 것은 가끔 세 마리에서 다섯 마리로 건너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꽃배달때문에 문이 열리자 고양이들이 우~나가버린 것이다. 2층에 올라가면 사진관이 있다. 요즘은 사진관이라는 이름보다는 무슨무슨 스튜디오가 더 많고, 덮개 씌운 카메라보다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게 대다수지만, 사진관의 풍경은 정겹게 느껴진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찾는 건 식은죽먹기?? ^^;

 

3층은 병원, 4층은 목욕탕과 부엌이 보인다. 생선 한마리 물고 도망치는 고양이를 보는 재미도 잇다. 5층은 댄스학원, 6층은 교실, 7층 8층은 수족관이다. 수족관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아이와 구경하는 엄마, 낚시하는 아저씨 그리고 수족관 속 물고기들을 구경하느라 페이지 넘기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9층은 동화속? 10층은 휴식을 즐기고 있는 언니와 냉장고에 펭귄을 키우는 남자까지 (그림에 웃음이 있다). 11층에는 과학자가 풍선에 바람을 넣고 있고 12층에는 연주회 중, 13층은 레스토랑, 14층은 레스토랑의 조리실, 15층 16층 은 연극공연중, 17층은 생일파티중인 방과 피아노 치며 노래연습중인 방도 있다. 덜렁이 고양이를 찾느라 한참 헤맨 우리 한솔이, 결국은 여기서는 고양이를 찾지 못했다. (반쪽짜리 고양이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린가?) 18층에는 2층 침대에서 노는 아이들과 퇴근해소 들어오는 아빠가 있고, 19층은 화랑, 20층은 조각상을 넣어놓은 창고(여기서는 고양이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한솔아, 장하다) 21층에는 다림질하는 남자와 조각상을 만드는 남자 사이에서 고양이를 찾고 22층은 양장점, 23층은 시계점, 24층은 모자가계, 25층은 3마리 고양이중에서 진짜를 찾아내야 하고 26층은 서커스, 27층 28층에는 정글 속을 뒤져본다. 29층에서는 도배중이고, 30층까지 올라가 마지막 고양이를 찾고 1층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이많은 사람들과 장소들과 이야기를 거치는 동안, 한솔이는 고양이찾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게다가 1층에 돌아왔을 때 사라진 할머니가 표지 뒷장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란(^^)

 

책을 가로로 넘기면서 한층 한층 올라가는 재미, 고양이를 찾아가는 재미, 다양한 장소와 직업과 사람들의 생활을 알아가는 재미가 넘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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