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헤밍웨이에서 나온 키즈자연과학 그림책 중 [생물환경 51번]책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얼마전 일어났던 태안군의 기름유출사고가 떠올랐다.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바다를 더럽히고 오염시키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책은, 참 시의적절하게 출간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을 통해 눈으로 본 것이기에 책을 읽고 나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될 터이다. 사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기름유출사고를 지켜본 바에 의하면 주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파괴된 생태계의 현실을 다각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이 책을 통해 짧지만, 갈매기나 물고기, 게와 불가사리 같은 생물들이 기름을 뒤집어 쓰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잠깐이나마 상상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선, 게 할아버지가 해준 마지막 이야기가 있다. "그때는 아주 슬픈 때였단다. 검은 물의 때였지. 하지만 얘야, 이건 옛날 이야기란다. 그런 때는 다시 오지 않을거야." (p.28) 게는 할아버지의 이 말을 틀렸다고 얘기한다. 우리가 보통 인재(人災)라고 부르는 일들에 대해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고, 조심하고 있다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얘기하지만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전에 또다시 반복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그걸 꼬집고 있는듯하다.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뒤에 실린 바다오염에 대한 글과 사진, 환경오염에 대한 글은 아이들의 생각을 확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연과학동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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