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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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5월호 표지그림을 보면서 저 잠수함이 세월호였으면... 그래서 이제 바다구경 잘 하고 올라가노라고 쑤욱 떠올라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글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무기력해지는 느낌. 요 며칠 사이에 그러한 무기력함이 늘었다. 봄날씨 탓일까? 큰 일 앞에 속수무책 아무 것도 못하는 무능 때문일까? 어쨌든 마음이 편치 않은 요즘이다.

 

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가 일상어처럼 쓰여도 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도 않고, 드라마 주인공이 연일 시간여행을 하고, 그가 들고 나온 책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해도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는다. 한국과 세계가 열광하는 가수의 노래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그러니, 내게는 하림이라는 뮤지션에 대한 정보가 있을 리가 없다. 그는 "예술가는 사회적인 문제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들고 일어나는 존재"(p.15)라고 말했다. "예술가들이 연대하여 폭력과 불의, 부정한 권력과 싸우던 시대는 흘러갔다. 하지만 하림은 아직 예술가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이론으로 무장한 학자와 운동가들은 할 수 없는 일, 재미있게 하고 남들과 다른 질문을 던지는 인권운동이다."

 

사시사철 기차여행에서는 봄에 떠나기 좋은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과 6월에는 긴 연휴가 있어서 누구나 봄철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고, 각종 축제와 행사도 이 기간에 집중되어 있다. 관광열차에 대한 소식은 들은 바 있으나 평소 기차역에 가면 붙어있는 관광열차 현수막을 그냥 흘려보고 지나가듯, 구간구간 관광열차 상품이 있는 줄 몰랐다. 잘만 활용하면 괜찮은 여행길이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상화박물관은 샘터를 읽을 때 찾아서 읽게 되는 꼭지이다. 이번에는 쥘리 마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교양있는 상류층 집안에서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이 집을 드나드는 환경에서 살아온 쥘리 마네의 인생은 어땠을까? 쥘리의 일기에는 뛰어난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경험인지가 나온다. "그것이 행복한 경험이기도 하려면 본인 역시 뛰어나거나 아니면 아예 멍청해야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것같은 그녀에게도 그러한 환경이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이번 5월호 샘터에서는 몇 가지 줄을 그어 둔 부분이 있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우연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믿음과 의지에 의해, 그리고 '행동'에 의해." 

 
​누군가 내게 물었다. 기적을 믿느냐고. 나는 기적을 믿는다. 아니, 보았다. 기적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삶을 이어주기 위해 늘 깨어 있으며 묵묵히 연구하는 것,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 그것이 기적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적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2014년 샘터삼 수상작들이 실렸다. 동화부문 당선작 "착한 어린이를 위한 설명서"
정말, 지금의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걸까? 이 동화를 읽는데 그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찾아내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시신으로 돌아온 아이들,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우리는 착한 아이가 되기를 가르치지 않았는가, 시키는대로 할 것, 어른들이 안내하는 대로 할 것.
이 동화에서는 착한 어린이보다 행복한 어린이가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결말이 뻔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읽히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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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받아들여졌다 -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51편의 묵상 잠언
류해욱 지음, 남인근 사진 / 샘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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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51편의 묵상 잠언이 들어있는 책이다.

묵상잠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나,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정서적으로는 불교에 가까운 터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열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쯤 읽어볼 만하다 여기는 것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그 말이 우리 삶에 또다른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한장 한장 읽어본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사진에 마음이 동하여 한참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글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물론, 내 마음에 아무런 물결을 일으키지 못하는 페이지도 있다. 나의 상황, 나의 감정적 상태에 따라 많은 부분이 정해진다.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아니라 한 문장, 한 편의 시가 마음에 와 닿을 때라야 의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언제였더라, 칼릴지브란의 시가 꽤나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저 인생이 랄랄라 즐거울 때여서 그랬는지 그 시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다. 오늘에서야 마음 한 편이 찌르르 해옴을 느끼는 것을 보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많이 달라졌음일 테다.

 

 


한 편의 시를 읽어본다.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람할 수 없으므로.

 

세익스피어 소네트 89 중에서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어디 한 두번이랴만은, 최근에 그것도 아주 최근에. 미워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건 나 자신이었다. 밉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밉게 보였다. 그 사람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여감을 느꼈다. 결국은 남을 미워하는 것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란 걸 새삼 다시 알게 된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다면 어떨까? 내 자신이 그런 상대라면. 미워하는 사람도, 미움을 받는 사람도 매한가지로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랴. 그저 허허 웃고 말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의 울림을 그다지 많이 받지 못했다. 다만 몇 부분에서 공감을 했을 뿐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느껴지는 책이어서 약간의 거부감도 함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좋은 말씀들이 가슴에 많이 남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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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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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4월호.

샘터의 표지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매월 정해야 하는 특집 기사만큼이나 표지에도 얼마나 많은 고심이 들어갔을까? 패션지나 문학지가 아니어서 그런가, 매번 접하는 표지 그림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마치 나 좀 보러와요 하고 손짓하는 꽃들같다. 짙은 꽃분홍색이 가슴을 설레가 한다.

 

봄은 봄인데, 왜이리 날이 추운지.. 아직도 겨울옷들이 옷장에 걸려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 하기에는 좀 길다. 낮과는 일교차도 커서 옷 입기 참 애매한 계절이다. 이 찬 바람이 멎고 나면 금방 여름이 올 것이다. 그래서일까? 짧은 봄을 어떻게 하면 잘 보고 즐길까 고민도 된다.

 

나는 먼 거리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남들 다 있다는 운전면허도 없어서 애들 아빠가 쉬는 날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대중교통에 의지해야해서 더 그러하다. 3월에는 계속 바깥 나들이를 했더니, 몸이 피곤한지 어제는 잠도 많이 오고. 아, 잠과 봄은 꼭 세트로 오더라.

 


이번 4월호에 나를 움직인 한마디에 이현세님의 글이 실렸다.

늘 나를 붙잡던 양인자님의 글은 이번호에선 나의 눈길을 슬쩍 비켜갔다. 요네하라 마리의 글을 대부분 다 읽어봤기 때문인지, 양인자님의 글보다는 나의 느낌이 더 강하게 남아있어서일 것이다.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

만화가와 화가의 길을 두고 고민하던 그에게 이 글귀가 마음에 탁!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아직 내 마음을 움직인 글귀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아니, 글귀뿐만 아니라 뭔가 전환을 이루어줄 계기를 못 만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큰 굴곡없이, 변화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 내가 어쩌면 심심한 인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나를 붙잡아 줄 것은 무엇일까? 괜시리 궁금해진다.



짧은 거리의 여행을 자주 하는 나에게 해남 땅끝마을은 좀 먼 곳이다. 십여년 전, 지금은 남편인 된 친구녀석이 밤 늦게 전화를 해서는 땅끝마을에 와 있다고 전했었다. 그때야 별 감흥이 있었겠나, "뭐한다고 그까지 갔노?? 툭! 한마디 던진 기억이 있다.

 

땅끝마을에도 봄이 왔다고 한다. 꽃망울들이 하나 둘 꽃을 피워내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개인적으로는 매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매화축제하는 곳은 가본 적이 별로 없다. 부산 가까운 우너동에서도 지금은 매화축제가 한창이라는데..난 왜 그리 흐리멍청한 매화꽃 색이 싫을까? (사실, 매화꽃은 안좋아해도 매실은 좋아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기보다 축제를 피해 방문하면 더 좋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가끔 꽃 축제를 가면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에 지쳐 돌아오곤 하니 꽃이 눈에 보일 리 없다. 농사에 방해되지 않는 시기라면 축제를 피해 이번에는 매화꽃 핀 곳도 들러볼까 싶다. 허드러진 벚꽃이 유혹하기 전에 ^^



샘터에는 여러가지 꼭지가 있지만 내 눈을 사로잡는 꼭지들은 늘 일정하다.

독자들이 보낸 글이나, 짧은 에세이가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고정 연재되는 꼭지들은 늘 볼거리를 제공한다. 밥상 그림도 옛날 어렸을 때 우리집 밥상을 보는 느낌이 들어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요즘도 저렇게 밥상을 차려놓고 사람을 기다리는 곳이 있을까?

 

어울리지 않게 미술에 관심을 보이는 나를 두고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항상 관련서적들을 보시는데, 많이 아시나봐요.. 아, 모르니까 보지...--;; 사실 나는 그림이나 조각 자체보다는 그 뒷이야기에 끌린다. 결국은 이야기에 끌리는 것이다. 나는 예술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도 잘 모르겠고, 저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때로는 왜 그렇게 비싼지 ^^ 이런 것도 잘 모른다. 다만 그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것이 재미있어서 보게 된다.

 

샘터에도 그런 꼭지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그림과 조각의 한판 승부라는 제목으로 찰스 1세의 3명 초상화가 나왔다. 찰스 1세? 음..얼마 전 읽었던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에 찰스 1세 시절이 배경이었던 것 같다.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과 후원자들의 관계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빠지지 않고 챙겨 읽게 되는 샘터의 마지막 뒷면.

모험심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조직을 결성하고 그 조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는 리처드 브랜슨 경의 이야기가 지금의 내 고민을 조금은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같다.

 

이 작은 책 한 권으로 나는 4월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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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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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아이들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진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

보이지도 않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었다는 말일까?

나의 의문은 확인해보고 싶다는, 그들의 사진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인사이트캠페인.

나는 처음 들어보았다.

이 책을 보고서야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이 아이들도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찍을 수 있구나.

흔한 인증샷이 아니라, 마음을, 생각을, 사랑을, 바램을 표현하는 이런 사진도 있구나.

나는 계속 혼잣말을 되내었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우리집 아이도.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인증샷을 남기는 편이고, 우리집 아이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찍는다.

내가 찍는 사진은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그닥 없어보인다.

그저, 찍어야하기 때문에, 남한테 뭔가 보여주기 때문에 찍는다.

우리집 아이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찍는다.

적어도 지금은.



이 아이들은 무엇을 찍고 싶었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찍고, 자신이 찍은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이들은 찍는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찍는 것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 만지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찍는 것 자체가 좋아서이다.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해 이미지를 저장한다.

그 이미지는 그래서,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이 아이들은 본다.

우리가 그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것을 찍는데 멀두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찍는다. 그러니 그 사진에는 수많은 마음이 찍힌다.

이야기가 찍힌다.

오로지 감각에만 의존해야 하지만,

그 감각때문에 사진은 이야기가 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할 때,

 무엇을 써야 할 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상상하게 한다.

소재를 던져주고, 그 소재를 중심으로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렇게 소리를 담고, 빛을 담고, 마음을 단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면 어떨까?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이 책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는 보이지만 볼 수 없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가?

 


 

 

 

 세상을 찍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찍고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사진을 통해 나를 드러낼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

 

 

보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을까?

얼마나 궁금하고, 얼마나 알고 싶을까?

그런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지는 사진들이다.

 

 

사진을 찍는 일이 쓸데없고 쓸모없는 일이라 하여도,

찍는 이와 보는 이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준 것 같다.

그러니 이것이 어찌 쓸데없는 일이고, 쓸모없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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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에 '이상봉'이라는 분이 있어요. 이분은 <안녕 하세요!>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맹인학교 아이들과 '사진부'를 만들어서 오래도록 사진을 가르치고 찍는 일을 하셨지요. 나중에 이상봉 님이 쓴 책도 찾아서 함께 살펴보셔요. 그러면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며 사진찍기'를 한결 널리 헤아려 보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하양물감 2014-02-28 14:47   좋아요 0 | URL
네 챙겨서 보겠습니다...^^;
 
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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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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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간 생일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서울은 숲이 없기에
그나마 문화시설이라도 잔뜩 놓아서
사람들 마음을 달래야 하리라 생각해요.
서울에는 문화시설은 많지만
막상 느긋하게 쉴 공원이나 숲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찾아가기도 어려워요.

아아, 우리 집 아이들 구멍난 옷을
반짇고리 찾아서 기워야겠군요 @.@

하양물감 2014-02-28 14:43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숲이 없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나마 문화시설도 있고, 바다도 있고, 숲도 있고, 볼거리, 놀거리 있는 곳은 해운대라는...뉴스에서 보이는 고층빌딩과 이국적인 풍경은 해운대지요. 부산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꿈꾸는섬 2014-02-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줘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른 식구들 생일상 차려주신만큼 하양물감님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시어머니나 남편이 조금만 신경 써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저흰 제 생일엔 남편이 다른 건 안해도 미역국은 꼭 끓여주거든요.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더라구요.
지나간 생일말고 이제부터는 앞으로 다가올 생일엔 다른 식구분들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네요.
누구나 저마다 특별하든 평범하든 우리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축하받을만하다고 생각해요.

하양물감님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결혼 초기엔 그래도 시어머님이 부러 챙겨주시더니...언제부턴가 싹 잊어버리셨네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내 생일 내가 챙겨먹기 참 거시기해요...

hnine 2014-0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사진 자리가 엑스 표시로만 나타나고 사진이 안보여 궁금했는데 지금은 보이네요 ^^
월간 샘터는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정기구독하기도 했던 잡지여서 지금도 애정이 남아있어요. 제가 대학생때라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채봉 작가님, 그리고 소설가 한강, 김윤덕 기자 등이 모두 편집자 칼럼에서 눈에 익은 이름들이었지요. 대학로 샘터 사옥도 기억나고요.
한솔이가 좀더 크면 엄마 생일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옆구리 찔러서라도 생일은 가족들 축하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겨울이 생일이시군요. 가까운데 계시면 케잌과 차라도 함께 하고 싶은, 제 마음이라도 전달합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6   좋아요 0 | URL
hnine님, 저도 샘터를 보면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참 오래된 잡지지요. 개인적으로, '샘터'와 '작은것이아름답다'를 즐겨보는 편이랍니다.

생일이란거 별것 아니다싶다가도 가끔 욱하고 올라올때가 있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