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샘터 5월호 표지그림을 보면서 저 잠수함이 세월호였으면... 그래서 이제 바다구경 잘 하고 올라가노라고 쑤욱 떠올라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글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무기력해지는 느낌. 요 며칠 사이에 그러한 무기력함이 늘었다. 봄날씨 탓일까? 큰 일 앞에 속수무책 아무 것도 못하는 무능 때문일까? 어쨌든 마음이 편치 않은 요즘이다.

 

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가 일상어처럼 쓰여도 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도 않고, 드라마 주인공이 연일 시간여행을 하고, 그가 들고 나온 책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해도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는다. 한국과 세계가 열광하는 가수의 노래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그러니, 내게는 하림이라는 뮤지션에 대한 정보가 있을 리가 없다. 그는 "예술가는 사회적인 문제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들고 일어나는 존재"(p.15)라고 말했다. "예술가들이 연대하여 폭력과 불의, 부정한 권력과 싸우던 시대는 흘러갔다. 하지만 하림은 아직 예술가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이론으로 무장한 학자와 운동가들은 할 수 없는 일, 재미있게 하고 남들과 다른 질문을 던지는 인권운동이다."

 

사시사철 기차여행에서는 봄에 떠나기 좋은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과 6월에는 긴 연휴가 있어서 누구나 봄철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고, 각종 축제와 행사도 이 기간에 집중되어 있다. 관광열차에 대한 소식은 들은 바 있으나 평소 기차역에 가면 붙어있는 관광열차 현수막을 그냥 흘려보고 지나가듯, 구간구간 관광열차 상품이 있는 줄 몰랐다. 잘만 활용하면 괜찮은 여행길이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상화박물관은 샘터를 읽을 때 찾아서 읽게 되는 꼭지이다. 이번에는 쥘리 마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교양있는 상류층 집안에서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이 집을 드나드는 환경에서 살아온 쥘리 마네의 인생은 어땠을까? 쥘리의 일기에는 뛰어난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경험인지가 나온다. "그것이 행복한 경험이기도 하려면 본인 역시 뛰어나거나 아니면 아예 멍청해야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것같은 그녀에게도 그러한 환경이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이번 5월호 샘터에서는 몇 가지 줄을 그어 둔 부분이 있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우연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믿음과 의지에 의해, 그리고 '행동'에 의해." 

 
​누군가 내게 물었다. 기적을 믿느냐고. 나는 기적을 믿는다. 아니, 보았다. 기적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삶을 이어주기 위해 늘 깨어 있으며 묵묵히 연구하는 것,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 그것이 기적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적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2014년 샘터삼 수상작들이 실렸다. 동화부문 당선작 "착한 어린이를 위한 설명서"
정말, 지금의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걸까? 이 동화를 읽는데 그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찾아내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시신으로 돌아온 아이들,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우리는 착한 아이가 되기를 가르치지 않았는가, 시키는대로 할 것, 어른들이 안내하는 대로 할 것.
이 동화에서는 착한 어린이보다 행복한 어린이가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결말이 뻔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읽히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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