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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받아들여졌다 -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51편의 묵상 잠언
류해욱 지음, 남인근 사진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51편의 묵상 잠언이 들어있는 책이다.
묵상잠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나,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정서적으로는 불교에 가까운 터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열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쯤 읽어볼 만하다 여기는 것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그 말이 우리 삶에 또다른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한장 한장 읽어본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사진에 마음이 동하여 한참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글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물론, 내 마음에 아무런 물결을 일으키지 못하는 페이지도 있다. 나의 상황, 나의 감정적 상태에 따라 많은 부분이 정해진다.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아니라 한 문장, 한 편의 시가 마음에 와 닿을 때라야 의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언제였더라, 칼릴지브란의 시가 꽤나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저 인생이 랄랄라 즐거울 때여서 그랬는지 그 시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다. 오늘에서야 마음 한 편이 찌르르 해옴을 느끼는 것을 보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많이 달라졌음일 테다.
한 편의 시를 읽어본다.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람할 수 없으므로.
세익스피어 소네트 89 중에서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어디 한 두번이랴만은, 최근에 그것도 아주 최근에. 미워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건 나 자신이었다. 밉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밉게 보였다. 그 사람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여감을 느꼈다. 결국은 남을 미워하는 것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란 걸 새삼 다시 알게 된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다면 어떨까? 내 자신이 그런 상대라면. 미워하는 사람도, 미움을 받는 사람도 매한가지로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랴. 그저 허허 웃고 말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의 울림을 그다지 많이 받지 못했다. 다만 몇 부분에서 공감을 했을 뿐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느껴지는 책이어서 약간의 거부감도 함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좋은 말씀들이 가슴에 많이 남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