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샘터 3월호 표지의 개나리색이 참 화사하게 보인다.

금방이라도 봄이 올 것처럼.

 

특집 제목이 유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아마도, 얼마전에 지나간 내 생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전자가 아닌 후자인 경우.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의 방학을 이용해 큰맘먹고 올라갔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시간을 잠깐 보내고 왔었다. 아무래도 이런 서울투어가 가능한 버스 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을 듯싶다.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서울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공간이 정말 많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 서울에 가게 되면, 왕복차비와 오고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서울에 도착해서는 쉴틈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럴 때 낯설고 복잡한(상대적으로) 교통과 환경은 봐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들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좋은 정보인 것 같다.

 

며칠 전 우리 도서관에 왔던 녀석이 읽고 있던 책이 '나무도둑'이었는데 순간, 밤손이가 나오는 '나무도령'과 헷갈려서 실수를 할 뻔 했다. 옛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특집은 '생일'이다. 결혼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것이어서, 그러니까 당연히 끓여주는 미역국과 팥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던 생일이 결혼과 함께 내가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어야하는 날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함께 사는 어른들, 남편, 아이의 생일밥은 챙기게 되지만 정작 나 자신의 생일밥은 차리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내 생일에 일주일쯤 앞서 시어머님 생신, 그 일주일 앞이 시아버님 생신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인 그날은 챙기지 못하게 된다.

이 특집을 읽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다. 생일이 누구에게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아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려니 도 닦는 기분이 든다. --;;

 

반짓고리 상자를 보지 못한 지 꽤 되었다. 우리집에는 이것이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남편, 아이가 사는 이 집에 말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있었던 저런 반짓고리.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단추를 달고, 고무줄을 넣던.

문득, 옛날 우리 엄마의 반짓고리를 떠올리게 한다.

 

통하였느냐를 읽다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한 코너같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도, 개그프로그램도 거의 보지 않는.

우리집 고정 채널은 뉴스프로그램이다. (--)

그래서 이런 유행어가 나오면 잠시 띵~!해질 때가 많다.

우리집 아이도 학교 친구들이 이런 유행어를 쓰는 것을 듣고 따라쓰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나는 따라 쓸 나이가 아니라 그저 웃고 말지만, 솔직히 계속 듣다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유행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좋지만, 과한 사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회사에서는 칼퇴근 엄수를 지시한다. 퇴근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있으면 감점대상이다. 물론 야근이 꼭 필요한 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무 시간 내에 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생활을 보내며 충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기에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난다.

 

 

이번 3월호는 생각을 하게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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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간 생일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서울은 숲이 없기에
그나마 문화시설이라도 잔뜩 놓아서
사람들 마음을 달래야 하리라 생각해요.
서울에는 문화시설은 많지만
막상 느긋하게 쉴 공원이나 숲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찾아가기도 어려워요.

아아, 우리 집 아이들 구멍난 옷을
반짇고리 찾아서 기워야겠군요 @.@

하양물감 2014-02-28 14:43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숲이 없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나마 문화시설도 있고, 바다도 있고, 숲도 있고, 볼거리, 놀거리 있는 곳은 해운대라는...뉴스에서 보이는 고층빌딩과 이국적인 풍경은 해운대지요. 부산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꿈꾸는섬 2014-02-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줘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른 식구들 생일상 차려주신만큼 하양물감님의 생일상은 다른 사람이 챙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시어머니나 남편이 조금만 신경 써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저흰 제 생일엔 남편이 다른 건 안해도 미역국은 꼭 끓여주거든요.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더라구요.
지나간 생일말고 이제부터는 앞으로 다가올 생일엔 다른 식구분들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네요.
누구나 저마다 특별하든 평범하든 우리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축하받을만하다고 생각해요.

하양물감님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결혼 초기엔 그래도 시어머님이 부러 챙겨주시더니...언제부턴가 싹 잊어버리셨네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내 생일 내가 챙겨먹기 참 거시기해요...

hnine 2014-0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사진 자리가 엑스 표시로만 나타나고 사진이 안보여 궁금했는데 지금은 보이네요 ^^
월간 샘터는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정기구독하기도 했던 잡지여서 지금도 애정이 남아있어요. 제가 대학생때라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채봉 작가님, 그리고 소설가 한강, 김윤덕 기자 등이 모두 편집자 칼럼에서 눈에 익은 이름들이었지요. 대학로 샘터 사옥도 기억나고요.
한솔이가 좀더 크면 엄마 생일을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옆구리 찔러서라도 생일은 가족들 축하를 받으시면 좋겠어요.
겨울이 생일이시군요. 가까운데 계시면 케잌과 차라도 함께 하고 싶은, 제 마음이라도 전달합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4-02-28 14:46   좋아요 0 | URL
hnine님, 저도 샘터를 보면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참 오래된 잡지지요. 개인적으로, '샘터'와 '작은것이아름답다'를 즐겨보는 편이랍니다.

생일이란거 별것 아니다싶다가도 가끔 욱하고 올라올때가 있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