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고양이 모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9
주디스 커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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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집에도 고양이가 있었다. 그때는 고양이를 키우는 주목적이 쥐를 잡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집집마다 쥐들이 사라진 뒤로 고양이들도 거의 보기 힘들었다. 대신 강아지들이 사람들이 사는 집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물과 부대끼며 사는 것을 좋아하지않는다. 그렇다고 혐오하거나 하는건 아니고, (실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 많은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양이든 개든 어릴 적 기억에는 있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내 의지로 사는 공간에 그들이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어쨌든 주변에서 고양이 키운다는 얘기가 어느날부터 솔솔 들리기시작하더니 이제는 사람들이 냥집사로 산다. 생각해보면 지금이 고양이에게는 전성시대 아닐까.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는 잊어버리는게 많은 고양이다. 오랜 시간을 같이 산 개나 고양이를 보면 그들만의 루틴이 있어서 굳이 잊어버릴 일이 있나 싶은데, 모그는 가족들이 뭐라하건 제 갈 길 가는 고양이다.

현실에서 본 고양이들도 항상 시크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내가 원하는대로 끌려오기보다 제 하고싶은대로 마이웨이를 걷는 고양이라 이해했었다. 


이 그림책에서는 손 갈 데 많은 고양이로 등장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것도 아무 문제없는 일이지만 그림책 속 아빠처럼 사사건건 불만일 수도 있다.


모그의 행동을 유머스럽게 그린 그림(아, 그림작가는 유머스러움을 표방하지않았을 수도 있다)이 웃음을 자아낸다. 모그가 천덕꾸러기처럼 지내다 어느날 일생 일대의 사건이 벌어진다. 귀여운 모그, 자신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우연히 영웅이 되었다. 고양이의 행동습성을 잘 그려낸데다가 가족 구성원들의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주니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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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5-02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한 고양이^^ 간혹 고양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도도를 느끼는데 그림책에서도 그 특성을 잘 잡아냈나봐요^^

얄라알라 2021-05-02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한 고양이^^ 간혹 고양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도도를 느끼는데 그림책에서도 그 특성을 잘 잡아냈나봐요^^

얄라알라 2021-05-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한 고양이^^ 간혹 고양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도도를 느끼는데 그림책에서도 그 특성을 잘 잡아냈나봐요^^

얄라알라 2021-05-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한 고양이^^ 간혹 고양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도도를 느끼는데 그림책에서도 그 특성을 잘 잡아냈나봐요^^
 
뉴턴의 아틀리에 - 과학과 예술, 두 시선의 다양한 관계 맺기
김상욱.유지원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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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교수를 처음 본 것은(직접 본 것도 아니지만)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첫 인상은 달변가라기보다 조곤조곤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나의 생활반경을 고려한다면 과학자를 만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때로는 다큐멘터리보다 큰 역할을 할 때도 있다.

문과 성향이 다분히 큰 나는 의식적으로 과학책을 한 권씩 읽는 편이다. 당연히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고르다보니 동식물을 다룬 책이 많았다. 이 또한 내가 김상욱의 글을 읽을 일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덥썩 구입을 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저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 책은 과학자는 예술을, 에술가는 과학을 이야기한다.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영역에서 교차점이 생긴다. 김상욱이 이야기하는 예술은 쉽게 읽힌다. "물리가 답이 있는 질문을 다룬다면 미술은 답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리의 상상이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미술의 상상은 질문 그 자체를 위한 것이다."(p.7) 김상욱과 유지원은 서로 미술작품을 보는 관점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둘 다 '어떻게'를 먼저 질문한다. 회화에서는 화학의 질문이 되기도 하고, 설치작의 스케일이 아주 커지면 공학의 질문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어떻게'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왜' 그렇게 했는지 작가의 상황과 의도와 마음에 한층 다가서게 된다."(p.10)

우리가 그림을 볼 때는 평면에 펼쳐진 도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도형이 내포한 의미와 그 의미들이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내는 새로운 의미를 본다. 의미와 새로운 의미들은 맥락을 생성하고 맥락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없던 의미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그림은 의미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의 뇌는 세상 자체를 이야기로 인식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우리의 뇌가 시각정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라 대상과 배경, 색깔과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하나의 화면을 구성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는 하나의 화면은 창작된 이야기와 같다.

"인간은 소통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제대로 소통하는 것은 기적이다." (p.49) 백영옥 작가가 한 말이다. 최근에 나는 '소통'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읽거나 듣고 판단해야 하는 정보, 나로 하여금 추가로 시간을 쓰게 만드는 정보(p.55)는 우리의 주의력을 필요로 한다. 정보가 과잉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다. 수많은 정보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능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다.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창조적 생산성이 높아진다.

유지원은 <이상은 「오감도 시제4호」를 어떻게 '제작'했을까?>에서 이상이 《조선중앙일보》에 이 시를 발표한 1934년에 금속활자를 가지고 어떻게 뒤집히고 반전된 글자를 만들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글을 읽기 전까지는 나는 이상의 시를 제법 많이, 자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쇄법에 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지금이야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된다지만, 그 시절에 어떻게 그렇게 제작할 수 있었을까. 유지원은 타이포그래피를 연구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그것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시(詩)를 읽으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를 접한 순간 머리가 띵~ 울렸다. 이상이 추가했을 거라고 짐작되는 공정을 직접 해 봄으로써 그것이 사진임을 알아낸다. '어떻게'가 해결되는 순간 '왜'라는 의문이 생겨난다. 왜 굳이 그 어려운 작업을 했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시는 그래픽 이미지가 된다. 인간의 음성으로부터 더 멀어지며, 서술적인 텍스트로 읽히기를 거부"(p.91)한다는 것을 알아낸다.

'자연'과 '자연스러움'은 반드시 일치하지만은 않는다.(p.117) '자연스러움'이란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아니라 인간이 받아들이는 관념이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기계에 대비하여 쓰는 말이니 '자연'에 더 가까우며, '동물'에 대비해서는 '인간답다'라는 표현을 쓴다. 물리학자의 시각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예 존재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보는 것은 눈의 작용인 동시에 뇌의 작용이다. 눈은 '감각'하고, 뇌는 '지각'한다."(p.148) 눈으로 본 것은 뇌 안에 있는 배경지식이나 기억의 맥락으로 해석하여 완성된다. 이를 통해 사람은 '감정'을 끌어낸다. 시각과 촉각은 서로 깊이 연계되어 있다. 즉, 우리는 만지기 전에 보는 것으로 안전한지 판단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과학 속에 예술이 있고 예술 속에 과학이 있다. 언어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기에 수학이나 예술이 존재한다. 우주는 수학과 물리학으로 기술되고, 인간이 수학과 언어로 기술할 수 없는 것을 예술이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가 예술을, 예술가가 과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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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 모두가 친구 19
알랭 세레 글, 오렐리아 프롱티 그림, 이경혜 옮김 / 고래이야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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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린이 인권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미디어를 통해 어린이 학대 관련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어서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혹시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요즘 유달리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옛날에는 비일비재했던 일이었고, 당연한 일이었고, 그럴만해서 그랬다는 분위기였다.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벌을 받거나 매를 맞는 아이들이 수두룩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감정의 화풀이'를 해대곤 했다. 아니라고? 불과 3~40년 전의 이야기다.

내가 일하는 작은도서관에서는 매년 2회 방학 기간에 어린이를 위한 인권문화제를 열고 있다. '인권문화제'라고 하면 거창해보이는데, 아이들과 인권을 다룬 그림책을 읽고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의 권리에 관해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린이 자원봉사자 교육 때도 어린이 인권 교육이 반드시 들어가 있다.

『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는 '그림으로 보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아동권리협약의 기본 원칙은 '비차별 NON-DISCRIMINATION, 아동 최선의 이익 BEST INTERESTS OF THE CHILD, 생존과 발달의 권리 THE RIGHT TO LIFE, SURVIVAL AND DEVELOPMENT, 아동 의견 존중 RESPECT FOR THE VIEWS OF THE CHILD'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아동의 4대권리가 들어 있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자랄 수 있는 생존권, 쾌적한 환경에서 놀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발달권, 노동이나 성폭력과 같은 위해환경에서 지켜져야 하는 보호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참여권이 그것이다. 이 내용은 부모로서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를 함께 보호하고 키운다는 마음으로 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름과 성을 가질 권리가 있어요"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국가가 보호하는 국민으로 사는 권리이다. 당연히 누구나 누리고 있는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아직 많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성을 가질 권리가 있어요"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국가가 보호하는 국민으로 사는 권리이다. 당연히 누구나 누리고 있는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아직 많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나는 따뜻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어요." 물론 물리적으로 모든 것을 갖춘 집을 말하겠지만, 거기에 걱정 근심이 없는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인 그런 집을 말한다. '집'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는 '따뜻하고 행복한 곳, 돌아갈 곳'이라면 누군가에게는 '벗어나고 싶은 곳,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지 못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그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돈 내지 않고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어요." 우리 나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이야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분기때마다 등록금을 내야 했던 기억이 있다. 등록금을 못낸 아이들은 혼이 나기도 했고. 아이들이 혼이 나면 등록금이 생기는걸까?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게 불과 몇 십년 안팎의 일이다. 여기에 더해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지급 등으로 우리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이 혜택의 소중함을 얼마나 알까? 세상에는 여전히 그러한 혜택과는 먼 곳에서 사는 아이들이 많다.

"나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절대로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요. 누구도 어린 나를 못살게 굴 권리는 없어요. 누구도 말이에요." 약자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소수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 앞에 늘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나이가 어려서, 여자라서, 아시아인이라서, 피부색이 달라서, 종교적 이유로, 우리는 수많은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다.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어른의 의무가 아닐까? 그들이 보호받고 사랑받고 자라서 또다른 약자들을 품으며 살아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 정말 어린이다운 권리 아닌가?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친구들과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며 즐거웠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생각해보면 이런 놀이마저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있다는 게 슬프다. 방치된 아이들,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집안에 갇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사각지대에서 숨죽이고 있다.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나는 나를 표현할 권리가 있어요. 완전히 자유롭게. 그 생각이 아빠 맘에 안 들더라도. 그 느낌이 엄마 맘에 안 들더라도." 외치는 아이들이 있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알지만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몰랐던 일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뉴스가 많이 나오는 요즘, 그 옛날과는 달리 그것이 올바른 일이 아님을, 그렇게 아이들이 방치되거나 학대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수시로 상기시켜주는 것 같다. 이 세상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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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23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정말 좋아요. 어린이도 읽어야 하지만 정말 어른들이 읽어야 하는 책인듯요. 우리나라 어린이들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하양물감 2021-04-23 15:42   좋아요 0 | URL
이번에 도서관 인권문화제 준비하면서 읽게 되었어요. 문장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얄라알라 2021-04-23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작은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선생님이시군요!!!

하양물감 2021-04-23 16:29   좋아요 0 | URL
네~~ 제 인생을 바꿔준 작은 도서관과 함께 합니다^^

2021-04-23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아이의 첫 미래 교육 - 디지털 금수저를 물려줘라
임지은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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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살아갈 아이를 위한다면 '부모력'을 점검해야 한다. 첫째, 아이가 진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둘째, 아이의 개성과 강점을 최대치로 이끌어주고 있는가? 셋째, 주입식 교육 대신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고 있는가? 배움의 즐거움을 일깨워주고 있는가? 넷째, 아이에게 비교와 경쟁 아닌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가? 다섯째, 아이에게 실패를 두려워 않고 도전하며, 끝까지 해내는 힘을 길러 주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에 앞서 아이가 자존감의 뿌리를 단단히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p.9)

저자는 인공 지능 미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을 '부모력'이라고 설명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내 아이가 살게 될 미래의 모습을 1장에,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부모교육을 2장에, 미래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3장에, 초불확실성 시대 아이의 마음 근육을 키우는 법을 4장에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읽을만한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2장에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스마트 기기를 접한'디지털 네이티브'이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터치 몇 번으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대이다. 부모 세대의 관점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바라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언제 스마트폰을 주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맘카페 단골 질문이다. 정답은 없다. 아이마다 성향도 다르고 기질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정의 상황도 모두 다르다. 저자는 분명한 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때 다음단계로 넘어가야 한다'(p.55)고 말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좋은데 세계 보건 기구 WHO에서는 만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만 1세 이하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신체 활동과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영아기에 뇌 발달에 영향을 끼치거나 비만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중독성이 강한 스마트폰이지만,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법을 가르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1. 온라인 평판과 디지털 풋프린트: 온라인에서 남긴 발자국은 평생 남을 수 있다. SNS에 올린 개인정보나 온라인 활동이 나중에 직장을 구하거나 사람을 만날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2. 개인 정보 지키기: 인터넷과 온라인에서 안전을 가르치고 낯선 사람과는 대화를 나누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그런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도 나의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

3. 사이버불링(사이버 괴롭힘): 사이버불링이란 사이버 공간에서 약자를 괴롭힌다는 뜻의 불링이 합쳐진 합성어다. 사이버불링과 같은 행동을 하면 그것이 범죄가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줘야 하며, 사이버불링을 당했을 때 부모나 학교에 바로 알려야 한다는 것도 가르친다.

4. 악플이 달렸을 때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의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래(그리 멀지 않은)에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차이가 빈부의 차이를 만든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누구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세상을 바꾸고, 누구는 중독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았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디지털 멘토'가 될 것을 주문한다. 즉, 스마트폰과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정보 생산자가 되는 시대기에 '디지털 쓰레기'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비판적인 독해능력이 필요하다. 콘텐츠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는 것도 디지털 리터러시이다.

디지털 세계에 필요한 능력은 자기조절력이다. 자기조절력은 뇌의 전두엽과도 관련이 있다. 전두엽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감정 조절을 잘하고 정서가 안정돼 있다. 또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깊다. 실허어하지만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의지력, 하고 싶지만 하면 안 되는 일을 참는 자제력, 비교를 통해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판단력,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분출하지 않는 감정조절력이 모두 전두엽의 영역이다.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것은 주요 양육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긍정적인 태도로 애착과 신뢰를 보여 준다.

2.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3. 지나치게 허용하지도, 억압하지도 않는다.

4.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과정을 칭찬한다.

5. 아이의 안 되는 행동은 단호한 말로 훈육한다. (P.76)

저자는 인공지능과 맞설 무기는 비판적 사고라고 말한다. AI는 정보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정보 출처가 믿을만한지도 알지 못한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개인의 취향, 성향 등에 따라 선택한 정보 위주로 제시한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자기 생각과 같은 정보만 편식하여 확증편향이 커진다.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통해 인간은 인간 지성을 만들어간다. 자기주장이 있다는 것은 생각이 깨어있다는 증거다. 자기만의 생각과 그걸 표현할 수 있어야 '나답게' 살 수 있다.

시청각 자료는 교육적 효과를 높여 준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에 익숙해진 뇌는 '읽는 힘'을 기르기 어려워진다. 눈으로 글자를 읽고, 머리로 이해하고, 생각하는 '깊이 읽기'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P.112) 뇌 전체를 활용하는 독서야말로 느린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행위이며, 창의적 연결 능력을 갖춘 인재들은 독서를 통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

남과 다른 나를 만드는 방법으로 '독서' 만한 것이 없다. 읽는 힘은 초등 시기에 일러야 한다. 평생 배움의 시대에 평생 읽는 뇌는 차별화된 무기다.(P.115) 이와 함께 글쓰기도 중요해지고 있다. 생각하는 힘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글쓰기는 필요성이 커질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책의 내용에서 그나마 조금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던 2장도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래도 한번쯤 디지털네이티브로 살아가는 아이들과 디지털이민자로 살아가야 하는 부모 세대 간의 차이는 아이를 키울 때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쉽게 느껴진 부분은 '내 아이'를 어느 시기의 아이로 대상으로 잡아야 할 지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내 아이'의 범위는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의 내용이 다른 도서를 통해 읽었던 내용이라서 알고 있던 내용을 정리는 할 수 있었지만, 신선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육아서, 교육서, 경제경영서를 넘나드는 내용이 조금 산만한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관련 도서를 많이 읽어보지 못한 부모라면 도움이 되겠다.

최근에 EBS에서 문해력에 관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그것이 학교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았다. 미래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읽기'와 '문해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영상이나 즉각적인 시청각자료가 많아지고는 있지만 기본은 문자로 된 정보가 훨씬 많다. 결국은 읽어내는 힘이 부족한 아이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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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같은 안녕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6
아멜리 자보·코린느 위크·오로르 푸메·샤를린 왁스웨일레 지음, 아니크 마송 그림, 명혜권 / 북극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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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벨기에의 병원에서 일하며 죽음에 가까 있는 아이들이 잠시나마 아픔을 잊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의 글을 썼다고 한다.

인기많고 누구나 좋아하는 이제도할머니의 병이 심해서 고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 할머니를 돌보지만...

"할머니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할머니는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어. 할머니가 떠나는 걸 받아들여야 해."

엄마는 파랑이가 할머니와 쌓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파랑이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슬퍼지지만 그때마다 행복한 순간을 떠올린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 누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연이어 읽은 책이 죽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도할머니는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파랑이를 안아주기도 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편안히 눈을 감는다. 죽음을 앞둔 자나 남겨진 자나 모두에게 슬프고 아프고 힘겨운 이별이지만, 그리움을 안고 추억을 떠올리면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있을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별이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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