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 모두가 친구 19
알랭 세레 글, 오렐리아 프롱티 그림, 이경혜 옮김 / 고래이야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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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린이 인권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미디어를 통해 어린이 학대 관련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어서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혹시 옛날에는 안그랬는데 요즘 유달리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옛날에는 비일비재했던 일이었고, 당연한 일이었고, 그럴만해서 그랬다는 분위기였다.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벌을 받거나 매를 맞는 아이들이 수두룩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감정의 화풀이'를 해대곤 했다. 아니라고? 불과 3~40년 전의 이야기다.

내가 일하는 작은도서관에서는 매년 2회 방학 기간에 어린이를 위한 인권문화제를 열고 있다. '인권문화제'라고 하면 거창해보이는데, 아이들과 인권을 다룬 그림책을 읽고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의 권리에 관해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린이 자원봉사자 교육 때도 어린이 인권 교육이 반드시 들어가 있다.

『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는 '그림으로 보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아동권리협약의 기본 원칙은 '비차별 NON-DISCRIMINATION, 아동 최선의 이익 BEST INTERESTS OF THE CHILD, 생존과 발달의 권리 THE RIGHT TO LIFE, SURVIVAL AND DEVELOPMENT, 아동 의견 존중 RESPECT FOR THE VIEWS OF THE CHILD'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아동의 4대권리가 들어 있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자랄 수 있는 생존권, 쾌적한 환경에서 놀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발달권, 노동이나 성폭력과 같은 위해환경에서 지켜져야 하는 보호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참여권이 그것이다. 이 내용은 부모로서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를 함께 보호하고 키운다는 마음으로 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름과 성을 가질 권리가 있어요"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국가가 보호하는 국민으로 사는 권리이다. 당연히 누구나 누리고 있는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아직 많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성을 가질 권리가 있어요"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국가가 보호하는 국민으로 사는 권리이다. 당연히 누구나 누리고 있는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아직 많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나는 따뜻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어요." 물론 물리적으로 모든 것을 갖춘 집을 말하겠지만, 거기에 걱정 근심이 없는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인 그런 집을 말한다. '집'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는 '따뜻하고 행복한 곳, 돌아갈 곳'이라면 누군가에게는 '벗어나고 싶은 곳,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지 못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그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밖에 없다.

"나는 돈 내지 않고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어요." 우리 나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이야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분기때마다 등록금을 내야 했던 기억이 있다. 등록금을 못낸 아이들은 혼이 나기도 했고. 아이들이 혼이 나면 등록금이 생기는걸까?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게 불과 몇 십년 안팎의 일이다. 여기에 더해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지급 등으로 우리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이 혜택의 소중함을 얼마나 알까? 세상에는 여전히 그러한 혜택과는 먼 곳에서 사는 아이들이 많다.

"나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절대로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어요. 누구도 어린 나를 못살게 굴 권리는 없어요. 누구도 말이에요." 약자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소수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 앞에 늘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나이가 어려서, 여자라서, 아시아인이라서, 피부색이 달라서, 종교적 이유로, 우리는 수많은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다.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어른의 의무가 아닐까? 그들이 보호받고 사랑받고 자라서 또다른 약자들을 품으며 살아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나는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가 있어요." 정말 어린이다운 권리 아닌가?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친구들과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며 즐거웠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생각해보면 이런 놀이마저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있다는 게 슬프다. 방치된 아이들,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집안에 갇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사각지대에서 숨죽이고 있다. 놀고, 창조하고, 상상할 권리.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나는 나를 표현할 권리가 있어요. 완전히 자유롭게. 그 생각이 아빠 맘에 안 들더라도. 그 느낌이 엄마 맘에 안 들더라도." 외치는 아이들이 있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알지만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몰랐던 일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뉴스가 많이 나오는 요즘, 그 옛날과는 달리 그것이 올바른 일이 아님을, 그렇게 아이들이 방치되거나 학대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수시로 상기시켜주는 것 같다. 이 세상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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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23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정말 좋아요. 어린이도 읽어야 하지만 정말 어른들이 읽어야 하는 책인듯요. 우리나라 어린이들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하양물감 2021-04-23 15:42   좋아요 0 | URL
이번에 도서관 인권문화제 준비하면서 읽게 되었어요. 문장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04-23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작은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선생님이시군요!!!

하양물감 2021-04-23 16:29   좋아요 0 | URL
네~~ 제 인생을 바꿔준 작은 도서관과 함께 합니다^^

2021-04-23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