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나와서도 짧으면 2주 길면 3주 정도만에 한번씩 알라딘 택배상자를 받아본다. 그렇다고 해외배송을 시키는 건 아니고, 알라딘에 주문을 넣어서 충무공네 회사로 보내놓으면 출장자가 나오면서 갖다준다. 2-3주에 한번쯤은 꼬박꼬박 출장자가 있다. 사실은 거의 매주 있는데, 님아, 제발 통촉하옵소서~ 읍소하는 충무공덕에 좀 참고 미룬다.  

한국에 있을땐 한번 장바구니에 들어간 것들은 웬만하면 집까지 왔다. 넣었다 뺐다 하는 건 주로 돈 때문이었다. 지금은... 장바구니에 담았던 것들의 대부분이 보관함으로 넘어간다. 넣었다 뺐다 하는 건 주로 무게 때문이다. 남에게, 그것도 잘 모르는 회사 사람에게 부탁을 하는 거라 한번에 3-4권 선을 유지해 달라는 충무공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으니. 뭐, 그 부탁을 꼭 지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딱 한번 7권 받은거 말곤 5권선을 유지하려 노력중이다.  

지금 내 장바구니에 담긴 책들은. 

 

  

신경숙의 신작소설. 

저자 사인본을 가지고 싶었지만 주문 시기에 맞추지 못해 포기하고, 그간 다인 책을 사느라고 계속 밀려서 내내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왔다갔다 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책도 신경숙 특유의 강북의 오래된 동네, 부암동과 세검정과 평창동과 자하문 등등에 대한 섬세한 애정이 드러난 책일 것 같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자, 이번엔 은교다.  

한강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고 얼마되지 않아 이 소설 출간소식을 들었다. 예술가의 죽음과 그 죽음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면의 사연들. 부디, 밤에만 읽으시라, 나의 은교. 라는 말씀도 멋졌다. 반드시 밤에만 읽어주겠다! 불끈! 

  

 

아. 정미경이다. 두말이 필요없는 작가. 

모로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설명에 문득 정미경의 초기작품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에서 이스탄불에서 총을 맞고 죽어가는 중호가 문득 떠올랐다. 참 슬펐더랬지.  

아. 정미경의 신작이 나왔구나. 참 좋다.  

정미경과 신경숙은 은근히 대척점에 서 있는 느낌이다. 신경숙의 이미지나 상상력이 물의 이미지라면 정미경의 이미지는 사막 모래처럼 좀 더 건조한 이미지다. 재미있는 건, 신경숙은 내륙지방인 정읍 출신이고, 정미경은 바닷가 마을 마산 출신이라는 거.   

 

 

살까 말까 많이 망설이고 있는데...  

요즘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런 류의 책들, 막상 받아서 펼쳐보면 정말 이걸 팔아먹겠다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한동안 망설였지만, 시공사의 네임밸류를 믿고 이번참에 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 암만 그래도 니가 시공산데 암거나 만들어 팔겠니. 라고 믿는거지. 윤아영이 누군지, 얘는 안믿어도 시공사는 믿는다.  

 

 

오홍. 난 이런 류의 책 너무 좋은거지.  

 

 


 

 

 

그리고 다인과 해인의 책으로 담아 놓은 것들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지만 이번에도 주문하지 못하고 뒤로 밀려날 것이 뻔한 책들. 

 

 

 

 

 

 

 

 

 

 

 

 

 

 

 

 

자... 이러니 말이다. 어떤 책을 빼고 어떤 책을 넣을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0-07-0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새엄마 찬양 아시마님도 사실거군요! ㅎㅎ
전 오늘 새엄마 찬양과 아프리카의 별 사버렸어요! 다른 것들과 함께..

아시마 2010-07-01 17:14   좋아요 0 | URL
새엄마 찬양은 로자님 덕에 살까 마음먹었구요, 아프리카의 별은 다락방님 페이퍼 덕에 출간을 알았어요. ㅎㅎㅎ 감사.

다락방 2010-07-05 09:40   좋아요 0 | URL
아시마님, 새엄마 찬양 끝내줘요! ㅎㅎ

아시마 2010-07-05 11:57   좋아요 0 | URL
우왓, 진짜 진짜 진짜?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 페이퍼 써요, 페이퍼!!!

다락방 2010-07-05 12:58   좋아요 0 | URL
페이퍼 썼어요, 아시마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지금 감기로 골골 하면서도 말이죠... 

제가 이 나라에 온지 만 2개월이 안되었을 때였어요.  

부엌 수전이 고장이 난 거예요.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다 이야기 해서 1차 수리를 했죠. 하얀 비닐 테이프 둘둘 감아서 도로 꽂아 주더라구요. 이거 고치는데 이틀 걸렸어요. 밥? 못해먹죠. 

사흘뒤 똑같은 고장이 또 일어났어요.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다 또 전화를 했죠. 테크니시(기술자를 여기서는 이렇게 부르더군요.)가 보더니 이건 수전이 낡아서 그렇다 교체를 해야 한다 하더라구요. 저희 아파트 중개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파트 중개인은 또 집 주인이 아닌 집 주인의 대리인인 현지 담당자 와띠 여사에게 말을 해야 한다더군요. 와띠여사와 남편이 통화를 했어요. (전 인니어를 못하니까요.) 내일 와서 보겠다더군요. 과연 다음날 왔어요. 보고는 다음날 교체해 주겠대요. 그리고 그 다음날 새로운 수전을 달았어요. 수리에 사흘 걸렸어요.  

새로 사서 달은 수전을 쓴지 이틀만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을 했어요. 다시 테크니시를 불렀죠. 와서 보더니 이건 수전이 불량이라 그렇다고 교체를 해야 한대요.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하는데, 다들 인도네시아는 원래 그렇다고 참으래요. 꾹꾹 참고 이부 와띠와 다시 연락해서 사흘지나 다시 교체를 했어요.  

교체하고 이틀지나 또 똑같은 문제가 발생을 했죠. 이번엔 완전히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테크니시에게 연락하지 않고 이부 와띠에게 바로 연락을 하니 무조건 저희 아파트 테크니시에게로 연락하라는 거예요. 그날이 수요일. 알겠다고, 테크니시를 불렀어요. 목요일이나 되어서 왔더군요. 테크니시가 보더니, 이건 역시나 수전이 불량이니(인도네시아서 만든 것이 다 그렇지 뭘!) 새로 바꿔야 한대요. 이부 와띠에게 연락한답니다. 목요일 오후에 이부 와띠에게 연락이 갔어요. 이부 와띠가 알겠답니다. 금요일 오전 또 연락을 했어요. 알겠다고 해요. 

토요일 아침 또 연락을 했어요. siang(오전 11시경부터 오후 2시경까지)에 해주겠대요. 

 

참고로, 지금까지 모든 연락은 남편과 저희 식모가 한 것이었답니다.  

토요일 2시까지 기다렸어요. 아무런 연락이 없더군요. 식모를 시켜서 다시 이부 와띠에게 연락을 했어요. 

토요일 오후라 상점이 문을 다 닫았기 때문에 수전을 살 수가 없어서 토요일엔 수리가 안되고 월요일에 해 주겠답니다. 순식간에 뚜껑이 펑, 열렸죠. 

식모의 말을 전해듣는 순간, 제가 이부와띠에게 전화를 다시 했어요. 

배운지 2달된 인도네시아말로, 미친듯이 지랄을 떨었어요. 고장이 난 건 수요일이다, 나는 너에게 목요일에 고지를 했다. 너는 목요일 오후에 이 일을 알았는데 토요일 오후 상점이 문 닫은 걸 왜 나에게 이야기를 하느냐? 나는 기다렸다, 토요일 오전에도 내가 전화하지 않았느냐, 금요일에도 전화했다, 상점 닫은 이야기를 왜 하냐? 난 너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당장 와서 고쳐놔라! 

이부와띠는 5-60대 할머니입니다. 아주 화사하게 웃으며 뇨냐~ 토요일 오후라 상점이 문을 닫아서 안되니 월요일에 해주께~ 이 말만 반복하는 거죠. 미안하다는 말도 안해요. 미안한줄도 모르는 거지.  

너 미쳤냐,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오늘 당장 고쳐라, 너에게는 목요일과 금요일 토요일 오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운운운운 

미친듯이 소리소리 지르다가 너 기다려 내 남편이 너한테 전화할거야, 해놓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황설명하고 이부와띠한테 무조건 오늘 고쳐놓으라고 말하게 시키고, 

내가 이 집을 구할때 중개인이었던 한국인 부동산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또 상황설명하고 이부와띠한테 전화해서 오늘 당장 고쳐놓으라고 말하라고 미친듯이 지랄하고, 

다시 내가 직접 이부와띠에게 전화를 걸어 미친듯이 지랄지랄지랄지랄 해주고, 

이 모든 일들을 2번 반복해 주고.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사실 오늘 고쳐지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도네시아니까, 얘넨 원래 약속의 개념도 없고, 시간의 개념도 없고, 약속을 못지켜도 미안한 줄도 모르고, 약속을 왜 지켜야 하는지 이해도 못하는 족속들이라,  

얘네들 눈에는 지랄거리는 내가 이상할 뿐, 

어찌나 분하던지 미친듯이 지랄을 하고는 진이 다 빠져 기절하듯 침대에 쓰러져 두시간 자고 일어났더니,  

푸핫, 

토요일에는 가게가 문을 안열어서 살수가 없다, 테크니시도 없다... 했던 인간들 어디가고, 

이 아파트 테크니시 총책임자와, 실제 고칠 테크니시와, 연락 담당자까지 죄다 내 부엌에서 버글거리며 고치고 있더만요. -_- 그게 더 황당해. 

덕분에, 수전은 비싸고 좋은걸로 달았습니다. 그러니까, 이부 와띠가 사서 달아주고자 했던건 인도네시아산 싸구려였고, 내가 하도 지랄을 하는 바람에 당장 사다 달아준 건 일제 토토 였다는 사실. 어이없는 인간들... -_-  

 

 

 

 

Ps. 1. 그 일 있고 3주뒤엔, 이번엔 가스통과 가스렌지를 연결하는 밸브에 문제가 있어서 이 아파트의 관리 사무실을 대판 때려엎고, 이틀에 걸쳐 테크니시가 네번 왔다가고, 남편이 전화를 몇번 하고, 결국 내가 안되는 인니어로 또 지랄거렸더니, 이번에도... -_-;;; 테크니시 총 책임자와 테크니시와 연락 담당자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또 다른 한사람까지 넷이 와서 고쳐주고 갔다는.... 

2. 같이 나와있는 다른 주재원 부인의 말로는, 아마 이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서 A동 506호가 전화걸면 다들 열일을 제쳐놓고 올 것이라는... -_-;;; 

3. 일제 토토로 달아놓은 수전은 더이상 고장이 나지 않고 잘 쓰고 있습니다. 

4. 싸움 몇판 하고났더니 인니어가 비약적으로 화~~~~~~~~~~~~~악 느는 ,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슬펐습니다. ㅠ.ㅠ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7-01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을 많이 읽고 국어를 잘하는 분이시라 외국어도 싸움 몇판에 마스터가 되는구나, 하면서 읽었다가 웃었네요. ㅎㅎㅎㅎㅎ

아시마 2010-07-01 15:27   좋아요 0 | URL
그래도요, 미친듯이 지랄거리는 그 와중에도 머리 한쪽에선 헐... 그래도 뭔가 내 말을 알아듣고 있는 상대방이 너무 신기했어요. 내 말을 알아듣고 피드백이 오는데 말을 하는 내가 더 황당했다는... -_-;;;

인니어 참 쉬워요. 진짜로. 근데 그만큼 헐렁한 언어이기는 해요. 일물일어의 프랑스어와 완벽한 대척점에 있는 언어같아요. 신생언어이기도 하구요.

책가방 2010-07-0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전 욕만 는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했는데 아니었군요.
꼭 지랄난리부루스를 춰줘야 움직이는 건 우리나라도 일부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며칠동안 고생많았겠어요..^^

아시마 2010-07-01 15:31   좋아요 0 | URL
훗...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건, 이 나라를 겪어보지 않고서 하시는 말씀이예요. 여기에서 보면, 한국은 그야말로 공공 서비스 천국인거죠.

민족성인 것 같아요. 약속을 하지도 않고, 약속을 해도 지키려고 하지도 않아요. 처음엔 하루라는 시간을, 빠기, 시앙, 소레, 말람(이른 아침,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누어 놨길래 신기하다 했거든요. 하긴 그렇게 보면 우리말로도 충분히 표현될 수 있는 시간들이긴 한데요, 그래도 우리는 일반적으로 시간을 표현할땐 오전 몇시 오후 몇시... 이런 식인데 얘네는 시간을 아예 말을 안해요. 그냥 오늘 시앙에 만날까? 이게 약속이예요. 그러곤 당연히! 안지키죠.
지랄난리부르스를 춰줘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랄난리부르스를 쳐주지 않으면 안움직여요.
성질급한 한국사람 숨넘어가기 딱 좋아요. -_-;;;

마녀고양이 2010-07-0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지막 줄 읽고 미친듯이 웃고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아시마님 첨 뵙겠습니다.
인도에서 고생하고 계시네요. 하지만 정말 잘 하셨어요.
덕분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고 있으시네요. ^^

그런데 걱정입니다. 글 정말 멋지게 쓰셨는데, 만일 이벤트 당첨되면 어찌 인도로 보내나? 하는..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아시마 2010-07-01 15:33   좋아요 0 | URL
헐... 일사천리라니. 하긴 인니 수준에서 보면 저정도면 일사천리이긴 해요.

이벤트 당첨이라... ㅎㅎㅎㅎㅎㅎㅎ 당첨의 영광만 품에 안고, 선물은 고이 차점자에게 넘기겠사와요~오.

아... 김칫국은 참 짜고 시네요. ㅋ

루체오페르 2010-07-0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핫 일단 먼저 웃고요~ 마지막 반전 한마디로 쩝니다.ㅋㅋ 오 과연 실생활이 중요하구나 그랬는데 갑자기 밝혀지는!

안녕하세요,아시마님 처음 뵙겠습니다. 루체오페르 입니다. 마녀님 이벤트 타고 왔네요.^^ 처음엔 외국 살다 한국 들어오신건가 했는데 한국에서 외국가신 거군요. 인도네시아 인거죠? 저보다 덜한 경우도 속끓이는데 정말 고생하셨네요. 저도 잘 하셨다 생각합니다. 어딜 가나 들들 볶고 방방 뛰어야 못이겨서라도 일처리를 해주네요. 국가의 격이 그런데서 나오는듯 합니다.
마지막 반전이 있긴 해도, 2달만에 지금 정도 처리하신 것만해도 대단하시네요.
글들도 둘러보고, 뭣보다 따님2분께서 너무 귀여워서 즐찾추가해두고 종종 오겠습니다.^^

아시마 2010-07-02 19:37   좋아요 0 | URL
부모가 되면 자식 잘났다 소리가 제일 듣기 좋더군요. ^^ 감사합니다.

국가의 격이라는 거 실감이 나요. 이 나라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경찰을 불러서는 안된다는 말을 많이해요.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돈보다 경찰에게 뜯기는 돈이 훨씬 많다구요. 공무원들의 월급은 한국이 그렇듯 최저임금에 가까운데 그들은 대부분 벤츠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도... ㅎㅎㅎ

외국 나오면 애국자 된다는데, 딱히 그런 맥락에서만이 아니라...
여기에서 보는 한국은 참 대단한 나라예요. 똑같이 1945년에 똑같이 일본에서 독립을 했는데, 한국이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동안,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어느정도의 사회적 수준을 이루어내는 동안 이 나라는 여전히 그 수준이거든요. 참 이상하죠?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중이예요. 요즘은.

아. 국민들이 참 정직하지 못해요. 돌려 말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전혀다 싶게 없는 특이한 성품의 사람들이예요. 웃기죠? 요즘은 이 나라가 발전을 못한게 이 탓인가 싶어요. 게으름을 피워놓고 나 아팠어, 라고 너무 쌩쌩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그걸 따지고 들면 너 참 이상하구나, 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인지라... ㅎㅎㅎ

루체오페르 2010-07-02 23:23   좋아요 0 | URL
개개인의 마음이 모여 국민성이 되고 국격이 되는 것이니 아직 의식의 문제인가 봅니다. 우리도 의식을 바꿈으로써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우리보다 선진국인 나라들을 봐도 뉴스,영화를 볼때마다 이야,확실히 뭔가 다르구나 그런걸 느낄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못난 부분들을 그들이 볼때도 그런 생각 들겠죠? 부끄럽지 않도록 저부터 노력해야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07-0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엄청 웃었어요.

아시마님 안녕하세요? 저도 처음뵈어요.^^ 인도네시아에 계신가봐요. 그래도 어느새 의사소통이 되는군요. 외국어로도 지랄이 가능하다니 대단하세요.^^

아시마 2010-07-02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궁즉통인거죠. 궁하면 통한다고, 화가 마친듯이 나니까 외국어로도 지랄이 가능하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

아, 꿈꾸는섬이라는 닉이 참 좋아요. 정현종 시인의 <섬>도 그렇고 그르니에의 <섬>도 그렇고...
ㅎㅎㅎ 글구 전, 꿈꾸는 섬님 처음 아니예요. 하.하.하. ^^
 
괴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런데 다인엄마, 우리 아파트에 귀신있다는 거 알아?" 
"어머, 진짜요? 진짜진짜진짜? 어떤 귀신인데요? 어디서 나온대요?"
"아이고... 다인엄마도 참. 애들처럼. 귀신 이야기 좋아해?" 

뭐... 어른은 귀신이야기 좋아하면 안되나. 내가 이사온지 3개월이 좀 넘은 이 아파트에 오래 살았던 그 분은 귀신 이야기의 서두만 꺼내놓고 뒷말을 흐렸다. 덕분에 밤마다 좀 으스스하긴 하다. 어차피 밤엔 나다닐 일도 없지만.  

난 귀신은 싫어하는데, 정확히는 굉장히 무서워하는데, 귀신 이야기는 좋아한다. 저승으로 가거나 새로운 생을 받아 태어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귀신의 이야기는 그만큼 절절한 사연을 가진 것이라 정확히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 사연과 이야기이다. 나는 그래서 사연없는 귀신은 무서워하는 것만큼이나 싫어라한다. 그 사연이 모두에게 잊혀진 뒤에도 남아서 떠도는 귀신은 구질구질해 보인다.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만한 영혼의 사연이란 미련이 되었건 원한이 되었건 비범을 넘어선 임팩트가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귀신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일테다. 단순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원한과 미련과는 도저히 대적이 되지 않는 강도니까. 죽음으로도 끝내지 못한 원한 또는 사랑이라니. 오오오오.  

이 책에 실린 아홉편의 이야기는 한편을 제외하곤 모두 귀신이야기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난 미야베 미유키를 읽다보면 종종 쓸쓸하면서도 따스한 무언가를 느낀다. 미야베 미유키는 삶과 사람이라는 게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인정을 잃지는 않는데, 그 인정이라는 것이 소설, 나아가 사회 전체를 따뜻하게 데울 무언가는 절대 되어주지 않고, 이 차갑고 쓸쓸한 세상의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정도다. 오히려 그 인정이라는 것, 인간성이라는 것이 존재함으로 해서 세상의 쓸쓸함이 더욱 부각되는 느낌이랄까. 

미야베 미유키의 그런 분위기는 귀신이야기에서도 여전히 이어진다. 일본의 에도시대, 작은 상가와 그 상가의 고용일꾼들의 이야기인 이 책에서도 미미여사 특유의 냉정한 세계관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고, 그 속의 따스함도 여전하다. 아. 그녀 소설의 따스함은 너무 미약한데도 너무 따뜻해서 참 눈물겹다.  

그리고, 여전히, 재미있다. 

재능이라는 것도 유전되는 것일까. 그녀의 아버지는 일본의 굉장히 유명한 작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지음 / 작가정신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부메의 여름에서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읽다가, 이건 데자뷰도 아닌 것이 아닌 것도 아닌 것이 뜬금없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한 구절이 있었다.  

"언제나 남들 사는 것처럼 살았던 사람이 어느 날 밤을 꼬박 새고 남들처럼 살겠다고 다짐한다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처음엔 일본소설쪽 쳅터를 뒤졌고(일본소설을 읽다 생각난 구절이니 당연히.) 하루키를 뒤지다가 피츠제럴드와 레이먼드 챈들러를 거쳐 드디어 찾아냈다. 김연수였다. 헐. 도대체 김연수와 나츠히코는 무슨 연관을 가지는 걸까. -_-;;; 신기하여라 대뇌피질이여.

물론 저 위의 구절이 정확하게 떠올랐던 건 아니고, 저와 비슷한 구절이 있었는데, 하며 뒤진거였다. 저 구절은 이 소설의 정확히 33페이지 중간쯤에 등장해주신다. 덕분에 이 재미있는 소설을 다시 읽었다. 얌얌. 다시 읽어도 역시나 재미있다. 역시 김연수, 기가 막힌다.  

<굳빠이 이상>은 나름 김연수의 출세작이라 할 만한데, 이 소설 덕에 김연수는 적어도 나와 내 주변의 몇몇에게 좋고 잘 쓴 소설이지만 약간 현학적이고 어려운 글이라고 낙인찍힌지 오래였다. 이 소설은 그 낙인을 휘익 날려줬다. 사실 실제로 읽어보면 김연수의 소설은 분명 지적 유희를 즐기고 인문학적 지식의 폭이 넓게 펼처져 있긴 하지만, 읽기가 어렵지는 않다. 그의 소설은 무척 재미있다. 선입관이란 무섭다.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진우는, <우부메의 여름>에서의 교고쿠도와는 다르지만 역시나 장광설이라는 면에서는 일치하는, 굉장한 변설가다. 깐족깐족 어찌나 얄미운지 한대 콕 쥐어박았으면 딱 좋겠다 싶은 점이 전혀 다르지만.  

그리고 세상엔 의외로 진우같은 놈이 많은가보다. 

내 친구 K양은 고전적이게도 집안이 정해주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이건 선하고는 또 달랐다. 선에도 집안 어른들이 개입하기는 하지만(주로 엄마) 결정권은 당사자에게 있다(... 음. 아닌가.) 대부분의 선은 일단 몇가지 조건에 의해 선발된 두 남녀가 만나 두 남녀의 의견이 일치되고 나면 양가의 부모에게 '형식적인' 추후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내 친구 K양은 아버지가 결혼하라고 정해준 남자를 만나러 나갔다. 이건 부모가 결정을 본 다음 자녀에게 지시(통보도 아니고.)를 내린 거니까 선과는 전혀 달랐다. 당시 좀 심드렁하게 거의 끝이 보이기는 했으나 어쨌든 연애중이었던 K양, 펄쩍펄쩍뛰며 내가 사네 못사네 아빠땜에 죽네 사네 (그렇다, 선은 주로 엄마가 개입하고 정혼은 주로 아빠가 개입한다. 보통 태내 혼사는 아부지 친구의 딸또는 아들하고 한다.) 나가서 보기 좋게 걷어차주고 올테니 너희는 내가 나가있는 동안 30분마다 한번씩 전화를 하라는 둥 어쩌는 둥 하고는 나가서는, 그날로 홀딱 반해서(이건 반전인가 아닌가 -_-;;;) 그 남자를 만난 그 주 주말에 남자친구를 정리해 버리고는(주말까지 기다린것도 그 남자와 만날 시간이 주말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5-6개월 불타는 연애하더니 휙 결혼해 버렸다. 내 친구들 중엔 가장 진부하고도 가장 어이없는 결혼이었으나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행복한 결혼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와 내가 아는 그녀 결혼의 뒷이야기가 또 하나 있으니,  

K양의 남편인 L씨는 친구가 무척 많은 사람인데, P는 L의 가장 친한 친구 그룹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었다. 앞서 말한바, 집안의 정혼(-_-;;;)이 이루어 진 상태의 여자친구였으니 P에게 K는 가장 친한 친구의 예비 신부였음에도 불구하고, K에 대한 P의 추근거림은 꽤 집요한데가 있었다. K는 끝까지 P에게 그 일이 기억나지 않는 척 했고, P도 끝까지 K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지만 실제로 K가 L씨를 만나기 한참 한참 한참 전에 K와 P는 함께 술을 마신적이 있었다고 했다. (아... 정말 세상은 좁고도 좁은 것이다.) P는 K의 친구의 남자친구의 친구여서, 각자 친구를 한명씩 끌고와서 술을 먹는 2:2 술자리가 한번 있었다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소개팅이라고 할수도 있었겠지만, 이름 붙기가 소개팅은 아니었고, P는 어땠는지 몰라도 K는 P도, P의 친구이자 친구의 남친이었던 그 사람도 다 별로여서 두번다시 만날 염도 안냈다고 했다. P쪽에서도 아마 K가 별로였으니 그 뒤로 연락도 없었을 터였다. 그리고 그나마도 대학 1-2학년때의 일이니 기억났다는 게 어쩌면 더 기적이었을지도.  

K도 처음부터 P를 기억하지는 못했고, 몇번 만나다보니 기억이 나더란다. 그 P가, 친구의 아내가 될 K에게 L씨 몰래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L씨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던 K는 기겁을 했다. 처음엔 모르고 두어번 전화를 받았고, 그 뒤로는 P의 번호가 뜨는 전화는 받지를 않았다. 그랬더니 P는 다른 번호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새벽이며  한밤중에, K가 L과 있음을 뻔히 아는 시간에, 또는 P가 L씨와 함께있으면서도 전화를 해 K를 기절시켰다. 처음부터 L씨에게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 L과 P의 사이가 유별나게 돈독함을 알고 있었던 K는 이러다 말겠지, 내가 반응안하면 그만두겠지, 하며 참고 있다가 더이상 참을수 없는지경, 어느 한계점을 넘어섰을때는 이미 L씨에게 말을 할 타이밍을 놓친 다음이었다. 지금과서 L씨에게 말을 해 봐야, 그동안은 왜 말을 하지 않았냐는 말을 듣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뭐 이러저러 날을 잡고, K가 전화기 분실을 계기로 한동안 이런 저런 핑계로 전화기를 만들지 않고... 이러면서 그 상황은 대충 끝나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지금 K와 L씨는 애 둘 낳고 잘 산다. P는 여전히 L씨의 친구이고. L씨는 아직도 그 상황은 모르는 것 같고.  

세상엔, 참.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정말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드컵의 열기는 이 나라에서도 비켜가지 않았다. 전 세계의 축제가 맞긴 맞나보다. 참고로, 이 나라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런데도 쇼핑몰마다 월드컵 관련 조형물들을 갖다놓고 플랜카드 걸리고 월드컵 기념 세일을 한다. 박지성 얼굴을 한국만큼이나 자주본다. 진정 축구를 즐겨주시는 민족이신가보다. ㅎㅎㅎ 

이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관련 채널은 YTN과 KBS월드가 전부다. 아리랑 TV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영어방송이고. 월드컵 기간 내내 YTN에선 하루 종일 월드컵 관련 뉴스를 내보냈는데, 중요한건, 정작 경기장면은 볼수도 없었다는거. 거의 하루 종일 시퍼런 정지화면에 박지성 얼굴만 떠 있었다. 뭐라더라, 방영권 문제로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화면을 송출할수가 없다나. SBS 망해라, 맨날맨날 굿했다. 

뭐 그렇다고 경기를 볼수 없는 건 아니고, 이 나라 TV에서도 생중계를 해 준다. 차붐의 해설이 없이 봐야하는 한국 경기는 좀 심심했지만. 그게 어디냐고.  

월드컵 기간이 되기 직전에 공지영의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구절이 가슴에 콱, 와서 박혔다.  


 

 

그때 한 가지 충격적인 경험이 제가 거기서 월드컵을 봤잖아요. 인터넷으로 붉은악마가 어쩌고저쩌고하는 기사도 봤고요.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동영상을 잘 받지도 못할 때고, 그렇게 활발하지가 않을 때였는데, 어느 날 경기장을 클릭하는데 새빨간게,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약간 섬뜩할 정도로. 그래서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이 굉장한 차이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p. 322-323 

 

그래서 은근히 기대했었던 것 같다. 나도 공지영처럼 느끼게 될까. 2002년에 나는, 공지영을 섬뜩하게 했던 그 새빨강에 점 하나를 보태고 있던 참이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즐거이 동참하는 축제이려니 생각했었다. 그것이 섬뜩할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니 왜? 싶었다. 1년 내내 그러는 것도 아니고 매년 그러자는 것도 아니고, 4년에 한번 미친듯한 이벤트쯤 있어도 좋지 않은가 말이다. 이건 일종의 생의 리듬, 생의 마디 뭐 그런거 아닌가. 이런 이벤트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 않나.  

그런 내게 깨달음을 던진 건 다인과 나의 영어 선생님인 아니타다. 렛슨중에 문득, 아니타가, 자기는 한국 사람들이 부럽다고 했다. 도대체 뭐가? 했더니. 그 애국심이 부럽단다. 그러면서 아니타가 말한 것이 붉은 악마였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대한민국을 연호한다는 거, 태극전사라는 이름과 붉은 악마를, 그녀는 한국어 그대로 알고 있었다. 레드 데블이 아니라. 붉은 악마는 일종의 고유명사화 되어버린 것 같았다.  

한국인들은 한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자랑스러워하지 않느냐고. 그러니까 그렇게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애국심이 드높은 민족이란다.  

그러니까... 붉은 악마가. 애국심의 표징이 될 수도 있는 거구나. 그렇게 보면, 외부에서 보는 붉은 악마는 얼마나 섬뜩한 존재일까. 우리는 그저 축제였는데. 미국인 수만명이 타임 스퀘어에 군집해 일제히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성조기를 두르고서 USA를 연호하는 모습을 본다면, 헉...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그저... 너... 너희도 하면 되지 않니... 였다. 부러우면 해봐... 첨엔 누가 같이 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도 아니란다, 저거. 처음엔 그냥 몇천명 정도가 광화문에 모인게 시작이었어... 모여보니 재미있어서 다들 모인거지 딱히 한국을 사랑해서 모인거 아니야... 

그러니 묻는다. 그럼 너는 한국을 사랑하지 않니? 네 조국이 자랑스럽지 않아? 한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잖니?

아니... 자랑스럽지. 사랑하지. 하지만 그것하고 이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은데, 아, 나의 짧은 영어로는 설명이 안되고. 더 심각한 건, 한국어로도 설명이 안된다는 것. 내가 머뭇머뭇하고 있는 동안 그녀가 줄줄줄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누구도 저렇게 하지 않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싫어하거든. 국적을 바꿀수가 없어서 그렇지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뛰쳐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야.  

아아... 이 기묘한 이질감.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그녀와의 대화 이후에 본 붉은물결은, 나에게, 아직은 설명할수가 없지만, 도저히 어떤 말로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꽤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공지영과 같은 그런 섬뜩함과는 전혀 다르고, 그냥 뭐랄까, 아아, 저 사랑스러운 민족을 어찌하면 좋을까, 하는 그런 느낌도 있고.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고. 

그러니까... 흠. 이건 애국심인가. -_-;;; 

PS. 이번 월드컵에서 이동국이 2002년의 황선홍과 같은 부활을 해 주기 바랬는데. 16강도 아니고 8강도 아니고 오직 하나의 소망은 그것이었건만... 아아 동국아. ㅠ.ㅠ 98년의 그 빛나던 소년은 어디로 가고. 흑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