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의 곡을 하나 더.
이번엔 남자 보컬이다.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워낙 인상깊다보니 초반엔 줄창 그녀가 부른 곡들만 들었는데,
이제 남자보컬의 심심한 맛이 제대로 들리기 시작한다.
더구나 이런 쿵짝쿵짝쿵짝 거리는 리듬이 어찌나 즐거운지.
혼자 듣다 보면 어느새 발을 구르고 있다.

직접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역시 이번주에 공연이 잡혔다.
그러나.. 이번 주말엔 섬진강에 다녀오려고 계획하고 있어서 말이지.. 아쉬운 기회가 날라갔다.
게다가 앞 공연엔 음반이 나오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 시와의 공연까지...
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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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11-2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린 평범한데요????맑긴하지만 그의 뭐랄까,,,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습관이 쫌 거시기해요~.^^;;;(에구 언어력의 장애ㅡㅡ;;;)

애쉬 2007-11-23 08:52   좋아요 0 | URL
완전 평범해요.ㅋㅋ 가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가창력이 필요한 곡도 아니고), 발성이 곱지도 않구요. 거의 아무런 매력이 없다고도.. ㅋㅋ 근데 그게 또 맛이더라구요. 심심한 맛. 웬만큼 잘 부르지 않고서야 이 앨범에서는 표도 안날걸요. 워낙 여성 보컬 목소리가 탁월해서 비교도 될 거고, 소규모 수공업적(?)으로 만들어낸 EP라 음질도 안 좋죠. 게다가 이 노래는 싸구려 신디싸이저 음이 띵띵거리기까지. 일부러 80년대 분위기 만든다고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근데, 또 인디 밴드의 장점이 그런 거 같아요. 이런 걸 감수하게 해주는 풋풋한 열정. 꾸밈없는 소망 같은거요. 아마추어적이니까 대강 눈감아주겠다 그런 건 아니예요. 어쨌든 음반까지 냈으면 프로인데 리스너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거든요.
아, 보컬의 발음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저도 내내 들으면서 귀에 걸렸던 건데, 얘는 이상하게 연음을 다 따로 발음해서 가사가 뚜겅뚜겅하죠? '날.아.가' 하고 발음하는 건 좀 이상해요. 원래는 '나라가'가 맞잖아요. ㅋㅋ 전체적으로 발음이 자연스럽지 않으니 발성도 거칠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습관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Ye-1 2007-11-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저 애쉬님정보 덕분에 어제 "빵"에 가서 좋은 노래 많이 듣고 왔답니다.
시와,랑 이영훈씨 노래도 엄청 좋더라구요....^^
근데 브로컬리 너마저는....제가 한시간 늦게 갔었는데 젤 처음 공연한 관계로
끝났더라구요...ㅠ.ㅠ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두 다른 좋은 가수들 만난것에 만족!! "아름다운"도 진짜 괜찮아요...
들어보세요~

애쉬 2007-11-26 19:52   좋아요 0 | URL
와.. 좋으셨겠어요!!!
브로콜리 너마저는 이번 공연이 빵 오디션 공연이었다고 하거든요.
앞으로 볼 기회가 또 생기겠죠. 담엔 꼭 가야지..
시와, 너무 멋지죠? 드디어 기다리던 싱글이 나왔더라구요.
저도 그 외의 분들은 잘 모르는데, 들어봐야겠네요. 아름다운도.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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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11-2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시드 폴 공연 가고싶은데,,,
한국뮤지션중에 그나마 제가 잘 아는 사람이라 반갑네요~.^^(사실은 팬이라우~.^^;;;)

애쉬 2007-11-23 08:58   좋아요 0 | URL
공연이 거의 매진이라네요.
대단해요. 앨범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나갔다는 소문도 들리고.
그 불티에 일조를 하긴 했어도, 사실 전 루시드폴 앨범은 끝까지 한큐에 잘 못듣겠더라구요. .... 잠이 와서.
감성은 참 좋은데, 왠지 듣다보면 위가 밑으로 쑥 가라앉는 느낌.
너무 고요해서 오히려 맘이 편해지지 않는 느낌.
하하. 고약한 심보네요.
 

 

 

 

음악을 만든다는 작업과 음반을 만드는 작업은 별개의 일이다.
한곡 한곡의 음악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완결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그러한 결정체들을 조합하고 재구성하는 음반 작업은 단순한 곡들의 합 이상의 울림을 가진다.
mp3 음악들이 보편화된 이후 듣는 이도 잊고 있고 만드는 이도 잊고 있는 작업이
바로 이것이다. 음반으로서의 흐름.

슬로우쥰의 새 앨범을 들었을 때의 그 잔잔한 감동은 여기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 잔잔한 감동은 천천히 내 맘에 몇번이고 부딪쳐 애드벌룬처럼 부풀어올랐다.
바쁜 아침 일을 마치고 다시 자리에 앉아서 슬로우쥰을 듣는데,
더 이상 커질 수 없을만큼 커져버린 감흥이 나를 둥실둥실 뜨게 만든다.

가을산을 가 본적 있는가. 완만한 오르막을 가진 가을산.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의 걸음으로 조금씩 오르면
노란빛과 붉은 빛으로 가득해 절로 말이 멈춰지는 가을산.
바닥에 하나가득 떨어진 낙엽을 밟으로 가는 길 옆으로 작은 내의 소리가 정적을 깨고,
얼마나 올랐을까 하고 고개를 돌리면 멀리 산새가 푸드득 날아가는.
그런 산을 하나 올랐다가 내려가는 기분.
모두 단풍든 나무들이지만,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노랑과 무수히 많은 빨강들이 다 저마다 다른 빛을 내고 있고.
오르막을 오르다 갈림길도 나오고, 내리막도 만나는 길.
번개같은 희열은 없으나 어느새 소리없이 온몸이 젖어있는 산행. 
그런 느낌을 한 음반에서 느낄 수 있다면. 정말이지 행복한 경험이지 않는가.

서두르지 않고 눈치보지 않으며 온전히 하고 싶은 것을 천천히 풀어낸 느낌.
음반으로 5집 정도는 되어야 나올까말까한 완숙한 느낌, 넘치지 않는 연주.
브로콜리 너마저의 첫 음반과 함께 들었는데, 그 음반이 넘치는 열정과 순진무구한 소망이 스피커를 뚫고 나와 절로 미소가 나왔던 음반이었다면,
이 쪽은 오롯이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들으면 딱인 음반.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음반이다.

그래서 한곡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한 곡 따로 듣는 것은 너무나 잃는 게 많다.
마지못해 고른 곡이 이곡이다. 야트마한 가을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의 곡.
여기를 찍고 다시 내려간다. 단풍진 오솔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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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11-1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치사카모토 풍이 느껴져요~.
오랫만에 왔는데 음악에 멘트까지!!
오늘은 운좋은 밤이에요~.ㅎㅎ

여긴 비가 오네요,,님은 어디 사시는지 모르지만
따뜻한 밤 되시길...

애쉬 2007-11-21 10:45   좋아요 0 | URL
말씀듣고 보니, 첫부분이 상당히 비슷하네요. 루이치 사카모토와.
슬로우쥰 앨범 중에서 가장 격정적인(?) 곡이예요.
다른 곡들은 훨씬 부드럽죠. 하지만 다채로와요.

아침 출근길을 나서니 눈이 내려 있더군요. 너무 늦게 찾아온 겨울인지, 너무 게으른 가을 인지 잘 모르겠는 계절이 지나가고 있네요.
 

아, 풋풋한 음악들.
브로콜리 너마저.
음악이 시작되면 당돌하게 툭 튀어나오는 고집센 목소리.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더이상 날 비참하게 하지 말아요.
잠는 척이라면은 여기까지만

제발 내마음 설레이게 자꾸만 바라보게 하지 말아요.
아무일 없던 것처럼 그냥 스쳐지나간 미련인 걸 알아요.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때 그 마음이 부른다고 다시 오나요.

아무래도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이런 말 하는 그런 내가 잔인한가요.



이미지는 당연히 향뮤직에서.
인디밴드의 Ep는 여기선 찾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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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1 2007-11-21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래가 넘 좋네요....애쉬님 덕분에 기분좋아져서 돌아갑니다.
고마워요...

애쉬 2007-11-22 11:5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요즘 얘네들 때문에 저도 신나요.
이번주에 공연한다네요. 정보는 위에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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