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유가 생긴 밤. 시험 문제를 내야 하고, 교재도 만들어야 하고, 계획서 낼 게 두 개 더 남았지만, 일단 음악을 듣자. 우선은 음악을 듣자.
며칠전 아침 출근길에 이 노래가 흘러 나왔을 때, 나는 고개마루를 꺾어 올라가고 있었다. 정면으로 비치던 아침 햇살이 살짝 옆으로 비켜 비쳤다.
왜, 성시경의 목소리여야 하는지 조금 알 듯도 했다.
업무 시간에 짬짬이 음악도 찾아 올리고. 이젠 살만해졌구나.
올해는 CA로 추리 소설 클럽을 만들었다. ㅋㅋ 생각만 해도 피식피식 웃음이 샌다.
자정이 지난 밤. 음악이 깨어나는 시간.
이 시간에 듣는 정엽의 목소리는 노래가 아니라 악기의 울림. 기타의 현이 튕기듯이 그저 하나의 악기.
일에는 약간 숨이 돌릴 틈이 생겼다. 여전히 수업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행정적인 업무처리에 둘러싸여 있지만. 곧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시간도 생길 것이다. 그럴 것이다. 그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