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아이들 때문에 아이들과 똑같이 화가 나는 순간이다.
눈앞에 하얀 섬광이 징~하고 울리는 순간, 그 아이들과 똑같이 화가 나서, 똑같이 화르르 해버리고 싶은 순간.
그 똑.같.이. 가 너무 싫다.
어른으로 살아온 내 세월들이 이렇게 별거 아니었다고,
어른입네 하고 젠체하며 살아온 얼굴이, 그봐, 가식이지? 하고 발가벗겨지는 기분. 
대부분의 순간을 일정한 온도로 살고 싶은 게 내 삶의 목표 중 하나인데,
아... 나 변온동물이 되고 싶지 않아. 
그것도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아이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아.  
그 아이는 아이니까 그러는 거잖아.
너는 아이가 아니니까 똑같이 그러면 안되잖아.
찬 커피의 얼음을 으드륵 씹는다. 

이런 오늘도 슬슬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는데,
사실, 나는 어제 저녁까지 이 음악이 있어서 너무 행복했었다.
다시 행복해져야겠다.
돌아와줘서 너무 기뻐. 

아~~~ 몽구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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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6-22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 얼음 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제가 이글루를 뜯어내서라도 대령할게요~^^

위로라고 하기엔...넘, 썰렁했나?^^

애쉬 2011-06-23 10:48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양철댁님 위로 덕분에 완전 극복했어요~
어제 비도 오고 해서 교실도 울리고 애들도 붕붕 떠있고, 선풍기는 윙윙대고 돌아가고.. 여러가지 악조건이 많았어요. ^^
다음에 이글루 씹어먹을 일 생기면 양철댁님께 쪼르르 달려갈게요~
 

<폭풍의 언덕>을 다 읽고, 새 책으로 건너가는 중.
두툼했던 두께만큼이나 가슴에 손에 새겨진 자국이 깊어서 다음에 읽을 책을 골라두고도 계속 미적거린다.
책에서 책으로 건너가는 길이 좁고 또 평탄치않다.  

그래서, 내 기분을 내가 추스리려고,
새로 살 책들을 주섬주섬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그 책들은 또 언제쯤 읽으려고 그러니?
괜히 찔려서 아이의 책도 한권 얹는다. 

 이 앨범 알라딘엔 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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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6-2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흡~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음악이었어요.
뭐죠?
동영상도 음악도 참 좋네요.

덕분에, 행복하고 황홀해요~^^

애쉬 2011-06-23 10:52   좋아요 0 | URL
황홀하다니, 저도 행복합니다~
괜시리 노래가 더 좋아지는 걸요
 

어린 시절 우리집엔 엄마가 처녀 시절에 읽었다는 낡은 책이 두권 있었다.
한권은 한국소설이었던 듯 한데 도통 기억이 나질 않고,
또 한권의 책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었다.  
폭풍 속에 위태롭게 서있는 저택이 그려져 있던 낡은 책.
어린 나이에 도시로 올라와 공장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침침한 불빛 아래서 이 소설을 읽었을 젊은 내 엄마. 

그래서 더 쉽게 읽히지 않는다.
퀘퀘하게 나무냄새가 나는 워더링 하이츠의 마루 바닥 켜켜이 내 엄마의 젊은 시절이 묻혀져 있는 것 같아서. 

오늘도 폭염이라는데, 마음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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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6-2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교 때 영어강독하면서 저'폭풍의 언덕'을 빨간 책으로 읽고 넘 재밌어서 다시 읽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음악은, 이따 저녁 때 들어야쥐.
들을 수 있으려나?^^

잘 지내시죠?^^

애쉬 2011-06-21 10:14   좋아요 0 | URL
저 잘 지내요~~
일 많다고 징징대고 있긴 한데, 다들 그렇죠 뭐.
저 힘들다고 그러면 여기저기 화낼 사람들 많을걸요.ㅋㅋ

<폭풍의 언덕>은 저도 고등학교에 처음 읽었었는데, 지금 보니 완전 새로워요~~
 

에어컨이 없는 내 자리를 위해 기사님이 벽걸이 선풍기를 달아주셨다.  
뒤통수에서 두 대의 선풍기가 돌아가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그런가, 오늘은 나, 좀 기분이 상쾌하다.
내일이 월급날이라 그렇다는 말은 안하련다.
시험 진도가 다 끝나 수업 부담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하지 말아야지.  

 알라딘에 앨범이 없다. 올 2월에 발매된 디지털 싱글 <mine>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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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점 게을러지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종이 치고, 작은 숫자까지 다 외워버린 내용을 처음 말하는 것처럼 수업을 하고,  
자리에 돌아와 앉으면 끊임없이 일들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정신을 또렷하게 차리고 일을 하나씩 처리하고 있었던 건 분명한데,  
어느새 유체 이탈한 것처럼 스스로 나의 혼백이 따로 나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나를 보고 있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크고 작은 파도가 무기질의 느낌으로 나를 통과해 들썩인다.
덕분에 나는 피로감을 느낄만큼 일을 하고 있지만, 전혀 머리를 쓰지 않는다.  
오랜만에 그동안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메모장을 열었지만,  
첫줄을 썼다지웠다 썼다지웠다 하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는 퇴화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머리를 쓰지 않고, 내것은 한 마디도 창조하지 않으면서 퇴화하는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
살짝 속도 편하다는 것, 그래서 살만 찌고 있다는 것.
쳇.

힘껏 도리질을 치며, 독고진처럼 충전을 하기 위해 이지형의 음악을 찾았다.
그래, 좋아.
오늘은 마구 느끼한 이지형을 듣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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