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시간이 되면 조니는 언제나 집을 나간다. 열세살짜리 소년이 몰래 트럭을 몰고 마을 곳곳의 버려진 땅들을 찾아다닌다. 제발, 이제는 얌전히 좀 있어달라고 애원하고 싶을 만큼, 아이는 또다시 좀비처럼 깨어나 집을 나선다. 잭은 그런 조니를 종교처럼 따라다닌다. 더이상 자라지 않는 그의 한쪽 팔처럼 스스로는 자라지 못하는 아이, 잭은 비겁해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조니를 쫒는다. 그리고 또 한 아이. 첫 등장부터 묘하게 눈빛을 잊을 수 없었던 소년 앨런. 잔뜩 상처받은 모습을 쿵쾅거리는 그런지 음악에 숨겨보려 하지만, 감춰지지 않던 깨진 유리같은 아이. 이것은 악몽같은 현실속에서 숨쉬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모든 아이들이 얼마나 겁에 질려 있는지 책장이 우울을 잔뜩 머금어 무겁다.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을 때의 절망감이 아이들의 눈동자에서 빛을 삼켜버렸다. 실제로 어떤 어른도 믿을 수 없었다. 사라져버린 아빠, 허물어져버린 엄마, 주변엔 온통 폭력적인 어른이나 무기력한 어른들 뿐이었다. 그러니 결국 아이들이 제 발로 찾거나 숨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절망스럽다. 어른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고작, 사람들은 선하지 않다 라니.
억지로 희망을 찾아보려 하진 않았다. 넌 용기있는 일은 한 거야 하는 말도 차마 나오지 않았다. 모든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무엇을 용서하고 무엇을 잊으라 할 수도 없었다. 다만 이 아이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들의 두 발로 서서 나가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어른인 나는, 내가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해 줄 수밖에.
"내가 왔다 갔다고 말하지 말고, 지금 여기 있다고 말해줘요."(538)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네. 그간 너무 안춥다 했어.
<Top밴드>라는 프로그램은 고무할만한 프로그램이었다. 밴드씬이 재조명되는 것도 멋졌지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부르는 과정 전체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이 잘 녹아있어서, 아마추어 밴드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개성이 뚜렷한 준프로 (혹은 마음만은 이미 프로) 밴드들의 경연장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여타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비해 출연자들의 개성과 역량을 최대한 배려해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신뢰가 생겨, 내년에는 더 참여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에는 대체로 수긍이 갔지만, 동의할 수 없는 심사평들이 간~혹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번아웃하우스의 '포커페이스'였다. 신해철 코치와의 문제도 있고 해서 왜 그런 심사평이 나왔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번아웃하우스만의 서정성과 묵직한 매력이 잘 드러난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시기에 줄줄이 나왔던 브로큰발렌타인의 '포커페이스'와 투개월의 '포커페이스'와 비교해봐도 탁월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은데...
그들의 자작곡 '시계추'를 들었을 때의 감동을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행보가 심히 기대되는 밴드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책상에 자리를 잡고 나서, 나만의 BGM을 찾는다.
음악을 들으며 아침 업무를 시작한다. 노래가 너무 행복해서 당장 유투브를 뒤졌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기다리고 아껴두던 <하루살이>를 야금야금 읽고 있는데, 나는 헤이시로 나리와 유미노스케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 특히, 이 대사, " 근데, 유미노스케, 담요는 다 말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