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리노 나츠오의 이야기들은 늘 차고 넘친다.
감정도 차고 넘치고, 악의도 차고 넘치고, 끔찍함도 차고 넘치고, 그러면서도 냉정함도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읽으면서 내내 불편하다.
예전에 시체를 토막내는 여자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구토가 밀려오기도 했는데,
너무 담담하고 상세하게 묘사하는 바람에 오히려 현실의 이야기가 아닌 듯 해서 나중엔 머리가 얼얼해져 버렸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만,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감정을 소진시킨다.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니
긴장이 팽팽했다가 확 풀어져 버리기도 하고,
근육이 모두 이완되어 있다가 눈에 핏발이 설 것 같기도 하다.
아~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