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절판


성냥, 이란 말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유명한 소설이 떠올랐다.
"인생은 한 통의 성냥과 비슷하다. 소중하게 다루는 건 웃기는 일이다. 그러나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위험하다."
우리가 한 일은 너무도 어처구니없지만 중대한 일이었다.-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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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 두 권 한꺼번에 출판되었는데, 먼저 골라 든 책이 이거다.
<칠드런>을 읽을 때의 느낌이 강해서인지,
장편소설의 이사카 코타로는 상당히 낯설다.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는 순순한 문체가 좋았었는데,
장편으로 그의 글을 읽으니, 정말로 좋아했던 건 묘하게 단정적인 어투라는 걸 알았다.
세상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명쾌하게 단정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참 좋겠다.
내용은 아직 모르겠다.
아직까진 알쏭달쏭.
이제 3분의 1정도밖에 읽지 않았으니 당연한 건가...
하여간 흥미롭게 읽고 있다.
가만히 읽어도 자꾸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책. 아니, 이사카 코타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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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사두곤 오래 잊고 지냈던 책.
처음에 살 땐 미스터리 소설인 줄 알고 골랐는데,
살인사건이 나오지만, 딱히 미스터리라고 보기엔 좀 ...
오히려, 딸기향기 가득했던 유년의 기억이라던가, 전쟁의 참혹함이라던가,
삼나무에 가득히 내리던 하얀 눈과 커다란 조개를 줍던 바닷가 등이 아련하게 그려진,
연애소설이라고 보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순백색의 표지만큼이나 서정적인 소설이어서,
산 피에드로 섬이라는 곳이 과연 어떤 곳일까 인터넷을 뒤져보기까지 했다.
근데, 안 나오네..
미국의 작은 어촌 마을이라 하던데, 그런 곳이 실제로는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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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2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화화되지 않았던가요?

애쉬 2006-05-2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에 영화로 만들어졌었다고 하네요. 재미교포 출신인 릭 윤이 나온다고 해서 잠시 화제가 됐던 걸로 기억은 하는데..
 

 

 

 


<검은 집>을 너무 인상깊게 읽었던 탓인가, 아직도 검은 집의 그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듯 해서 푸른 불꽃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군.
이 비범한 고교생이 뭔가 일을 내도 크게 내겠구나 생각은 했었는데...

중반까지 팽팽하게 이끌어오던 끝이 다쿠야를 만나면서 살짝 늘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그 정도 상황이면 왠만한 철심장을 가진 사람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법이겠지.

이번에 새로 나온 기시 유스케의 <유리 망치>를 사야하나 고민 중이다.

사족. 작가 후기 보고 기시 유스케에 혀를 내두룸.
'작품에 등장하는 방법은 일부러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100퍼센트의 확률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라니...
그게 자세하게 설명한 게 아니었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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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풍자극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폐암 선고를 받고 죽을 준비를 하고 있는 노인과 삶을 포기하고 택시를 몰던 청년, 타락한 젊은 시절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인과 버려진 아이. 그들 모두가 사랑받고 사랑하며 행복해지는 이야기. 브루클린의 번잡한 골목 어딘가의 이야기.

쪼잔하고 오지랖 넓은 수다쟁이 노인네 네이선은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불행덩어리였다. 그러나 그가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온 순간, 그는 행운 덩어리, 행운 그 자체로 변했다. 그를 만나는 사람들, 그의 인생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진정한 사랑을 만났고 인생의 참의미를 깨달았으며 진정으로 행복해졌다.
네이선 그는? 그 역시 마찬가지다. 쉽게 흥분했다가 후회로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때론 정의의 히어로인양 호통을 치다가 급기야는 사춘기 계집애처럼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죽음을 문턱에 둔 노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자유분방한 감정의 배설. 그의 감정이 번잡스러워질수록 그는 더욱 행복해졌다.

기실, 그 모든 감정의 발산은 내가 했어야 할 것들이었다. 웃고 울다가 떠들다가 화내다가, 미안해하다가 행복해하는 그 모든 감정들 말이다. 하긴 요 몇년간 참으로 미동없이 살아오긴 했지. 이 정도의 소설만으로도 정신이 다 없어질 정도였으니.
이렇게 정신없이 수다스럽고 장황한 글이 내게 위안이 될 줄 몰랐다. 대책없이 행복해지는 이야기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폴 오스터 당신도 이제 늙었군, 하고 미워할 수 없다는 듯 웃엇지만, 사실 가장 행복해진 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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