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선생님의 수첩에는 무엇이 있었나? -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대화의 시작 "입을 닫고 귀를 열어라"
페란 라몬-코르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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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묘한 생물입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이 있을 때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 정작 혼자 있을 때 외롭다면서도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오래 알아온 사람이라 해도 항상 같은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만큼 변하지 않는 생물도, 사람만큼 잘 변하는 생물도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인지라 서로 간의 친밀감을 유지하려고 하는데요. 그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는 것도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도 결국 대화를 어떻게 하는 가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대화를 해나가다 보면 주로 듣는 쪽이 아니라 말하는 쪽에 서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는 건성으로 듣고 '이 사람이 저 이야기를 끝내면 내가 하고 싶은 다른 이야기를 이어가야지'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대화의 본질은 흐려져 있구요.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전혀 존중하지 않는 대화법을 전개하고 만 셈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와 있을 때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에 서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한 일도 아니었고, 그네를 타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뿐이었지요. 친구의 이야기를 끊지도 않고 적당히 들어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때 친구가 이야기를 끝내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는 말하기 편안한 애야' 라구요.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터라 굉장히 놀라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단순한 결론이 나오더군요. 그저 들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을 끊지도 않고 그네의 흔들거림 속에서 그 아이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집중했습니다. 그 외는 다른 생각이 안 들었거든요. 그네의 흔들림과 그 와중에 보게 된 하늘이 아름다웠고 친구의 이야기 역시 그 기분 좋음의 일부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대답했다고 생각했지만 타인의 이야기에 가장 집중했던 순간이었구요. 말하는 쪽을 좋아하는 아이가 처음으로 듣는 일에만 열중한 것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친구와의 관계에서 주로 들어주는 사람이 되려고 해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생각되었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고 다른 흥미 있는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 답답하기 그지없더군요.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이야기하기 편한 사람'이 되어서 주위에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도 주위에 친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일방적인 호감을 표시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더군요.

이것 역시 간단한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판단하구요. 보통 듣는 쪽보다 말하는 쪽을 좋아하고, 들어주는 사람보다 말하려는 사람 쪽이 압도적으로 많으니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요. 듣는다는 간단한 일로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지요.

이 간단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막스선생님의 수첩에는 무엇이 있었나?' 입니다. 내용은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부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주인공은 오랜 스승인 막스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행복을 부르는 대화의 비결을 말이지요. 허나 그에게 도착한 것은 내용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수첩과 아내와 바다여행을 떠나라는 메모뿐이었습니다. 바다여행을 함께 하다보면 행복을 부르는 대화의 비결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것이었지요.

주인공은 반신반의하며 직접 배를 모는 20시간의 항해를 선택합니다. 아내와 같이 가본 적은 없으나 자신은 몇 번 가보았고 별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일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점차 행복을 부르는 대화의 비결에 대해 깨달아 갑니다.

책 자체는 그리 길지 않지만 그 이야기에 담긴 5가지 비결은 깊은 생각을 자아냅니다. 대화를 풀어나갈 때 상대가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하게 될 경우 이 책의 내용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구요. 자신이 아니라 상대에게 집중해서 대화를 펼쳐나가다 보면 상대를 이해하는 데 한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가지 비결을 이야기에 맞춰서 제시해나가는 형식이 좋았구요. 바다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함께 한다는 느낌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화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구요. 행복을 부르는 대화의 비결을 이야기로 풀어낸 '막스선생님의 수첩에는 무엇이 있었나?'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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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자기설명서
쟈메쟈메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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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가령 A형은 소심하지만 완벽주의자라거나, B형은 자기중심적이고, O형은 리더십이 있으며, AB형은 예술가형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단지 혈액형일 뿐인데 그게 그 사람의 성격을 보여준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오래 알아온 사람도 전혀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도 있구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을 그 사람의 성격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반 정도는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몇 년 전 강의시간에 갑자기 교수님이 바로 이 이야기를 꺼내시더군요. 그 때가 B형 남자에 대한 비난이 일 때라 그게 거슬리셨던 것 같습니다. 이어서 몇 명의 학생을 일어서게 하고 그 사람의 혈액형을 맞춰보게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맞히는 것이고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이 많으니 대부분 맞힐 걸로 예상했습니다. 허나 정확히 맞힌 경우가 거의 없었구요. 사분의 일의 확률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그 때 혈액형에 의한 성격 분류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혈액형에 대한 것은 띠별 운세나 별자리 운세를 보는 기분처럼 그야 말로 재미로 보는 정도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이 책 'B형 자기설명서' 역시 그런 맥락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렇게 말을 하면서도 정작 을 때는 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가족부터 친구들까지 대부분 B형이라서요. 그 사람들의 행동을 떠올리면서 '맞아, 딱 그렇더라'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키득거리면서 읽었구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B형에 대한 일반적 경향에 대해서 적어놓은 책입니다. B형에 대한 내용을 여러 가지 서술해놓고 해당되는 것을 표시하면서 읽어내려 가라고 쓰여 있더군요. 저는 B형이 아닌지라 B형인 주변사람들에 해당되는 내용에 표시를 했습니다.

서술된 내용의 예를 들면 '시시한 것에 열심이다, 집단행동 중에 혼자 나와 어슬렁거리면서 산책을 한다, 제멋대로이지만 자기만의 룰이 있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너무 잘 들어맞는 것 같아서 웃으면서 말해봤더니 바로 부인 당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스갯소리로 점쟁이한테 갔을 때 '집 앞에 감나무가 있지 않아?'하는 소리에 있다고 답하면 그래서 위험했던 것이다 라고 하고, 없다고 하면 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십 가지의 내용 중에서는 B형이 아닌데도 내 이야기 같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거든요. 오늘 신문 운세에 '기분 좋은 일이 있을 수도'라고 적혀 있는 걸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맞을 수도 안 맞을 수도 있고 성격을 표현한 말들이라 B형이든 B형이 아니든 어느 정도 해당되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책의 마지막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잘 살려둔 것 같았구요. 날카롭게 B형의 성격을 파헤쳐 놓은 것 같기도 했지만, 사람의 성격을 4가지로 국한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성격을 서술한 문장에 하나하나 표시해나갈 수 있는 구성이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읽으면서 해당되는 것에 표시한 후에 자신의 성격을 알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넘겨준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기회가 될 것 같았구요. B형으로서의 그 사람이 아니라 친한 그 사람이 직접 한 자기 성격분석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성격이나 자신의 성격을 맞춰보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읽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성격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 'B형 자기설명서' 굉장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어서 이어서 나올 'A형 자기설명서'를 기대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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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Che, 회상 - 체 게바라의 부인이자 혁명동지 알레이다 마치 회고록
일레이다 마치 지음, 박채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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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서점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평전을 봤을 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이 사람에게 이렇게 주목을 하는 걸까. 위대한 혁명가라고 하지만 갑자기 왜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에게 이렇게 열광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여러 번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봤지만 의문에 대한 뚜렷한 답은 얻지 못한 채 시간은 그저 흘러갔다. 그 동안 '체 게바라'라는 이름을 접하게 되는 일은 점점 많아졌다.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의 손에서, 서점의 진열대에서, 신문의 한 귀퉁이에서.

그를 소재로 한 책, 영화가 늘어갈수록 또 하나의 의문이 나를 괴롭혔다. 사람들은 정말 그를 이해하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소비하고 있을 뿐 일까. 반항아라고 하면 흔히 제임스 딘을 떠올린다. 정작 그가 출연한 영화도 보지 못했지만 영화에 나온 이미지가 곧 그가 되며 대중은 그저 그 이미지를 소비한다. 이제 혁명가는 곧 체 게바라라는 공식이 등장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을 때쯤 유행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어디까지나 전에 비해서.

얄궃게도 유행이 수그러들자 그에 대한 호기심은 더 늘어났다. 어떤 사람이기에 남미와 극동아시아라는 공간, 냉전시대와 글로벌주의가 범람하는 현재라는 시간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다.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었다.' 라고 평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혁명군을 이끌었으며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이력,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제3세계 해방을 꿈꾼 사람. 열세인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미국의 제국주의의 물결에 대항한 거인. 그의 수많은 이력과 샤르트르의 극찬이 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그에 대한 이미지만을 소비하면서 체 게바라에 대해 말하는 이 회고록을 펼쳤다. 체 게바라의 부인이자 함께 일해 온 혁명동지 알레이다 마치가 펴낸 그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다. 그래서 더 생생한 체 게바라에 대한 기억을 읽어낼 수 있었다. 40년 동안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에는 한 사람에 대한 연정, 존경, 행복, 아픔까지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볼리비아의 한 오두막에서 살해된 체 게바라의 유해가 30년 만에 발굴되면서 이제야 그와의 사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그의 아내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알레이다 마치는 지식욕이 큰 여성이었고 교육의 기회를 갈구했다. 그녀는 연이어 상급학교로 진학했다. 그런데 그녀가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 쿠바는 쿠데타에 휩싸였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 쿠데타에 대항할 세력을 미리 막기 위함이었으리라. 교육을 원하는 이에게 기회는 제공되지 않고 폭정이 이어졌다.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그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고 혁명의 바람을 부르는 측에 섰다. 점차 혁명의 중추를 담당하게 될 수록 그녀는 혁명군을 이끄는 체 게바라에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체 게바라가 사람을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한 첫 만남과 오해로 인한 엇갈림이 그녀의 기억에서 떠오른다. 첫 만남에서는 엇갈렸지만 후에 그녀는 체 게바라의 개인 비서로 일하게 된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회상하면서 알게 된 체 게바라의 심정과 행동, 그녀에 대한 연심이 계속 담담하게 서술된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흐르기 시작하는 동안 격렬하게 혁명이 전개되고 쿠바혁명 성공 직후 알레이다 마치는 체 게바라와 공식적으로 결혼한다. 행복했던 시간과 쿠바 변혁의 시간이 흐르고 체 게바라는 또 다른 여정에 나선다. 제3세계 해방의 길로.

한 사람에 대해서 온전히 읽어낼 수 있는 기록 같은 것은 없다. 설사 그것이 그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일기라 해도. 하지만 함께 혁명을 위해 싸웠으며 외롭지만 감정이 없는 것처럼 굳건히 견뎌 온 한 사람을 옆에서 지탱해 준 사람이라면 다른 누구보다 그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체 게바라는 양면적이다. 게릴라전의 명수이며 적은 수의 사람으로 혁명을 성공시킨 전략가, 신혼 직후 먼 곳으로의 순방을 떠나야 할 때 아내의 동행이 특혜라면서 거부할 정도의 원칙주의자, 행복한 미래를 마다하고 죽음의 위협이 판치는 세계로 돌아가 자신이 믿는 신념을 지키려는 혁명가 체 게바라가 있다. 이 쪽이 여태까지 드러났던 그의 모습이다. 반면 어른이라고만 생각하고 그의 보호를 원하는 한 여성에 대한 연정을 숨기지 못하는 연인이며 감성적인 시를 읊는 시인이자 죽을 지도 모르는 길을 떠나기 전 아버지 친구인 늙은 라몬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마지막으로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로서의 체 게바라가 있다.

그의 사후 많은 사람들은 그를 영웅시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회고하는 그의 모습은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사람'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샤르트르가 말한 완전한 인간이라는 평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수많은 고민, 아픔을 넘어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꿈꿨던 체 게바라. 21세기에 읽게 된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 체 게바라 그가 꿈꾸고, 싸웠으며, 죽어간 시간의 기록 '체Che, 회상'. 많은 사람이 추앙하는 영웅의 옆을 지켰으며 그 사람의 아이 넷을 키워낸 여성의 회고록을 읽고 나서야 왜 사람들이 체 게바라에 열광하는지 어렴풋하게나마 떠올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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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 서평단 알림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명승은 지음 / 한빛미디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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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웹툰에서 고등학생 때에는 개같이 공부해서 정승처럼 합격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 때에는 저 역시 전반적으로 입시 외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간 이후 친구를 따라 가본 동아리방 벽면에 붙어있던 종이의 문구가 더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주요 언론사의 이름을 적고 그 언론사를 비난하는 내용과 구독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거든요.

그 때 왜 언론사가 비난을 받는지 조금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살짝 알아보기는 했지만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닐 무렵은 학생들이 크게 데모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던 탓도 있었구요. 언론사가 아직 힘이 있기야 했지만 전 같은 힘을 구사하는 것은 아닌 탓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당연히 신문을 구독해야 한다고 하시던 부모님도 인터넷을 통해서 주요기사를 전부 읽을 수 있고부터 신문을 꼭 구독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시기도 했구요. 그래도 반 습관으로 계속 구독은 하고 있지만요. 더구나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언론사에서는 포털 사이트에 기사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읽길 바라며 여러 번 반복해서 보내는 편법까지 사용한다고도 하네요. 세상이 변했다고들 많이 아는데 미디어에 관해서는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또 PC통신이 대세이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초고속 인터넷이 대부분이고 매일 광랜으로 바꾸라거나 결합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습니다. 1인 미디어라는 블로그가 인터넷상을 가득 채우고 있구요. 예전에는 과제물을 할 때 신문 내용을 많이 참고했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검색합니다.

더구나 예전이라면 언론이 일방적으로 화두가 될 만한 사안을 뽑아서 제시했는데 이제는 넷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구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게재하기 쉬워졌고 그 책임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온 셈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풀어낸 책이 바로 이 책 '미디어 2.0' 입니다.

제목만 보고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읽기는 편한 편입니다. 인기있는 블로그가 될 수 있는 방법 같이 가벼운 주제부터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것까지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오가기도 하구요.

지은이가 기자이기도 하지만 블로그 운영자이기도 해서 미디어의 변화를 예리하게 짚어내기도 하구요. 1인 미디어의 흥미로운 점을 잘 지적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사 기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그 언론사를 거스르는 논조를 쓰기 어렵다는 부분도 어느 정도 공감을 가지게 하구요.

미디어라고 했을 때 멀게 느낀 감이 없지 않았는데 기존 미디어에서 웹 진화가 이루어진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미디어 2.0에 대한 설명을 이 책에서 읽으니 블로그에 대한 것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았구요. 체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화해나가는 미디어의 모습을 담아낸 이 책 '미디어 2.0' 인상 깊게 읽었구요.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 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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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 - 고대의 신비와 유물을 수호하라
데니스 키어넌.조지프 다그네스 지음, 이상구 옮김 / 보누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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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도 있지만 고고학자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인디아나 존스' 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고고학자가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은 묘하지만요. 모험에는 보통 모자를 쓰고 있고 공격은 물론이고 다용도로 채찍을 사용하며 임기응변으로 위험을 잘 넘기고 아버지가 주니어라고 부르면 화내는 인물인 인디아나 존스. 오래된 영화라 전체 줄거리보다 단편적인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이 책 '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이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배우 해리슨 포드가 아니라 인디아나 존스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던 탓도 있었구요. 인디아나 존스 영화 시리즈의 기억을 되살려주더군요. 음악까지 익숙할 정도로 유명한 영화지만 한참동안 속편이 안 나온지라 대략적인 것밖에 기억이 안 났었는데 이런 것이 있었나 하는 부분까지 가르쳐주더군요. 인디아나 존스의 풀 네임이 헨리 인디아나 존스 주니어 라는 것도 이 책을 보고 기억해냈구요.

그렇다고 해서 책의 주요장면만을 단순히 나열해놓은 책은 아닙니다. 탐험가이드라는 내용에 맞춰서 영화의 장면을 사용하고 있는 책이구요. 그래서 책의 첫 내용도 탐험을 계획하고 탐험가방을 싸는 법을 가르쳐주는 군요.

여기까지는 활용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제목이 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이니 만큼 채찍 쓰는 법을 설명한 부분이 이어집니다. 영화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여러 모로 쓸모 있게 쓰기야 합니다만 어째 배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더군요. 아이들이 보고 따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독극물로부터 살아남는 법, 쓸모가 있을 지 없을지 알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일반인이라면 굳이 이런 상황이 나올까 싶기도 했지만 함부로 대응하지 않게 쓸데없는 '첨가물을 삼가라'라는 조언은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디까지나 인디아나 존스는 영화여서 위기에도 처하고 거기에서 벗어나기도 한 건데 말이지요. 이 정도 읽으니 대강 책의 성격이 드러나더군요.

코끼리 다루는 법이나 묶여 있을 때 풀려나는 법처럼 나름 쓸모 있을 것 같은 법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서술 내용은 기억해두면 좋고 어디까지나 절대 활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방법이 대부분입니다. 제목이 '일반인을 위한 탐험가이드'가 아니라 '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이니까요. 인디아나 존스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고비를 계속 넘는 탐험을 갈 것이 아니라면 실제 활용할 확률은 아주 낮은 책이구요.

하지만 책의 주제에 맞춰서 영화의 해당 장면이 곳곳에 실려 있고 영화 속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는 게 꽤 즐겁더군요. 어디까지나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기억을 되살리는 게 즐거운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안 그래도 한참 만에 속편이 나온다고 해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전편을 다시 볼까 했던 참이라 이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쓸데없는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인디아나 존스와 같이 탐험을 하는 기분도 살짝 맛보고 즐겁게 받던 영화내용도 되살릴 수 있었어요.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인디아나 존스 영화시리즈 팬이신 분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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