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윌러비 가족 생각하는 책이 좋아 2
로이스 로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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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전에 빨간 머리앤을 다시 읽어보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더군요. 앤의 어렸을 때부터 나이 먹은 이후까지를 읽은 것도 좋았지만 가장 신선했던 것은 제가 앤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흔히 빨간 머리 앤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앤의 유년기를 다룬 첫 권입니다. 어렸을 때는 독특한 발상을 하는 앤이 재밌기는 했지만 앤이 왜 그렇게 어른들에게 사랑받았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읽으니 앤의 말들이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한 것인지 그런 앤이 얼마나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더군요. 특히 외로운 생활을 하던 어른이라면 상상력이 풍부한 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 말을 듣는 즐거움과 앤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지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빨간 머리 앤 속에서  다이애나의 친척인 조세핀 할머니가 앤을 입양하고 싶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야기 속에서도 앤을 매우 마음에 들어했구요. 다른 아이를 입양하는 것도 생각해봤겠지만 다른 아이를 입양해봤자 그 아이는 앤이 아니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책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이 눈에 띄었습니다. 옛날에 윌러비라는 성을 가진 가족이 있었고, 그 집에는 참을성이 없는 아빠와 게으르고 심술궂은 엄마, 대장행세하기를 좋아하는 맏이 팀, 쌍둥이 남자 아이 바나비 A, 바나비 B, 소심한 막내 딸 제인까지 여섯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옛 이야기에 나옴 직한 이 가족의 집 문 앞에 어느 날 갓난아기가 들어 있는 바구니가 버려집니다. 보통 옛 이야기의 가족이라면 이 아기를 가족의 일원으로 맞았을 겁니다. 허나 어디까지나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의 선택은 다릅니다. 다시 그 아기를 다른 집 문 앞에 내다버린 것이지요.

다만 이름을 지어줍니다. 아기의 이름은 '루스'로 자신들이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이니 그렇게 붙여야 한다는 겁니다. 무자비한이 영어로 ruthless이고 ruth(슬픔)+less(없다)로 단어가 쪼개지니 결국 말장난인 셈입니다. 어쨌든 아기의 운명은 다시 한 번 다른 사람의 손에 놓인 가운데 윌러비 가족의 네 아이는 '빨간 머리 앤'을 떠올리면서 착하고 똑똑한 고아가 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요. 네 아이에게는 부모가 있다는 점입니다. 팀을 밉살맞다고 표현하고 쌍둥이는 구분이 가지 않아서 싫고 제인은 징징대기 때문에 짜증스럽다고 말하는 부모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즉, 네 아이가 고아가 되려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나름 치밀하게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에 착수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런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부모님 역시  '헨젤과 그레텔'을 읽고 아이들을 버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인 셈이지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버리려는 계획을 세우는 부모와 자신들을 잘 돌봐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없애려 계획하는 아이들이 자아내는 이야기라 내내 웃게 되더군요. 또 세계명작을 패러디한 부분도 재밌지만 서로 계획을 실행하려는 방식이 꽤 현실성이 있습니다. 한 쪽은 불량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보내려하고 한 쪽은 집을 팔아서 아이들을 쫓아내려 합니다.

이 이야기에 버려진 아기와 '메리 포핀스'를 생각나게 하는 보모, 부유한 후견인, 유산 상속자이지만 오래 전에 실종된 아이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미묘한 즐거움을 낳습니다.

여러 세계명작을 패러디한 동화이니 만큼 그 동화를 미리 읽어보고 어떤 동화가 패러디되어 있는지 찾으면서 읽으면 더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 속의 세계명작은 윌러비가의 네 아이들이 언급하기도 하고 이야기 전개 속에 숨어 있기도 합니다. 그 절묘한 비틀기가 더 재밌더군요. 그리고 끝 부분에 이 책에 나오는 세계명작이라는 부록이 있어서 어떤 세계 명작이 나왔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한 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른 많은 세계 명작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 더 즐거웠구요. 기본적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가족의 이야기라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무자비한' 가족의 이야기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 아주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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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
스테이시 버단.페리 이트맨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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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에 뛰어들 수 있는가와 없는가는 그에 해당하는 돈을 가지고 있느냐와 없느냐로 갈린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는 돈이나 다른 여건의 준비도 있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느냐에 많이 좌우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프리카에 가서 신발을 파는 일에 대해서 한 사람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판매 가능성이 없는 곳이라고 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신발을 아무도 신고 있지 않으니 잠재적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사고방식에 따라 어떤 일은 큰 기회일 수도 아무 일도 아닌 것일수 있다는 겁니다.

생각을 바꾸어 남들이 못 보던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 바로 이 책 '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가 보여주는바 입니다. 해외근무는 고된 것이고 가능하면 국내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책이더군요.

직장에서 근무하는 많은 여성들이 항상 불평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유리천장'이 있다는 겁니다.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승진이 막힌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것을 넘기 위해서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사고와 행동을 하는 여성도 등장했구요. 물론 여기서 남자답다는 것은 고정관념에 따른 것입니다만, 얼마 전까지는 이게 좋은 전략으로 보였습니다. 허나 아무리 과장되게 남자답게 굴어도 유리천장은 쉽게 부서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성의 성공에는 여자다운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아직은 남성위주 권력사회에서 승진하려면 뛰어난 능력은 물론이고 남들과 확실하게 다른 경력이 필요합니다. 그걸 해외에서 얻으라고 조언하는 거지요. 모든 경력을 국내에서 충당하면 안정적이기는 하겠지만 고속승진이나 어느 한도를 넘는 높은 직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그렇지만 해외로 나간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해외에 인재를 파견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어갑니다. 그것을 감수하고 해외에 파견된 인재라면 무언가 더 뛰어날 거라고 주변에서 기대하기 마련이고 전문가로서 존중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여성이 해외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주목도 많이 받고 그 기대치도 더 큽니다. 또한 남성이 아니라서 기존의 권력구조 어디에 해외근무를 온 여성을 두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권력분쟁 밖에 서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마음껏 역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일을 해도 흔치 않은 외국인 여성이라서 단연 화제의 대상이구요. 더구나 경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물론 안정적 기반을 떠나 해외라는 불안정한 곳으로 향해야 하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성차별이 심해서 여성이 일하는 것 자체를 억누르고 있는 나라도 있구요. 하지만 읽다보니 이점이 단점보다 많아서 성공하고 싶다면 해외로 나가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 '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는 여성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다각도로 다룬 책입니다. 해외로 나갔을 때의 이점과 그로 인해서 힘든 점, 어떻게 하면 해외근무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해외근무를 하면서 주의할 점부터 해외근무를 하는 동안의 일과 이후 복귀하는 것 까지 해외근무에 대해서 다양하게 다루고 있구요. 각 장마다 실제 해외근무를 선택했던 여성의 경험이 자세하게 쓰여 있어서 해외근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게 합니다.

거기에 튀니지 같은 경우에는 여성의 부탁을 거절하면 아주 무례한 남자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일하기 오히려 편했다는 내용의 일화 등 여러 재밌는 이야기를 곁들여서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꽤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편입니다. 제목이 '여자, 성공하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라'인 만큼 해외근무에 대해서 관심 있는 여성이나 해외근무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성공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꽤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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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소리가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18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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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깊은 숲 속 한적한 길에 두 여자가 웅크리고 있다. 피난처인 산막으로 가는 한적한 길, 함부로 움직이면 발견되고 만다. 그렇다고 길을 벗어나면 돌아갈 길을 잃을 뿐 아니라 숲에서의 생존확률은 높지 않다. 그 때 앞 쪽과 뒤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둘 중 하나는 두 여자를 찾는 형사의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도끼를 든 살인마의 것이다. 두 여자는 망설인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운 좋게 형사를 선택한다면 형사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테지만 살인마를 선택한다면 피묻은 도끼에 희생될 뿐이다.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에 두 여자는 두려움과 초조함에 휩싸인다. 그리고 선택한다. 그 선택이 살인마의 앞으로 뛰어드는 것이 될 것인지 목숨을 구할 유일한 것일지 알 지 못한 채…….

얼마 전 우연하게 본 일본 드라마 '리모트'에 나온 한 장면입니다. 숲 속의 두 여자가 있는 장면에서 시작되어 누군가의 발소리로 상황이 급변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이 책 '노크 소리가'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와 달리 숲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도 아니고 한 시간 정도의 드라마 속의 한 부분이지만 누군가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발전하고 선택에 따라 변하는 결말이라 문득 이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노크 소리가'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노크 소리가 났다.'

호시 신이치의 쇼트 쇼트 중 다수는 단순한 공간에 누군가가 있고 그 장소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상상 외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다가 누군가가 떠나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그 떠나는 누군가는 앞서 왔던 이 일수도 있지만 원래 있던 이 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 누군가는 'N씨' 혹은 그저 '남자'라는 식으로 표현되어서 애매모호한 점이 더해지구요. 주체가 사람이 아닌 경우까지 있으니 이야기의 모호성은 더해집니다. 단순한 구조 그 와중에 상상을 뒤집는 전개를 보여주는 거지요. 그래서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볼 때 자주 떠오르는 생각이 연극으로 상연하면 좋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이야기가 짧기는 하지만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누군가 등장해서 벌어지고 누군가 퇴장하면서 끝이 나는 이야기라는 점이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했습니다. 이번 '노크 소리가'의 경우에는 그런 생각이 더 자주 들더군요. 노크는 누군가의 방문이 있음을 말하니까요.

거기에 이 한 줄 '노크 소리가 났다.'는 상상력을 꽤나 자극하는 면이 있습니다. 사실 누군가가 이야기에 참여하는 것은 전화벨이 울리면서라든지 초인종을 울린다던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노크 소리라는 것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누군가가 밖에 서 있는 셈입니다. 알 수 없는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누군가가 밖에서 누군가의 생활이나 이야기에 끼어들려고 한다는 점이 호기심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더군요. 밖에 누군가는 너무도 두렵지만 동시에 설레는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포는 그 진실이 드러나기 직전이 가장 강렬하니까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을 공격한 사람이 정체불명의 누군가였던 것과 주인공의 친구 모모씨라고 밝혀진 이후의 긴장감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매번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두근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가 등장할 것인지,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를 말입니다.

그 점을 가장 즐겁게 생각하면서 읽은 탓에 뒷부분은 사실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권이 얇을 것을 우려한 탓인지 '노크 소리가 났다.'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24가지 이야기 중에서 15번째 이야기 '인형'까지더군요. 물론 누군가의 개입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이고 등장인물이 모호한 호시 신이치 특유의 특징은 뒤에 등장하는 이야기 쪽이 더 강합니다. '노크 소리가 났다'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호시 신이치의 쇼트 쇼트 치고 약간 긴 편인 10~12쪽 정도고 등장인물의 이름도 명확하게 '하라구치 아키오'라는 일본이름이 나옵니다. 하지만 '노크 소리가 났다.'라는 문장이 주는 긴장감을 즐기고 있던 터라 뒤가 아쉬웠네요.

짧은 이야기, 긴 여운의 쇼트 쇼트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기도 하고 흡입력도 큰 편이라 단숨에 읽게 되는 편입니다. 이번 '노크 소리가'도 다르지 않구요. 정체불명이어서 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노크 소리가'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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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심리학 A형 - 마음을 움직이는 휴머니스트
스즈키 요시마사 지음, 이윤혜 옮김 / 보누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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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혈액형이 성격을 좌우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일본 말고는 믿는 나라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4가지 분류로 사람의 복잡한 성격을 전부 포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성격에 따른 혈액형 예측이 맞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AB형의 경우 백명 중 한 명이 있다는 소리도 있으니 더 그렇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성격을 보고 저 사람은 무슨 혈액형일 것이다 하고 속단합니다. 덕분에 제 친구는 항상 B형으로 오인을 받습니다. A형이지만 흔히 A형 성격이라고 생각되는 소심한 완벽주의자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A형 성격이 있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기야 '당신은 섬세한 면이 있습니다.'라고 하면 어느 정도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없는 것과 같겠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이 책 '혈액형 심리학 A형'에서는 A형의 성격 유형을 9가지로 구분합니다. 여린 마음 타입, 친절 과잉 타입, 완벽주의 타입, 다정다감 타입, 엄격한 타입, 군주 타입, 친근한 타입, 포커페이스 타입, 챔피언 타입으로 말입니다. 혈액형에 포괄되는 특성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혈액형을 9가지 스타일로 분류하는 것이 특색 있더군요. 그에 맞춰서 자신이 아는 사람은 9가지 중에 어떤 유형일까 하고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다른 세 혈액형이 A형을 바라보는 것이나 A형이 다른 세 혈액형을 보는 시각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그 점입니다. 다른 혈액형과 힘의 역학관계를 보여주더군요. 예를 들어 A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O형과 AB형에 강하고 B형에 약하다고 합니다. B형의 경우 A형에는 강하지만 O형과 AB형에는 약하구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질적인 것이지 육체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구요.

또한 A형의 성격분석에 그치지 않고 다른 혈액형의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한 조언을 해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것을 위해 사랑, 결혼, 가족, 일이라는 주제를 들고 각 경우의 A형과 다른 혈액형과의 관계에서 어떤 점이 부딪힐 수 있고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은지 설명해주더군요. 가령 결혼에서는 A형 남편과 다른 혈액형의 아내가 어떤 점에서 서로 불편할 수 있는지를 가족에서는 A형 자녀 혹은 A형 부모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지를, 일에서는 A형 동료 혹은 상사와 일하면서 주의할 점을 지적해줍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지막장 '관계'에서는 일대일로 어느 쪽이 강한가가 아니라 세 명이 있을 때 힘의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구체적인 예를 말하면서 설명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기질적으로 A형은 O형과 AB형보다 강하기 때문에 일대일의 상황에서는 두 혈액형의 사람에게 크게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대일인 경우에는 약자가 강자에게 호감을 표시한다는 것이지요.

허나 세 명인 경우에는 강자가 먼저 약자에게 다가선다고 합니다. 평소에야 강자인 B형 쪽이 매력적이지만 팀으로 움직여야 하는 경우라면 자신의 뜻에 따르게 하기 쉬운 약자가 옆에 있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세 명이상이 되면  A형은 B형을 멀리하고 O형, AB형과 친해지려 한다고 하더군요. 혈액형에 의한 힘의 구조라니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정확도에 대해서는 크게 신뢰가 가지는 않았지만요.

혈액형은 수혈할 때 말고, 성격에 대해서 말할 때는 반은 재미로 읽는 편이라서요. 하지만 책 자체는 읽기에 편하고 친구와 저의 역학관계를 생각하면서 읽어서 재밌었어요.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싶었구요. 혈액형이 그 사람 성격의 전부를 말해주는 일이야 없겠지만 이런 식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되짚어 볼 수 있다니 그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싶었구요. 무조건 믿지만 않는다면, 그저 재미로 읽는 다면 더 좋을 '혈액형 심리학 A형'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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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00배 즐기기 - 세계를 간다 101, '08-'09, 개정10판 세계를 간다
정기범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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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는 풍경, 매일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 비슷하게 돌아가는 일상이 계속 되다보면 쳇바퀴 돌듯이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 간절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여행가고 싶다는 것이구요. 다른 날보다 유난히 길끝이 길어보일때 멍하니 그 길 끝을 바라보면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하지만 여행이란 것이 그저 떠나도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전준비를 착실히 해두지 않으면 곤란한 것이기도 합니다. 방랑자로 생을 살 것이 아닌 다음에야 짧은 휴가기간에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잘 모르는 곳에서, 제한 된 시간 내에, 잘 논다'라는 3가지를 아무 계획 없이 충족시킨다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 관련 서적입니다. 자신이 갈 여행지의 사전정보를 모아서 미리 착실하게 시간계획을 짜 놓으려는 것이지요. 거기에 여행지를 사전 답사하는 기분도 맛 볼 수 있구요.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거울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책 '유럽 100배 즐기기'는 아주 편한 책입니다. 일단 제목이 유럽 100배 즐기기이니 만큼 유럽 전역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구요. 100배까지는 아니라도 이 책을 읽고 바라던 여행지를 방문하면 10배 정도는 즐거울 것 같습니다.

책은 다양한 정보를 꽉 채웠다는 느낌이 있어서 꽤 두툼한 편입니다. 허나 4권으로 분권이 되게 되어 있어서 가려는 여행지의 정보가 들어있는 부분만 휴대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정보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제일 앞에 그 나라의 역사, 음식, 기후적 특징, 주의사항, 우편과 통신수단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휴일부터 관공서, 은행, 상점의 영업시간과 대사관이나 응급전화의 번호를 적어둔 긴급연락처 항목도 있구요. 거기에 전화요금은 얼마인지 인터넷 사용료는 얼마인지까지 적혀 있어서 간략히 설명하는 기초정보치고 꽤나 세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그 나라에 어떤 수단으로 도달할 수 있는지, 도시별 주요 볼거리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곳에 어떻게 가는지를 화려한 사진과 함께 꼼꼼하게 설명해줍니다. 거기에 근거리에 있는 주요관광지 코스를 짜준 'Best Course'까지 곁들여 있구요. 그리고 각 볼거리는 별 3개로 평가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볼 만한 것인지 예상을 하게 하네요. 또 그 지역에서 묶을 만한 여러 숙소에 대한 소개와 이용요금, 먹을거리, 놀 거리까지 소개되어 있구요. 나라별로 대도시로 시작해서 그 대도시에서 갈 수 있는 소도시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하나하나 세심한 편이라 모로는 곳에서도 이 책이 있으면 어느 정도 든든한 마음이 생길 것 같네요.

1권에서는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우 영어권 국가이기도 하고 특히 영국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장소가 꽤 있어서요. 모르는 곳에 대해서 괜스레 친숙한 느낌을 가져봤습니다. 영국의 경우 지하철이 잘 되어 있어서 런던의 명소를 소개할 때 지하철 어느 역에서 하차한 후 몇 분 거리라고 소개되어 있는 점이 꽤 좋았어요. 박물관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박물관을 설명하는 부분도 좋았구요. 셜록 홈스 박물관이 가상의 번지였던 베이커가 221B에 들어섰다는 정보도 이채로웠구요.

2권에서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크로웨이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오스트리아 명소 소개에 마음이 혹하더군요. 그만큼 소개되는 장소가 화려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아내구요.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왕실 보물관 설명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찔렀다는 창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 있었는데요. 진품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저런 것이 있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크로웨이샤를 설명하면서 크로아티아는 일본식 발음이고 보통 크로웨이샤로 불린다고 쓰여 있더군요. 몰랐던 걸 하나 알았네요.

3권에서는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을 소개하고 있구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설명하면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예술품을 보려면 루브르 박물관을, 미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작품을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고르라는 조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 다 볼 것이 풍부하니 여유 있게 시간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겠다 싶었구요.

4권에서는 이딸리아, 그리스,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딸리아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한 이야기가 재밌었어요. 베네치아 처녀들이 대거 납치되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청년들이 작은 배를 통해 구출 작전을 펼친 게 곤돌라의 유래라는 설명이었어요. 확실한 것은 아니고 유력한 이야기라지만 그럴듯하더군요.

그 외에 여행을 준비할 때 알아둬야 할 개괄적 지식을 권말에 알려주고 있는데요. 기차시각표 보는 법까지 설명해주니 처음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정보를 꽉 채우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철저한 사전계획으로 '잘 모르는 장소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유럽 100배 즐기기' 상당히 좋았어요. 아직 훌쩍 떠날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후에 여행 갈 날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는 책이었구요. 언젠가 길 끝이 길어 보일 때 이 책을 들고 훌쩍 떠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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