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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00배 즐기기 - 세계를 간다 101, '08-'09, 개정10판 ㅣ 세계를 간다
정기범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매일 보는 풍경, 매일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 비슷하게 돌아가는 일상이 계속 되다보면 쳇바퀴 돌듯이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 간절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여행가고 싶다는 것이구요. 다른 날보다 유난히 길끝이 길어보일때 멍하니 그 길 끝을 바라보면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하지만 여행이란 것이 그저 떠나도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전준비를 착실히 해두지 않으면 곤란한 것이기도 합니다. 방랑자로 생을 살 것이 아닌 다음에야 짧은 휴가기간에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잘 모르는 곳에서, 제한 된 시간 내에, 잘 논다'라는 3가지를 아무 계획 없이 충족시킨다는 것은 꽤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 관련 서적입니다. 자신이 갈 여행지의 사전정보를 모아서 미리 착실하게 시간계획을 짜 놓으려는 것이지요. 거기에 여행지를 사전 답사하는 기분도 맛 볼 수 있구요.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거울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책 '유럽 100배 즐기기'는 아주 편한 책입니다. 일단 제목이 유럽 100배 즐기기이니 만큼 유럽 전역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구요. 100배까지는 아니라도 이 책을 읽고 바라던 여행지를 방문하면 10배 정도는 즐거울 것 같습니다.
책은 다양한 정보를 꽉 채웠다는 느낌이 있어서 꽤 두툼한 편입니다. 허나 4권으로 분권이 되게 되어 있어서 가려는 여행지의 정보가 들어있는 부분만 휴대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정보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제일 앞에 그 나라의 역사, 음식, 기후적 특징, 주의사항, 우편과 통신수단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휴일부터 관공서, 은행, 상점의 영업시간과 대사관이나 응급전화의 번호를 적어둔 긴급연락처 항목도 있구요. 거기에 전화요금은 얼마인지 인터넷 사용료는 얼마인지까지 적혀 있어서 간략히 설명하는 기초정보치고 꽤나 세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그 나라에 어떤 수단으로 도달할 수 있는지, 도시별 주요 볼거리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곳에 어떻게 가는지를 화려한 사진과 함께 꼼꼼하게 설명해줍니다. 거기에 근거리에 있는 주요관광지 코스를 짜준 'Best Course'까지 곁들여 있구요. 그리고 각 볼거리는 별 3개로 평가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볼 만한 것인지 예상을 하게 하네요. 또 그 지역에서 묶을 만한 여러 숙소에 대한 소개와 이용요금, 먹을거리, 놀 거리까지 소개되어 있구요. 나라별로 대도시로 시작해서 그 대도시에서 갈 수 있는 소도시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하나하나 세심한 편이라 모로는 곳에서도 이 책이 있으면 어느 정도 든든한 마음이 생길 것 같네요.
1권에서는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우 영어권 국가이기도 하고 특히 영국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장소가 꽤 있어서요. 모르는 곳에 대해서 괜스레 친숙한 느낌을 가져봤습니다. 영국의 경우 지하철이 잘 되어 있어서 런던의 명소를 소개할 때 지하철 어느 역에서 하차한 후 몇 분 거리라고 소개되어 있는 점이 꽤 좋았어요. 박물관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박물관을 설명하는 부분도 좋았구요. 셜록 홈스 박물관이 가상의 번지였던 베이커가 221B에 들어섰다는 정보도 이채로웠구요.
2권에서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크로웨이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오스트리아 명소 소개에 마음이 혹하더군요. 그만큼 소개되는 장소가 화려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아내구요.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왕실 보물관 설명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찔렀다는 창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 있었는데요. 진품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저런 것이 있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크로웨이샤를 설명하면서 크로아티아는 일본식 발음이고 보통 크로웨이샤로 불린다고 쓰여 있더군요. 몰랐던 걸 하나 알았네요.
3권에서는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을 소개하고 있구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설명하면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예술품을 보려면 루브르 박물관을, 미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작품을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고르라는 조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 다 볼 것이 풍부하니 여유 있게 시간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겠다 싶었구요.
4권에서는 이딸리아, 그리스,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딸리아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한 이야기가 재밌었어요. 베네치아 처녀들이 대거 납치되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청년들이 작은 배를 통해 구출 작전을 펼친 게 곤돌라의 유래라는 설명이었어요. 확실한 것은 아니고 유력한 이야기라지만 그럴듯하더군요.
그 외에 여행을 준비할 때 알아둬야 할 개괄적 지식을 권말에 알려주고 있는데요. 기차시각표 보는 법까지 설명해주니 처음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정보를 꽉 채우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철저한 사전계획으로 '잘 모르는 장소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유럽 100배 즐기기' 상당히 좋았어요. 아직 훌쩍 떠날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후에 여행 갈 날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는 책이었구요. 언젠가 길 끝이 길어 보일 때 이 책을 들고 훌쩍 떠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