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습관의 힘 - 능력을 10배 더 빛나게 하는 자기경영 기술
바바라 패치터 지음, 유혜경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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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더 큰 것을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사람의 평가를 좌우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단 하나의 작은 습관이 있다면 성공의 길은 멀기만 하다. 한 예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만 인사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렇다 쳐도 그의 상사가 그 사람을 싫어한다면 승진은 점점 더 요원한 일이 되기 쉽다.

사람의 뇌는 감정에 좌우된다. 그런 마당에 작고 사소한, 그러나 사람들을 질색하게 하는 작은 습관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방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같은 능력 혹은 약간 차이가 나는 능력이라도 감정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좋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더 주어지기 마련인 것이다. 물론 공정하지는 않지만 슬프게도 세상에 공정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 <사소한 습관의 힘>에서는 유능한 사람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사소한 습관들에 대해서 말한다.

작은 것을 무시해서 거대한 재앙을 가져온 것이다. 습관은 그 사람을 이루는 총체이고 사람의 시각이란 편협해서 단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그 사람을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만 잘해도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이 되지만 온갖 능력에도 불구하고 거슬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쓸모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소한 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다.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그 사람의 인품이 어느 정도 반영된다. 같은 일을 하는 재택근무자에게 일을 맡길 때 좀 더 프로다운 사람을 원하지 전화 통화 중에 아이에게 소리치는 사람을 고용하고 싶은 고용주는 없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소한 습관들을 하나하나 지적해주는 것이 신선한 생각이 들었다. 인사만 해도 난처할 때가 있다. 어느 정도 거리에 있으면 인사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인사는 반드시 해야 하는 법이다. 덕분에 어정쩡한 거리에서 고개를 숙여서 적절한 순간을 놓치기도 한 적이 많았다. 다행히 상대가 인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을 따르면 열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는 아는 척을 다섯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는 말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와는 약간 거리 관념이 다른 면도 있기야 하겠지만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인사의 거리에 대한 것까지 생각하게 했다.

또한 흔히 사용하게 되는 이메일에 대해서도 말을 맺을 때 이모티콘을 쓰지 말라거나, 단순하면서도 간결한 문장을 써서 전달력을 높이라는 등 참고할 부분이 많았다. 끝부분에 가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할 때 올 수 있는 사소한 문제점들까지 언급되어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평소의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하는 점, 말하는 속도부터 결코 욕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잊게 되는 부분을 지적한 것도 좋았다.

때때로 잊어버리지만 사람을 구성하는 것은 작은 것들이다.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서 한 사람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 사람과 소통하면서 그 사람의 전체를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은 그 사람의 단면에서 그 사람을 읽고 판단의 척도로 사용한다.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사소한 습관에 발목을 잡혀서 성공의 길이 막힌다면 그 이상 억울한 일이 있기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회사로 면접을 오게 할 때 회사에 들어온 그 시점부터 전부 주목하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작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세상이다. 때로는 습관이 그 사람의 거울이 되고 작은 것이 전부로 보일 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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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대화법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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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외모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일상 생활에서 하는 말의 태반은 사실 별 필요가 없는 것일 때가 많다. 더구나 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외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대화 상대방을 피곤하게 한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어서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조차도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 마당에 상대방에 대한 칭찬도 아닌 외모를 지적하는 것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즐거울 리가 없다. 또한 상대의 마음상태에 대해서 들어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매번 만날 때마다 푸념하는 상대는 그저 피곤한 사람일 뿐이다.

자신의 불행과 병은 자랑하지 않는 편이 좋다. 아주 친한 사람이라면 그 처지에 공감해서 안 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동정도 일종의 관심이니 한두 번은 몰라도 그 상태에 중독되어 계속하여 그런 상태가 반복된다면 점차 인간관계는 얄팍해지고 말 것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친했으나 지금은 멀어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입만 열면 자신에 대한 것밖에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인간관계는 자신의 숭배자와 쌓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온통 자신에 대해서만 말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게다가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 남의 큰 고통보다 자신의 손가락이 종이에 벤 것이 더 신경 쓰이는 법이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관계를 원활히 하고 유지하고 싶다면 한 가지 묘안이 있다. 남에게 적절한 주목을 받으면서 함께 있기에 유쾌한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물론 진짜 인기는 조용히 말을 들어주는 사람 쪽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잘 났다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으면 병풍 취급당하기 쉽다.

결국 함께 있기 부담이 없으면서 적당히 유쾌한 사람이 인기를 끈다고 이 책 <긍정의 대화법>에서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적당히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적당한 순간 적절한 장소에서 사람을 웃게 한다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일단 그 사람이 들었을 만한 식상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뻔한 것이어서도 안 된다. 사람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려면 논리적으로 말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결말로 기발하다는 생각을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생각을 인지하기도 전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얼마 전에 가짜 웃음조차도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슴에서부터 올라오는 웃음이 아니라도 활짝 웃으면 사람의 몸은 속는다는 것이다. 피곤한 하루에서 잠시나마라도 웃게 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의 활력소가 되어 줄테고 자연히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조언과 함께 여러 가지 농담을 모아서 보여준다. 거기에 사람은 크게 독수리형, 종달새형, 비둘기형, 부엉이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그에 맞는 긍정화법을 써보라는 세분화된 조언까지 해준다.

사실 책의 저자와 유머코드가 맞지 않는지 그리 재미있는 유머는 없었다. 대개 알고 있는 것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싫어하는 화자의 유형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혼자 웃어서 김새게 만드는 사람을 생각했던 터라 '맞아'라면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꽤 있었다. 매력에 분명 유머감각도 큰 부분을 차지 할 것이다. 사람을 웃게 만드는 사람은 그만한 노력과 통찰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 유머감각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것을 장려하는 내용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웃음이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푸념만 늘어놓는 사람보다는 훨씬 낫다. 유머도 타인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만 구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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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0초 - 하루 30초,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시간
다나카 우루베 미야코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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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가고 싶은 길을 가라>에 이런 대목이 있다. 주인공 줄리앙은 배우 니콜 키드먼이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상대는 이렇게 묻는다. 그녀를 정말 아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일 것 같으냐고 말이다. 모든 거품을 걷어내고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미녀지 세계 최고 미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니콜 키드먼은 세계 최고의 미녀로 손꼽힌다. 그 이유는 그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시각은 의외로 편협해서 객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타인에 대해서 평가할 때 자신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바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자신이 아주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사람은 허리를 쭉 펴고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반면 자신이 정말 별거 아닌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는 허리도 구부정하고 표정도 주눅이 들기 마련이다.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다가 날씬한 몸매를 가진 여자 연예인을 보았다. 그나마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평균 이상의 체형과 미모, 가창력을 자랑하는 신인 가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아름다워 보이지도 매력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자세히 관찰하니 구부정한 허리, 움츠린 어깨, 불안한 표정과 시선처리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가진 매력을 그녀 자신이 깎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그다지 크지 않은 키, 특별할 것 없는 얼굴과 가창력을 가진 댄스 가수가 있다. 그럼에도 그는 멋져 보였다. 다소 과도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그의 자신감과 본인이 자신을 '굉장히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타인이 자신을 작게 만드는 경우는 없다. 자신을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이다.

그렇다면 감정을 조절하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품게 된다면 삶은 한결 편해질 것이다. 자신도 보다 나은 자신을 마주하게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말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라도 그런 말을 듣게 된다면 선순환이 계속 될 터다. 그런 면에서 이 책 <1일 30초>는 얇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유용한 책이다. 하루 30초라고 하면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지만 계속 쌓인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 책에서 다른 내용은 다 제외하고라도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사람의 뇌는 감정에 좌우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발끈해서 하루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후에 되새겨보면 별 것 아닌 일에 휘둘렸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동시에 그런 일에 휘둘렸다는 자체가 화가 나기까지 한다. 그런 감정들을 조절하게 도와준다니 일단 좋았다. 사람은 대개 긴장된 상황에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등 신체적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정작 그런 상황을 조정하는 것은 감정과 그에 대한 마음들이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그 상황을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으로 생각할 수도 그저 그런 일로 생각하고 지나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에서 자기대화를 통해 객관적 시야를 회복하거나 긍정적인 사고로 유도해 신체적 반응을 억제하면 된다고 한다. 또한 부정적 사고를 할 때 손목의 밴드를 당겼다 놓는 식으로 통각을 자극해서 그 생각을 날려 보내는 것이나 긍정적 기운이 숨을 들이쉴 때 몸 안에 가득 찬다고 생각하고 부정적 기운이 숨을 내실 때 몸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라는 호흡법도 좋았다. 단순한 것들이 많아서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는데 마침 사소한 일로 울컥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그럴 때 자기대화와 호흡법을 병행했더니 평소라면 짜증을 부렸을 일인데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다. 부글부글 마음이 끓어오를 일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하루 30초는 분명 짧다. 하지만 그 30초가 하루의 기분과 중요한 순간을 결정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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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
정세영 글.그림.사진 / 이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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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물질로 표현된 것 중에서 가장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요리'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고 마음이 담긴 요리를 먹으며 즐거워하고 먹은 후에 든든함을 느끼는 것은 다른 것과는 조금 다른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 나라, 그 지방의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는 것도 요리다. 수탈당했으나 그래도 풍요로운 곡창 지대의 음식은 맛깔나는 것이고 수탈당할 것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곳의 음식은 소박하다. 다른 지역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소 덜 익은 것처럼 보이는 몽골의 요리에는 그 특유의 문화와 이유가 담겨 있으며 그 안에 담긴 마음에 한층 풍성한 것이 된다.

이 책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는 그런 요리에 숨은 '마음'을 담아내려 노력한 책이다. 한동안 한적한 스페인 마을에 있다가 돌아왔으며 지금도 훌쩍 떠날 기회만 노리고 있다는 저자의 에세이에는 요리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이야기를 끌어낸다. 한적하지만 따스한 스페인 마을의 정취에 잠기다보면 일러스트로 표현된 레시피가 점차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나 독특했던 점은 사진작가이자 스페인요리 전문가의 키친 에세이집인데도 정작 요리 사진은 실려 있지 않다.

전부 일러스트다. 그것이 독특해서 레시피인데도 그 순서를 좀 더 열심히 읽어보았다. 사진으로 보았다면 당장의 시각적 즐거움은 더 컸을지도 모르지만 일러스트로 보니 상상할 여지가 남아서 더 색달랐다. 자세히 표현된 과정은 요리 초보인 나조차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할 정도였다. 레시피의 가장 큰 특색이라면 정확한 분량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요리책에 나열된 재료의 분량을 볼 때마다 강박적인 느낌에 시달릴 때가 많다. 약간이라도 잘못 넣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분량이 기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넣는 재료 자체도 먹고 싶은 다른 야채를 추가해도 된다고 하는 등 담대한 면이 많았다. 요리 초보가 음식을 가장 많이 망치는 이유는 보통 맛을 보지 않기 때문인데 대략적인 설명으로 풀어내고 취향에 맞게 맞추라 하니 맛을 보면서 즐겁게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너무 단순해서 죄송하다는 표현이 붙은 레시피도 있어서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읽어 나가다보니 당장 만들 일 없는 것인데도 만들어보고 싶고 일러스트로 표현되어 있는데도 상상을 통해서는 세상에 다시없을 진미가 되었다.

거기에 만드는 레시피마다 익을 동안 맛있는 음식이 나오도록 상상하라거나 더 쉽게 만드는 법이 추가 되어 있어서 음식에 마음을 반강제적으로 담게 하는 점이 좋았다. 레시피 뒤에 붙은 에세이는 디저트처럼 즐기면 되었는데 처음에는 가볍게 읽었지만 점차 반 정도는 저자의 경험을 부러워하면서 음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은 마을에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바가 가득하고 그 바에서 술 한 잔에 딸려 나오는 안주이야기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주인 마음대로 꺼내주는 인심 좋은 안주, 정처 없이 여행 다니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졌던 이야기, 재봉틀을 미래에 받을 티셔츠 12장에 선물한 이야기까지 때로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게다가 책을 감싸고 있는 케이스가 표지라는 점도 독특했다. 과감하게 접지를 못해서 읽을 때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다 읽고 혹은 읽지 않은 책을 사서 엽서처럼 친구한테 발송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정작 사진이 덤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른 것들이 마음에 들어서 사진작가인 저자에게 살짝 실례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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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의미
마이클 콕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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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복잡한 감정에 시달린다. 그런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살의를 품고 있을 때는 그 관계는 심상찮은 것이 된다. 물론 살의를 품고 있다고 하여 누구나 살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허나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살의를 품고 그 남자를 죽이는 것을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시험으로 다른 사람을 죽일 정도의 살의라면 그 관계에는 뭔가 끔찍하게 어두운 이야기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이 책 <밤의 의미>는 한 건의 무의미한 살인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에드워드 찰스 글리버라는 영민한 남자로 살인자다. 남자는 자신과 아무 관계도 없는 남자를 살인의 대상으로 점찍고 가만히 뒤를 따라간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무자비한 살인을 행한다. 글리버의 마음에는 살인으로 인한 흥분은 있으나 남자에 대한 죄책감은 없었다. 그는 즉시 흉기를 버린 뒤 자리를 떠나고 그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이 벌인 무자비한 살인과 그 남자의 마음에 한 치의 동요도 없다는 점은 혐오감을 자아냈다. 후에 그가 살인을 한 이유가 밝혀지는데 자신의 적을 죽이기 위한 실험이었다고 한다.

결코 실패하면 안 되는 상대를 죽이기 위한 실험, 하나의 목숨을 거두면서 그는 그렇게 단언한다. 그의 그런 생각은 오싹하고 역겹지만 동시에 그렇게 하면서까지 죽여야 하는 상대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더구나 글리버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는 여인을 막는다. 그 남자의 마음에 자비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친절한 마음도 남아 있으며 연인에게도 다정했다. 그런 남자가 그렇게까지 뒤틀린 이유가 궁금해서 책장은 계속하여 넘어갔다.

이제 살인자인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 남자의 과거가 하나씩 펼쳐진다. 자신의 적수 포이보스 레인스포드 돈트를 그가 죽이고 싶어 하는 이유, 그들의 운명이 하나씩 풀려 나오는 것이다. 그와 함께 그가 완전범죄라고 생각한 살인에 목격자가 있었고 누군가 그것으로 그를 협박해온다. 협박자는 대담하게도 글리버에게 살해당한 남자 루카스 트렌들의 장례식에서 만나자고 한다. 작가가 30년에 걸쳐 쓴 책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인상이 계속 바뀌었다.

주인공의 살인에 홈즈가 살인자가 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가도 그가 모든 일을 행하는 이유가 복수와 정당한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라고 말할 때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떠올랐다. 작가가 아픈 몸으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답게 한 줄 한 줄이 공들인 티가 나는 책이었다. 하지만 공정함도 잃지 않아서 도처에 결말로 가는 힌트가 숨어 있어서 결말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파리한 가스등 밑에서 벌어지는 살인, 음모, 배신, 사랑이 이어지는 터라 책의 배경이 런던이 아니라 마키아벨리의 세계 같은 생각까지 들었다.

초반 주인공에게 혐오감을 품게 되었지만 그가 성장하는 과정, 숨은 비극, 적수의 악질적인 행동에 의해 미래가 일그러진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혐오감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의 이해는 되었다. 그렇기에 앞의 살인을 뒤집는 행동이 그의 회고에서 이어지기를, 이미 벌어진 미래를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나기를 점점 바라게 되었다. 하지만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고 무고한 남자가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절대적인 터라 그림자는 짙어져만 간다. 책의 결말은 탄성을 자아내면서도 씁쓸하기도 하고 작가가 속편을 집필중이라는데 어떤 속편이 나올지 감도 안 잡힐 정도다.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운명을 향해 달린 주인공과 그 적수의 이야기가 놀라웠다. 벨라가 바랐던 대로 다른 결말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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