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알고 계세요? 저기서 사람이 한달에 한명꼴로 죽어요."
"조선소는 원래 그런 데야."
"원래 그런 데가 어디 있어요?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당연한 직업 같은 건 앖어야 해요. 조선소에서 일하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하나요? 공장이든 병원이든 모조리 다 사람을 갈아넣고 있어요." - P378

"왜, 말해봐요."
"그것보다는 늘 지고 있다는 느낌이 어렵습니다."
모든 곳이 어찌나 엉망인지, 엉망진창인지, 그 진창 속에서 변화를 만들려는 시도는 또 얼마나 잦게 좌절되는지, 노력은 닿지 않는지, 한계를 마주치는지, 실망하는지, 느리고 느리게 나아지다가 다시 퇴보하는 걸 참아내면서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을 수 있을지 현재는 토로하며 물었다. - P379

그냥…… 우리가 하는 일이 돌을 멀리 던지는 거라고 생각합시다. 어떻게든 한껏 멀리. 개개인은 착각을 하지요.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사람의 능력이란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돌이 멀리 나가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사실은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대란 게, 세대란 게 있기 때문입니다. 소 선생은 시작선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내 세대와 우리의 중간 세대가 던지고 던져서 그 돌이 떨어진 지점에서 다시 주워 던지고 있는 겁니다. 내 말 이해합니까?"
"릴레이 같은 거란 말씀이죠?"
"그겁니다. 여전히 훌륭한 학생이군요. 물론 자꾸 잊을 겁니다. 가끔 미친 자가 나타나 그 돌을 반대 방향으로 던지기도 하겠죠. 그럼 화가 날 거야. 하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조금만 긴 시간을 가지고 볼 기회가 운 좋게 소 선생에게 주어진다면 이를테면 40년쯤 후에 내 나이가 되어 돌아본다면 돌은 멀리 갔을 겁니다. 그리고 그 돌이 떨어진 풀숲을 소 선생 다음 사람이 뒤져 다시 던질 겁니다. 소 선생이 던질 수 앖던 거리까지."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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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본질적으로 중앙 집중식 통제보다 통제권의 분산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는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투명한 것일 때 효율적일 수있으며, 총효율 및 순환성의 극대화를 위해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확장한다. 3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위해 생성된 플랫폼은 유연성과 다중성을 선호한다. 이 두 가지가 바로 기후변화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회복력 구축의 핵심 요소들이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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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도래하고 있는 통제 불능의미래에 우리가 성공적으로 적응하려면 모든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경계하며 재난 모드에 참여해야 한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국가 안보는 군사적 위협보다 기후 재앙에 더 좌우된다. 이미 미국 국방부와 미군, 주 방위군은 임무를 재조정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치를 중심으로주요 작전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현실은 이제 모든 공동체가 급격히 변화하는 기후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복원의 시대에 모든 공동체는 불리한 상황에 처할 잠재성을 보유한다. 아무도 지구의 진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린 뉴딜 스마트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미래로 가기 위한 우리의 구명 밧줄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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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재 점검, 소지품 검사, 출퇴근 기록기 등의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수 없었다. 다들 누군가에게 영혼을 담보 잡힌 채 살아가는것 같았다.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탄 듯 저마다 일생 동안 품어야 할 의미와 사명, 사랑까지도 이곳에서는 절대로 표출할 수 없었다. 테이블이나 소파에 앉아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떠올랐다. 숨이 끊겨 미동조차 없는 사물 위를 떠돌 듯 대화는 겉돌았다. 타인의 심금은 울려보지못한 사람들, 남의 심금을 울려보겠다고 작정해도 얼굴에가면을 뒤집어쓴 채 입으로 뻔하디 뻔한 말을 내뱉으니 누가봐도 입발림이라고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백화점에서매일 똑같은 얼굴만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외로움은 더해갔다. 말을 걸 만한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한 번도말을 걸지 않았고, 걸 수도 없었다. 차라리 오다가다 버스에서 딱 한 번 보고 영영 스치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라도 할 것같았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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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널리 알려진 미신 중 하나는, 인간이란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똑똑한 사람과 멍청한 사람으로, 열정적인 사람과 무딘 사람 등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말할 때 그 사람은 악하기보다는 선할 때가 더 많고 멍청할 때보다는 똑똑할 때가 더 많고 무딜 때보다는 열정적일 때가 더 많다고 말해야 한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선하고 똑똑하다고 말하고, 또 다른사람에 대해서는 악하고 멍청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언제나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분류한다. 그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람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강물은 어디에 있든언제나 같은 물이다. 다만 강은 어떤 곳은 좁고 물살이 빠르고 어떤 곳은 넓고 물살이 느리며, 어떤 곳은 맑고 어떤 곳은 흐리며, 어떤 곳은 차갑고 또 어떤 곳은 따뜻하기도 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의 모든 특성을 맹아처럼 품고 있어서 어떤 때는 이런 특성이, 어떤 때는 저런 특성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본디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고, 몇몇 사람들은 이런 변화가 아주 급격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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