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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 요시나가 후미님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 서양골동양과자점이 우리 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꽤 기대를 하고 개봉 첫날 보러 갔다.

다치바나 역에 주지훈 - 꽤 잘 어울렸다. 딱이라 해도 좋을 만큼. 게다가 만화 속 다치바나보다 훨씬 멋있어서 - 늘씬한 자태와 기럭지.. 수트를 입고 있을 때엔 정말 눈이 즐거웠다. *_*
치카게 역에 최지호 -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포스터에서 얼굴을 보니 만화와 완전 똑같다, 감탄할 정도로..
에이지 역에 유아인 - 역시 잘 모르지만, 얼굴에서 풍기는 이미지 자체는 비슷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오노 역에 김재욱 - 여기서 딱 걸렸다 해야 하나? 만화 속의 오노 이미지는 뭔가 모범생에 약간 띨띨해 보이지만 안경을 벗으면 '마성의 게이'로 변신할 수 있는 섹시함이 물씬 풍겨야 하는데, 김재욱은 그러기엔 너무 여성스럽고 예쁘장해서, 일단은 실망스러웠다.(만화 원작을 기준으로 봤을 때) 원작을 안 봤다면 모르겠지만,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아쉬운 캐스팅이었다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연기력이 너무나도 뒷받침이 안 되어서 더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앤티크 면접을 본 날 주지훈을 데려간 바에서 매우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어 ^^ 그럭저럭 어색함을 지우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원작에 매우 충실하여 만족스러웠다. 특별히 새로운 인물이나 스토리 라인이 등장하지 않고, 원작의 줄거리 중 중요한 부분을 아주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덕분에 내용을 이미 알고 있어 반전(?)에 대한 놀라움은 좀 덜했지만..

이 영화의 장점 첫 번째, 아름다운 화면. 과자점은 정말 꼭 가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인테리어. 전반적으로 색감이 아주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록달록 선명한 느낌.. 그리고 네 명의 꽃미남.. 아름다웠다. ㅎㅎ
두 번째, 경쾌하고 참신한 상상력. <수면의 과학> 같은 영화에 비하면 그리 뛰어난 상상력이라 볼 수 없고 어딘가 이야기에 녹아 들어가지 않는 면도 있긴 했지만, 우리 나라 영화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만화 같은 장면이 많아서 참 즐거웠다. 생뚱맞게 삽입되는 뮤지컬 장면 역시 즐거웠고.
세 번째, 관객들을 몰아가는 감독의 연출력. 비록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실망을 뛰어넘어 어색함의 극치를 달렸지만, 다치바나의 비밀을 벗기고, 유괴 사건의 범인을 밝혀 내는 과정에서 정말 긴장감이 넘쳤다. 

이런 소재의 이런 영화 - 웬만한 남자분들은 극히 싫어하거나 심한 사람들은 '혐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동성애를 드러내놓고 다루면서 '아름다움'과 '상상력'을 추구하는 이런 영화가 우리 나라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반갑다.(비록 일본 만화 원작이지만-) 조폭 영화나 조금쯤은 유치한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루는 우리 나라 영화계에서 '다양성'을 주장하는 주류 영화인 것 같아서. 게다가 흥행까지 잘 되고 있으니 기뻐할 일이다.

영화에서는 원작만큼 따뜻한 인간미는 느껴지지 않지만 -
영화도 원작과는 또 별개로 꽤나 마음에 들어서 원작자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좋아할 것 같은데.. 반응이 어떨까? 쓸데없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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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랑주 2008-11-2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봤음! 엊그제 봤는데 나는 편집하는 방식 같은게 좋았던 듯..
근데 나는 긴장감은 별로 느끼지 못했어.. 결말을 안것도 아니었지만

눈먼자들의 도시도 곧 볼 예정 ㅋㅋㅋ

알맹이 2008-11-25 21:21   좋아요 0 | URL
역시.. 요즘 여유 있나 보네? 논술까지 끝났어? 눈먼자들의 도시도 책 읽었는데.. 무지 기대하고 있어. 목욜쯤 볼 수 있을 듯도 한데 될른지 모르겠다. ^^

솔랑주 2008-12-0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모 요즘 백수체험중이야(예기 사회화) ㅋㅋㅋㅋㅋㅋㅋ
이모 놀러왕~~

알맹이 2008-12-03 16:02   좋아요 0 | URL
헉.. 그렇게 어려운 말을... 좋은 결과 날 거야! 시험기간에 놀러갈게~
 

남편이 바쁜 시즌이라..
문득 생각 나서 - 알라딘 이벤트에서 받은 할인쿠폰도 아깝고 해서 -
동네 영화관에서 혼자 잠깐 영화를 보고 왔다.

남편과 함께라면 절대 선택할 리 없는 영화 굿'바이.
별 사전 정보 없이 갔다가 꽤 재미있게 보고 왔다.(130분이라는 시간이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겨우 들어간 오케스트라가 갑자기 해단되는 바람에
대출 끼고 산 1억8천만원짜리 첼로가 무용지물이 된 주인공 다이고.
첼로를 되팔면서 오히려 무언가에서 풀려 나는 느낌을 받고
옆집에서 먹으라고 준 산 문어를 강에 풀어 주면서 문득,
고향의 강을 떠올리고는 귀향을 결심한다.

고향에 간 다이고는 NK 에이전시라는 수상쩍은 '여행 도우미' 회사에
얼렁뚱땅 들어가게 되면서 자신의 '운명'을 찾게 되는데...

납관 전문가 - 사체를 닦고 염을 해서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완성시켜 주는 - 라는 생소한 소재에,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웃음과 함께 버무려 마지막엔 눈물로 끝맺는
일본 영화다운 영화였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죽음은 문'이라는 화장터지기의 말과,
'죽음만큼 일반적인 일이 어디 있어'라는 주인공 다이고의 말이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최대한의 배려와 정중함을 보이는 납관 절차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꽤 감동적이었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죽음과 가장 어울리는 악기라고 생각하는
첼로 연주가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면서 영화를 더 인상 깊게 만들어 주었다.
주인공과 아버지의 테마곡으로 나왔던 Wayfarer 라는 곡이 특히 좋았고.
진부한 비유이긴 하지만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결국 우리 모두가 'wayfarer'라는 것,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가방 하나', '돌 한 개' 이상의 것을 남기고 가기 힘든 존재라는 것.. 때문에
더 의미심장한 곡이기도 했다.

스틸이미지 

'모토키 마사히로'라는 이 주인공의 연기도 꽤 좋았다.
코믹 연기를 할 때에는 우리 나라 배우 중 김수로를 보는 것 같기도 하면서
진지할 때는 또 꽤 멋있고.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주인공이었다.

이 분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히로스에 료코를 보면서는 또 한 번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도 했고.
(너무 늙어버려서..)

OST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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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굿바이 - 영원한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굿바이!
    from 커피 한 잔에 책향기 한 스푼^^ 2009-01-19 21:15 
    나는 어째서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나와 남편, 그리고 중학생인 딸아이와 초등학생인 아들의 취향을 골고루 만족시키려면 애니메이션이나 판타지가 제격이고, 그게 아니라면 스토리 전개상 적당한 유머와 속도감은 필수이다. 나 또한 일본 영화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영화 예매 싸이트에서 읽은 "영원한 여행의 도우미가 된 첼리스트"라는 문구에 어쩐지 자꾸만 마음이 끌렸다. 그리하여 남편과 아들아이는 이 영화를 마지
 
 
2008-11-05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06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픽팍 2008-11-11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굉장히 감동적으로 보고 왔습니다. 좀 독특한 소재를 굉장히 잘 풀어 냈던 것 같아요. 음악도 역시나 히사이시 조가 만들어서인지 몰라도 완벽 그 자체. 최대한 히사이시 조의 색깔을 자제하고 만든 듯한데 그래도 역시나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듣는 이를 전율케 하는 것 같아요. ㅋ

알맹이 2008-11-13 12:33   좋아요 0 | URL
음악 참 좋았죠? 저 많이 울었답니다.

책향기 2009-01-19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우연히 들렀다가 굿바이 영화 리뷰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먼댓글로 연결해 봤어요. 저도 이 영화를 11월에 봤는데 리뷰는 얼마전에 썼답니다. 책도 참 부지런히 읽으시네요^^ 제가 읽은 책도 몇몇 있어서 더 반가왔어요^^

알맹이 2009-01-20 23:3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 영화 좋았죠? 같은 걸 같이 좋아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건 늘 반가운 일이죠~ ^^ 저도 리뷰 보러 갈게요~
 

재미있는 스파이 소설을 쓰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해서 구성이 탄탄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실은 아프리카의 인권 문제와 대형 자본의 무자비함에 대한 영화랄 수 있지만, 거기에 스파이 이야기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또한 최고의 사랑 이야기랄 수도 있다.

온갖 요소가 섞여 있어서 여러 가지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덕분에 어떤 사람이 보아도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초반 70여 분을 인내심을 갖고 보아야만 뒤의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워낙 접해 본 바가 없어서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의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에서 읽은 대로 자연은 비정하지만 아직 인간의 따뜻함이 남아 있는 곳, 그리고 개발의 파도를 여지 없이 넘고 있는 곳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물론 환란이나 자연 재해로 1초에 수십 명이 죽어 나가는 나라도 있지만. -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아프리카는 생각보다 더 비참하고 하루하루 살아남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어쩌면 운에 맡겨지는 그런 곳이었다. 또한 서구의 자본에 의해 자연도 사람도 철저하게 이용당하는 곳.

영화를 보면서 요즘은 돈이 최고의 신이어서,
결국은 돈 때문에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는 사실을 - 그것도 교묘하게, 가해자의 손에 직접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도 - 다시 한 번 느꼈다. 돈도 결국에는 사람이 만든 것인데도 돈이 사람의 정신과 생명까지 좌지우지한다는 게 참 분하고 슬펐다. 만약에 정말로 신이 있다면, 세상이 요즘 같아서야 곧 노아가 살았던 그 때처럼 홍수라도 일으키시지 않을까 싶기까지 하다.

이런 영화를 보면 늘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만 알고, 내 소소한 행복만 좇고 살아가면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하고 불편한 마음을 재빠르게 덮어 버리는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 생겨서인 듯.

그래서인지 다음 장면이 정말 찡하게 와 닿았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후 40km를 걸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남매를 차에 태워 데려다 주자는 아내 테사에게 남편인 저스틴이 말한다. "저렇게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은 저 둘만이 아니야. 나에겐 지금 당신을 집에 데려다 주는 일이 더 중요해." 라고. 사산 이후의 퇴원길이라 아내의 건강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모두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저 두 사람만이라도 도와줘야 한다고 하지만 저스틴은 냉정하게 차를 몰고 그들을 지나쳐 버린다.
그런데 같은 상황이 아내의 죽음 이후 변모된 저스틴에게 되풀이된다.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을 납치해 가는 사막의 해적 집단이 한 마을을 습격했을 때, 저스틴 및 마을에 구호 활동차 와 있던 의사는 유엔 헬기를 타고 구조된다. 하지만 의사가 조수 삼아 돌보고 있던 여자 아이를 저스틴이 함께 헬기에 데리고 탔을 때 헬기 기장은 아이의 탑승을 거부한다. 그 헬기는 구호 활동 요원만 탈 수 있도록 승인된 것이라면서. 그 때 저스틴은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한 거 아니냐고 외치지만, 기장은 이 헬기 밖에는 그렇게 죽어가는 수천의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저스틴은 한 명만이라도 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변한다.
어떻게 보면 종종 우리 앞에 닥쳐 오는 이런 선택의 상황에서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장면에서 했다. <사막>이라는 이사카 코타로 소설에 나오는 니시지마가 '지금 내 눈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인간이 내일, 이 세계를 무슨 수로 구한답니까' 라고 말했듯. 작은 행동이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재미 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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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06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취향 영화인데, 극장에서 개봉한 건가요? 보고 싶군요.
정말 '돈'이 신이 된 현실에 재앙이라도 내릴 것 같은 불안감도 느껴집니다.ㅠㅠ

알맹이 2008-01-0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도에 개봉한 영화일 거에요. 저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봤는데 괜찮았어요. ^^

솔랑주 2008-01-2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이 갓~ ! 이런 영화가 있었다니 - 큰 조 카

태영이에욤 2008-03-2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얌~~ 영화를 보지도 않았는데, 샘 글 읽고 벌써 눈이 시큰해졌어용....앙~ 빨리 보고파용^^

알맹이 2008-03-27 22:00   좋아요 0 | URL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꾹 참고 보면.. 나름 괜찮았어요.. 가능하면 오늘 구워가볼게요 ^^;
 
10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아주아주 유쾌한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 가족의 상황이 어떻게 보면 우리집과도 약간 비슷해서 더 재밌었다. ㅎ

프랑스 영화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프랑스 영화 같다는 느낌은 없다. 헐리우드 영화, 한국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 소재 자체도 '계약 연애'라는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

하지만, 정말 보석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그것만으로도 보는 내내 즐거웠다. 지난 번 <수면의 과학>에 이어 샬롯 갱스부르라는 배우에게 완전 빠져버렸다. 그 기럭지와 우아한 자태하며, 못생긴듯 스타일리시한 얼굴. 정말 많은 느낌이 담기는 얼굴.

게다가 검색해 보니 이 배우가 어렸을 때 명화극장에서 봤던 <귀여운 반항아>였던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그 영화 주제곡 악보 사다가 피아노 치고 그랬었는데.. 유명한 가수 제인 버킨의 딸이기도 하다고. 오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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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1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도 영화도 다 첨 듣는 이름? ㅎㅎㅎ
잘 계시죠? 궁금해서 들렀어요! ^^

miony 2007-12-1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아야 하는 까닭이 궁금하다.^^

알맹이 2007-12-1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반가워요~ 들러주셔서 고마워요.
미오니님, 저건 배급사에서 관심 끌려고 지은 제목이고 영어 제목은 Rent a wife였어..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멀티미디어 룸에 가서 DVD를 봤다.
내가 보고 싶을 만한 영화가 좀체 없었는데.. 목록을 거의 끝까지 뒤지다가 겨우 이 영화를 찾아냈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화였다.

요즘 기업에서는 나이나 연공서열과는 상관없이 어린 사람들도 능력을 인정받으면 리더가 되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이런 상황을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52세의 아버지. 갑자기 26세의 어리디 어린 사내를 상사로 맞게 된다. 경력이 있냐? 했더니, 없댄다, 그렇지만 빨리 배우니깐 괜찮댄다. 더럽다고 사표 내고 회사를 나가지도 못한다. 예기치 못했던 아내의 늦둥이 임신, 큰 딸의 대학 학비. 등 가족을 부양하는데 점점 돈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잘 나가는 26세 이사님은 회장의 지시대로 구조조정 - 즉, 수많은 팀원들을 자르는 악역을 맡게 된다. 카페인 중독에 걸릴 정도로 커피를 마시고, 사무실에서 자고, 일요일에도 출근하고. 자신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피라미드의 더 높은 자리를 향하여 끊임없이 달리지만, 그러는 만큼 개인적인 생활은 무너져가고 있다.

이 둘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결국 26세의 상무는 자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었나를 깨닫게 된다.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를 보면 '전통'을 무지 강조한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고. 젊은 사람들은 '전통'과 나이든 어른들을 존경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면에서는 이 영화도 김형태님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그리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또다시 대출을 늘리는 52세의 아버지의 모습에 완전 공감하고 마는 것은 나도 이제 '꼰대'가 되었기 때문일까.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아아, 맞아. 하고 공감하고 말았다. ㅎㅎ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모두 너무 매력적이다.

아버지 역의 데니스 퀘이드. 감독 인터뷰에서 감독도 그런 말을 했지만, 정말 연기가 연기같지 않은, '현실적인' 연기를 해 주었다.  코미디 영화에서. ㅎㅎ
어머니 역은 마그 헬겐버그. 내가 좋아하는 CSI 라스베거스에서 많이 봐서 영화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웠다.
26세 이사 역은 토퍼 그레이스. 무슨 시트콤에 나오던 아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 역할에 딱 들어맞게 연기를 잘했다. 그리고 무지 귀여웠다.
그리고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만든 스칼렛 요한슨. 요즘 가장 좋아하는 외국 여자 배우다. 예쁘면서도 독특하고, 예측을 벗어나게 행동한다. 그래서 좋다.





저 블라우스가 너무 예뻤다. ^^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았는데, 이 영화의 감독 폴 웨이츠는 <어바웃 어 보이>를 감독한 사람이었다! 오오오. 역시. 어바웃 어 보이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이 영화도 좋아할 것이다. 재미있었던 건, 이 사람이 <어메리칸 파이>를 기획한 사람이라고. 나는 어쩐지 연결이 안 되지만-. 이 감독이 연출하고, 어바웃 어 보이의 휴 그랜트와 데니스 퀘이드가 주연을 맡은 <어메리칸 드림즈>라는 영화가 있다는 것도 네이버 영화 검색을 통해 알아냈다.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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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8-2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한슨은 별로에욤~.(음,,,,앤디님과 첨으로 어긋남)
대신 토퍼 그레이스에 대한 관심이 이 영활 보고 생겼다죠~.ㅎㅎ
그전에 트래픽에 나왔을땐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아참 그가 나온 드라마는 That '70s show에요.
글구 이영화 좋아하셨다면 Win a Date with Tad Hamilton보세요.
재밌게 볼수 있는 영화에요.

알맹이 2007-08-2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신가요?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만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Win a date...는 찾아보니 토퍼 그레이스 나오네요~ ㅎㅎ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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