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는 텅 빈 구멍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채우려고 애쓴다. 만약 고상하고 숭고한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현대 사회는 금방 거기에 쓰레기를 펌프질해 가득 채워넣을 것이다. 이것은 대중 매체 시대가 시작된 이래 계속 사실로 드러났지만, 2010년대에는 쓰레기 펌프의 성능이 100배나 더 강력해졌다.
우리를 무엇에 노출시키는가가 중요하다. 이 점에 관해 옛날 사람들의 견해는 보편적으로 일치한다. 붓다는 "생각 자체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를 이루는 모든 것은 생각에서 생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내 마음의 질을 결정한다. 내 영혼은 내 생각의 색을 띤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기반 생활에 의존해 살아가는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콘텐츠에 노출되는데, 그중 대부분은 알고리즘을 통해 선택되어 우리가 하는 일을 방해하는 알림을 통해 우리 삶 속으로 밀고 들어온다. 그것은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며, 그중 상당수는 우리를 신성 차원에서 아래로 끌어내린다. 만약 그 차원에서 0 이상의 수준으로 대부분의 삶을 보내길 원한다면, 우리에게 입력되는 정보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아야 한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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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긴 꽃잎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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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해. 하지만 모든 게 정치는 아니라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해. 과학과 산업과 과학기술 없이 발전은 없어. 그리고 음악과 예술 없이는 영혼도 없고." 마르셀 류이스 달마우가 주장했다. - P36

"네 동무라는 그 사람은 맹신이라는 죄를 범하고 있어. 아들아, 칠레는 화해 불가능한 여러 파로 분열되어 있다. 친구들끼리 싸우고, 반으로 갈라진 가족도 있다. 이제는 생각이 맞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대화할 수도 없다. 나도 싸우지 않으려고 이제는 예전 친구들과 만나지 않아." - P331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군사 평의회 소속 장군 네 명이 국기와 국장을 배경으로 군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전투복 차림으로 자기네 도당과 함께 하루에도 몇 번씩 텔레비전에 나와서 발표했다. 모든 정보는 통제되었다. 사람들 말로는 살바도르 아옌데가 불길에 휩싸인 대통령궁에서 자살했다고 하지만, 빅토르는 다른 수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또한 살해당했다고 의심했다. 그제야 비로소 그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다.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장관들이 구속되었고, 의회는 무기한 해산을 선포했고, 정당 활동은 금지되었고, 언론의 자유와 시민들의 권리는 새로운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일시 정지되었다.
군부대는 쿠데타 합류를 망설인 많은 사람을 체포해 총살했지만, 육해공군이 하나가 되어 절대 무적이라는 인상을 줘야 했기 때문에, 그 사실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려졌다. 전 합동 참모 의장은 군 동료들에게 암살당하지 않으려고 아르헨티나로 도주했지만, 일 년 후 자동차 폭발 사고로 아내와 함께 산산조각 난 채 사망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이 군사 평의회를 이끌고 있었고, 곧 그가 독재의 실체를 드러낼 판이었다. 탄압은 즉각적이고, 무시무시하고, 완벽했다. 그들은 돌멩이 하나까지 모두 들춰 볼 거라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어디에 숨어 있든지 은신처에서 끄집어 내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산주의라는 암 덩어리를 나라에서 깨끗하게 청소해 낼 거라고 공포했다. 부자 동네에서는 부르주아들이 거의 삼 년 전부터 간직하고 있던 샴페인을 따서 축하하는 반면, 노동자들이 사는 동네는 공포가 지배했다. - P348

우주의 자연법칙은 엔트로피 법칙으로, 모두 무질서하게 파괴되어 흩어지고 사라지는 법이다. 피난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라졌는지 보라. 사람들은 사라지고, 감정은 색이 바래고, 망각은 연무처럼 삶 속으로 스며든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있게 하려면 영웅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 P376

"칠레가 훨씬 좋아졌다는 거, 당신도 인정해야 합니다. 군부 쿠데타가 아옌데와 마르크스주의 독재의 혼란에서 나라를 구했어요."
"있지도 않은 좌파 독재를 막겠다고 무자비한 우파 독재가 들어선 거지요, 펠리페."
"빅토르, 이봐요. 그런 생각은 혼자 속으로만 하십시오. 여기서는 안 좋게 보입니다. 우리가 훨씬 나아졌다는 건 당신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에게는 번창한 나라가 있습니다."
"꽤 값비싼 사회 비용을 치르고서 말이지요. 당신은 밖에서 살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잔혹 행위에 대해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인권이니 뭐니 하는 소리, 나한테는 하지 마시오. 상투적이니까." 펠리페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부도덕한 몇몇 군인들이 월권한 겁니다. 그런 예외들 때문에 아무도 행정부는 물론이고 피노체트 대통령은 더더욱 비난할 수 없습니다. 평화가 유지되고 있으며 경제가 흠잡을 데 없다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늘 게으름뱅이들의 나라였는데, 이제 사람들은 일하며 노력해야 합니다. 자유 시장 시스템이 경쟁을 지지하고 부를 자극하고 있지요."
"이건 자유 시장이 아닙니다. 노동력은 구속받고,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보류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민주주의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 P400

"나는 죽을 거예요. 그게 뭐? 모두 죽는데." 그녀는 컨디션이 좋은 시간을 이용해 음악을 듣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무릎 위에 고양이 를 올려놓고 시를 읽었다. - P417

"잉그리드, 가장 중요한 사건들만, 운명을 결정짓는 일들만 보거라. 거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 통제를 완벽하게 비껴 간단다. 내 경우에는 꼽아 보니 내 삶은 젊은 시절에는 스페인 내전이, 나중에는 군사 쿠데타, 정치범 수용소, 망명으로 깊은 흔적이 남았더구나. 어느 것도 내가 선택하지는 않았다. 그저 나한테 들이닥친 거지."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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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시간 - 펜글씨로 만나는 세계문학 명문장 모음
유한빈(펜크래프트)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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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문장 사전을 만들 수 있는 책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 한 권을 읽어가면서 그 속의 명문장을 이 책의 여백 페이지에 기록해가는 것이라고 본다. 소개된 책마다 작가가 선정한 문장을 따라쓰는 페이지와 여백 페이지가 두 쪽씩 연이어 나오기 때문에 그 책을 직접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함께 옮겨적어놓으면 이 책을 멋진 나만의 문장 사전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마치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전집 카탈로그 같기도 하다. 전집 속 책들이 표지 사진과 함께 한 권 한 권 소개되어 있고 책 속의 한 문장이 저자의 펜글씨 따라쓰기 형태로 4번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나 혼자 그 글씨들을 따라써 볼 공간들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저자 서문에서는 세계문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문장 하나하나를 필사하면서 세계문학에 친숙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해는 필요하지 않아요. 그저 썼다는 사실이 중요해요.”라고. 이 방법 또한 이 책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명문장들을 따라 써 보면서 세계 문학 작품들과 익숙해지고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제본 형태나 디자인, 종이의 느낌 등은 을유문화사 책 답게 매우 고급스럽다. 받으면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
다만 각 책마다 오직 하나의 문장만 뽑혀서 실려 있기 때문에 좀 심심하다는 느낌은 있다. 좀더 다양한 문장을 접해보고 싶었던 내 기대에는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을 하나 뺐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보고 쓴 서평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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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시선
김태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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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분에서 교사의 애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실 때 크게 공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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