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재 점검, 소지품 검사, 출퇴근 기록기 등의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수 없었다. 다들 누군가에게 영혼을 담보 잡힌 채 살아가는것 같았다.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탄 듯 저마다 일생 동안 품어야 할 의미와 사명, 사랑까지도 이곳에서는 절대로 표출할 수 없었다. 테이블이나 소파에 앉아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떠올랐다. 숨이 끊겨 미동조차 없는 사물 위를 떠돌 듯 대화는 겉돌았다. 타인의 심금은 울려보지못한 사람들, 남의 심금을 울려보겠다고 작정해도 얼굴에가면을 뒤집어쓴 채 입으로 뻔하디 뻔한 말을 내뱉으니 누가봐도 입발림이라고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백화점에서매일 똑같은 얼굴만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외로움은 더해갔다. 말을 걸 만한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한 번도말을 걸지 않았고, 걸 수도 없었다. 차라리 오다가다 버스에서 딱 한 번 보고 영영 스치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라도 할 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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