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rna laughed. "Sounds like being a therapist. People normally came into my office because something happened. Someone had died, or betrayed them. Their love wasn‘t reciprocated. They‘d lost a job. Gotten divorced. Something big. But the truth was, while that might‘ve been the catalyst, the problem was almost always tiny and old and hidden."
Gamache raised his brows in surprise. It did sound exactly like his job. The killing was the catalyst, but it almost always started as something small, invisible to the naked eye. It was often years, decades, old. A slight that rankled and grew and infected the host. Until what had been human became a walking resentment. Covered in skin. Passing as human. Passing as happy.
Until something happened.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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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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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망 가마슈 경감이 퀘벡 주의 무릉도원 같은 '스리 파인스'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이다.

이 시리즈는 우리 나라에 8권밖에 출간이 안 되어 있다. 몇 년 전 아마존에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오랜 1위 행진을 막은 책이 열두 번째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 신간이라고 하던데.. 우리 나라에선 아직 번역이 안 된 것 같다.

책을 읽고 너무 취저라 (올해 책을 안 사겠다는, 책 소비액을 현저히 줄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깨고) 8권을 다 구입해 버렸다. 한 권 한 권 읽을 생각을 하니 크리스마스에 선물 상자를 잔뜩 받은 아이의 기분이랄까.

시리즈의 첫 권이다 보니 살인 사건 해결 외에도 다양한 주요 등장 인물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소개가 나와서 시리즈의 다른 책을 읽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리즈 두 번째 책인 <치명적인 은총>을 먼저 읽었다가 <스틸 라이프>의 범인을 스포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사실 읽는 재미가 쪼~금 덜했지만. 이 책은 범인을 미리 알고 읽어도 재밌기만 할 거다. 그냥 범인을 알아내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게 다가 아닌 소설이기 때문이다.

동화 같은 마을, 예술가인 등장인물들(화가, 시인)
매력적인 비앤비와 비스트로, 그곳을 운영하는 게이 커플.
바로 옆엔 진짜 실제로 존재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가정의 서재 같이 편안한 책방,
자주 등장하는 요리나 음식에 대한 묘사들(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카페오레'가 그렇게 먹고 싶어진다.)
골동품 이야기. 이런 것들이 소설의 기본 세팅이라 그냥 읽고만 있어도 얼마나 좋은지.
게다가 아르망 가마슈 경감 역시 내가 좋아하는 중년의 진중하고 지혜롭고 정신적으로 강인하고 정의로운. 그런 멋진 탐정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위트와 유머, 프랑스어 발음의 신기함..
자주 언급되는 '아르노 사건'의 미스터리 등등 매력이 끝도 없는 추리소설.

이 책이 시리즈 중의 다른 소설에 비해 더 기억에 남는 부분은 '미운오리새끼' 이베트 니콜 형사를 교육하려는 가마슈 경감의 좌충우돌이다. 이베트 니콜 형사가 <치명적인 은총>에서 무슨 쓰레기 같은 인간처럼 언급되길래 정말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스틸 라이프>를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도 있고 안쓰럽기도 하고. 하지만 매우 어리석기는 한.. 가마슈 경감의 가르침을 잘못 알아듣고 실수를 하는 장면에선 폭소를 터뜨리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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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4-0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은 정말 끝이 없네요. ㅠㅠ 이 시리즈 저도 덕분에 급관심!! 아~~~~!! 책 그만 정말 그만 사야 하는데...😰
 

"좀 도와줄래요?" 백작이 안드레이에게 브랜디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 이어 ‘대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걸쇠를 푼 다음 마치 커다란 책을 펴듯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유리잔 52개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유리잔 26 쌍이 매우 안전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는데, 폭이 넓고 풍성한 부르고뉴 와인 잔에서부터 남유럽의 밝은 빛깔 리큐어를 위해 디자인된 조그마한 멋진 잔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유리잔은 목적에 따라 모양을 달리했다. 백작은 그 순간의 기분에 따라 무작위로 잔 네 개를 골라서 옆으로 건넸고, 그러는 동안 안드레이는 병의 코르크 마개를 따는 명예로운 역할을 수행했다.
- P33

그런 다음 책상에 앉아 방에 남겨놓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으며 아버지가 몹시 좋아했던 이 책을 읽노라고 백작이 자신과 처음 약속한 것이 분명 10년은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달력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이번 달엔 미셸 드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는 데 전념할 거야!‘ 라고 선언했을 때마다 인생의 어떤 악마적인 면이 문간에서 고개를 들이밀었다. 뜻밖의 곳에서 어떤 연애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 도의상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가 거래하는 은행가가 전화를 하기도 했다. 혹은 서커스단이 마을에 오기도 했다.
어찌 됐든 인생은 유혹할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백작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지 않고, 책을 읽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고독을 그에게 제공하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책을 손에 꼭 들고 한 발을 농의 구석에 댄 채 의자를 뒤로 젖혀서, 의자가 뒷다리 두 개로만 균형을 이룬 기울어진 자세로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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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코루프는 그 길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다면 언제나 응원한다. 누군가 정해놓은 길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길, 의무감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실은 일을 찾아가는 그 삶을 응원한다.

10대들이 어떤 것을 매우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 할 때 부모나 교사가 그거 별로인데 같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됩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데 반드시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어떤 화려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그 일에 충실한 자세입니다. 그러려면 좋은 습관이 필요하고 규율을 지키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야 하고 오늘 하루 무엇을 할 것인지 잘 정해야 합니다. - P204

학생들은 시기심을 느낄 수도 있고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스코루프는 과정도 결과도 반드시 ‘좋은 경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주눅이 들고 누군가는 우쭐댄다면 그것은 ‘나쁜 경쟁‘이다. 스코루프는 나쁜 경쟁을 늘 경계한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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