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읽어주는 남편 - 책꽂이에서 연애편지를 꺼내다
허정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책 제목을 보고 확 꽂혀서 바로 빌려 왔다.
건축가이자 언론인, 사회운동가인 허정도님이 아내가 안부대상포진에 걸려 고통스러워 할 때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아내에게 소리내어 책을 읽어주게 되었는데,
그 때 일을 계기로 아내에게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시간을 계속 갖게 되었고..
이 책은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책들을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두 사람이 함께 읽은 책은 신경숙의 리진부터 김구의 백범일지까지 다양하고 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들도 있어 와.. 이걸 어떻게 소리내어 다 읽었지.. 하고 감탄하게 되는 책들도 있었다.
어떤 글은 가슴이 뭉클할 만큼 감동스럽고 어떤 글은 공감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허정도 님의 따뜻한 인품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선, 부부가 함께 책을 읽는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정말 부러웠다.
읽을 책을 함께 고르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함께 하고,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 그동안 말할 기회가 없었던 개인의 역사를 함께 나누고.
그 책들이 또 부부의 역사가 된다!
아.. 정말 멋지지 않은지..
이 부부는 이 책들을 또 자식들에게 '위대한 유산'으로 물려줄 생각도 하고 있다고 하니.. 자식들에게도 더 말할 것 없는 산 교육이 될 것 같다.
우리 남편도 내게 책을 읽어준 적이 있던가.. 하고 생각하다 보니
신혼 시절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투덜대면서 눈 감고 누워 있을 테니 책을 읽어달라고 남편한테 졸랐던 일들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흔쾌히 책을 읽어주던 남편 목소리가 생각난다.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왠지 모르게 간지럽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기도 했었는데(어색해서...^^)
그 때 생각이 다시 나니 왠지 마음이 흐뭇해진다.
요즘엔 우리 딸에게만 책을 읽어주는 남편.. 나도 그림책 읽어줄 때라도 옆에서 같이 들어봐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