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황인숙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비오는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시. 이미지가 넘쳐나거나 상상력을 달리게 하는 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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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9-2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햇빛이 넘 쨍쨍해서리 비가 왔으면 좋겟더라구요!!!ㅜㅜ

알맹이 2007-09-2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희 동네는 엄청 흐려요~ 요즘 정말 날씨 이상하죠. 열대야에 비에..
 

요즘엔 책 읽고 싶은 생각이 전혀 - 라고 해도 될 만큼 안 든다. 방학 동안 너무 버닝했나..?
집에 와도 멍하니 누워 있기만 하고.. 책은 손에 들기도 싫고 특별히 호기심이 생기지도 않는다.
왜지..?
자기 전엔 꼭 한 쪽이라도 책을 안 보면 허전했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고.
거의 3주 가까이 책을 손에도 안 대다가 어제 처음 무서록 2쪽을 읽고 잤다.
지지난 주말엔 TV는 재미없고 책은 보기 싫어서 만화랑 스즈미야 하루히를 빌려다 봤다.
책을 안 읽으니까 삶이 재미없는 것 같긴 한데 딱히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
책읽기에도 슬럼프가 있나?

우연히 빌려다 봤는데, 이 작가 만화 꽤 괜찮았다.

지금 검색했는데 이 작가의 <그와 달>도 보고 싶다. 우리 동네 대여점엔 없던데..

 

 

하도 유명해서 봤는데.. 뭐 나름 재미있었지만, 안 읽어도 역시 그만이라는.. 가끔 이런 것 읽으면서 아이들 수준에 맞춰보는 것도 뭐 괜찮겠지 라고 합리화를 하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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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9-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임신???증상이 비슷해서리,,,33=3=3=3==3===3==333

도넛공주 2007-09-19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책 읽기도 슬럼프가 분명 있어요..

알맹이 2007-09-2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임신하면 책 읽기 싫어지나요..? 그러면 좋겠는데 그건 아니에요 ^-^
도넛공주님, 섬사이님.. 공감 댓글 감사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ㅎㅎ
요즘 이태준의 <무서록>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가을에 읽기 너무 좋네요. 책표지도 너무 예뻐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휴대폰 바탕 화면으로 해 놨어요~

라로 2007-09-2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무서록 주문했는데!!!
성공이네요~~.ㅎㅎㅎ

알맹이 2007-09-2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에 샀는데 이제까지 안 읽었어요.. 2006년도에 샀는데 1999년인가..? 하여튼 굉장히 오래된 책이 온 걸 보고 어지간히 안 팔리나보다, 했었죠 ^^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구판절판


여행하면서 혼자일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요? 혼자 비행기를 탔다 뿐이지 주변엔 항상 사람들이 있잖아요. 내가 사람들한테 다가가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혼자라는 생각은 별로 안 했어요. 말 통하는 사람과 같이 여행하고 밥도 먹고 함께 돌아다니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혼자 여행하는 것도 재밌어요. 혼자이기 때문에 친구를 만날 기회도 많고요. 혼자 여행을 시작했다고 끝까지 혼자인 건 아니거든요. - 윤지현-58쪽

여행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나를 숨길 필요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각자가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 가끔씩 사람들이 널 평가하려 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니까.-174쪽

혹시 외로움 때문에 힘들지 않았어?
외로움을 걱정하진 않아. 내가 널 만난 것처럼 여행 중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주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돼. - 요하스-174쪽

여행은 내가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나설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만들었어. 우리는 모두 나라, 인종, 민족, 또 자기 자신을 대표하잖아. 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전하고 싶어. 내가 나인 게 미안하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 여행을 하면서 사회가 날 어떻게 볼까 고민하는 대신 좀 더 나를 인정하게 됐다고 할까...-263쪽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나와 다른 건 당연한 거잖아. 나와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 사람들을 나와 구별하려고 하면, 정작 힘들어지는 건 자기 자신이거든. 나와 다르다는 걸 발견하면 그냥 안아주는 거야. - 트레이시아-268쪽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면 마음이 밖으로 나가잖아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다니며 얻는 기쁨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크지 않거든요. 위안이 되지 않아요." - 중선스님-281쪽

여행을 떠나는데 정작 발목을 잡는 건 항상 우리 자신이다.-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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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15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분명 읽었는데, 나는 왜 기억이 하나두 안날까요?

알맹이 2007-09-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읽고 나선 곧 잊어버리는 타입이라;; 그 많은 걸 다 기억하고 살 순 없잖아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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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나는 엄마에게 또 학교에 못 가겠다고 말했다. 엄마는 뭔가 문제냐고 물었다. "문제야 늘 똑같죠." "아프니?" "슬퍼요." "아빠 때문에?" "모든 게 다요." 엄마는 출근이 급한데도 침대 위 내 옆에 앉았다. "모든 거라니 그게 뭐니?"-68쪽

"... 길들인 동물들하고, 나한테 길들인 동물이 있다는 것도 슬프고, 악몽이랑,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랑, 아무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려 하지 않고 남들한테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하기도 부끄러워 온종일 어슬렁거리는 노인들이랑, 비밀이랑, 다이얼 전화기랑, 재미있는 것도 신나는 것도 없는데 중국인 웨이트리스들이 미소를 짓고 있는 거랑, 또 중국인들은 멕시코 식당을 갖고 있는데 멕시코 사람들한테는 중국 식당이 하나도 없다는 거랑, 거울이랑, 테이프 플레이어랑, 내가 학교에서 왕따라는 거랑, 할머니의 쿠폰이랑, 창고랑,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랑, 악필이랑, 아름다운 노래들이랑, 오십 년 후에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랑......" "오십 년 후에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그러디?" "엄마는 낙천주의자예요 비관주의자예요?" 엄마는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낙천주의자야." "그럼, 엄마한테는 나쁜 소식이네요. 인간들은 그럴 힘만 생기면 그때부터 바로 서로를 파괴할 테니까요." "어째서 아름다운 노래가 널 슬프게 하니?" "진실이 아니니까요." "정말?" "아름다우면서 진실한 것은 이 세상에 없어요."-69쪽

그에게 하고픈 말이 있었어. 하지만 그 말이 그에게 상처가 될 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마음속에 묻어두고 내가 상처 입는 쪽을 택했지.-250쪽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다른 기분이 들 줄 알았어. 하지만 그때조차도 나는 나였단다.-322쪽

너를 볼 때면, 내 삶이 이해가 되었어. 나쁜 일조차도 다 이해할 수 있었어. 너란 존재를 이 세상에 있게 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이 다 필요했던 거야.
세상에. 네 노래들.
내 부모님의 삶도 이해가 되었어.
조부모님의 삶도.
언니의 삶까지도.
하지만 난 진실을 알고 있었지. 그래서 이토록 슬픈 거야.
지금 이 순간 이전의 모든 순간이 바로 이 순간에 달려 있어.
전 세계 역사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잘못된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어.-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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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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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 어쩌면 나의 존재 자체를 떠받쳐 주고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여 내 주변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면?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이 이제 아홉 살이 된 어린 소년이라면 어땠겠는가? 게다가 그 죽음은 죽음 자체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할 수 없는 재난이었을 뿐이며, 나는 그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음에도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서리쳐지도록 잘 알고 있었다면?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비록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이 소설의 첫 장을 펴고, 이런 설정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자마자 가슴이 뻐근해지고,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은 사람은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상실감을 등에 엎고도, 일단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 밥도 먹어야 하고, 이웃을 만나면 웃어주어야 하고, 직장이든 학교든 꼬박꼬박 나가야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버린다 해도 세상은 결코 무너지지가 않는 것이다. 소년은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 '행복한 보통 소년'이 되기 위해 참으로 기상천외하면서도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이 소설이 2001년의 9.11 참사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읽기를 많이 주저하였었다. 공포 영화에서 끔찍한 장면을 볼 때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눈을 가리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마치 파리처럼 희생된 그 사건의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차마 들여다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예상과는 꽤 달랐다. 9.11 참사를 배경으로 했다고 해서 그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그리는 데 집중한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가해지는 대책 없는 폭력과 그로 인한 개인의, 가족의 고통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2차 세계 대전에서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 가해진 독일의 융단 폭격, 미국의 일본에 대한 원자 폭탄 투하 등의 이야기를 함께 한다. 그런 폭력으로 개인의 삶이 얼마나 무기력하게, 또 무참히 깨부숴지는지 - 죽은 사람에게나 살아남은 가족에게나 - 를 이야기하고 있다.

구성면에서 보면 두 세대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교차하여 엮고 있으며, 소년이 아버지 방에서 발견한 열쇠의 비밀을 풀어간다는 점에서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있어서 아주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스페인 소설 <바람의 그림자>와 약간 비슷한 느낌. 소년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고등학생이나 독서 능력이 있는 중학생에게 권해 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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