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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웃는 엄마
이윤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08/pimg_7024581072868162.jpg)
비슷한 인생관을 가진 저자의 책을 펼쳐들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별 기대 없이 펼쳐든 육아서에서 나는 반가운 동지를 찾은 듯했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적은 후 난 그녀의 블로그를 방문해 이웃 신청을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난 책에서 받은 감동을 빨리 글로 옮기고 싶다.
나 역시도 발달이 느린 둘째 아이 때문에 이윤정 작가와 비슷한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하여 특수교육을 따로 전공해서 배우기도 했다. 아이 때문에 밤을 새웠던 지난날들 지방에서 서울까지 병원을 다니며 매번 검사를 받았던 수많은 시간들, 5년 동안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잠을 자지 못해 숱한 밤을 아이와 씨름하며 보냈던 날들, 사회성이 가장 취약했던 아이라 전문 의사가 빨리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지만, 연일 들려오는 아동 학대 사건 때문에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고 결국 공동육아를 택해 매일 아이와 자연 속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들.... 그 나날들이 책 읽는 내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이 얼마나 큰 시련이었을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했다.
'그럼에도 웃는 엄마'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우리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누려왔던 일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아이를 안아주고 뽀뽀를 하고, 젖을 먹이고, 내 집에서 편안하게 젖병을 씻어 소독하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그 모든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37쪽
불행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답니다.
그녀는 희귀병에 걸린 첫아이 때문에 서울 큰 병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아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을 통해 많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누구도 환영받지 못 할 방문이었지만, 그녀는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게 되고,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당연함이 주는 소중함이었다.
나도 반듯하고 모범적인 큰 아이를 키우면서 자식 걱정을 해본 적이 거진 없었다. 자식 고민이란 것을 알지 못했고, 내 부모의 마음도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큰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여준 그 모든 것들이 부모에게 준 큰 축복이자 기쁨이었음을 새로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늘 큰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작은 아이와 큰 아이를 비교하기도 하였지만, 이 책의 저자가 밝히듯, 아이들은 각자의 성장 속도와 기질을 가지고 잘 크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떠한 방법론에 입각한 것이 아님을, 그저 아이를 믿고 아이의 발걸음을 따르며 내 마음이 편안한 육아를 지향하면 되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96쪽
진정으로 맞는 말이다. 큰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의 부족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바라봐 줬고, 늘 응원해줬고, 늘 믿어줬으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그렇게 절대적인 부모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자란 큰 아이는 현재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발달이 느린 작은 아이는 큰 아이 키울 때와 같은 마음 상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무수히 자신에게 쏟아냈던 죄책감과 눈물이 책 읽는 내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평범함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야 아이도 잘 자라남을, 때로는 누가 키워도 잘 자랐을 아이와 부모의 지극 정성이 필요한 아이가 있음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알고 아이에 맞춰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알아봐 주고 존중해주며 기다려주는 곳에서 숨겨져 있던 날개를 편다.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사랑의 시선을 주는 이에게 자신의 미음을 활짝 연다. 139쪽
우려하고 걱정하는 불안한 마음보다. 백번 격려해주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 육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확실히 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그녀도 때때로 불안이 엄습해오고, 직장을 다닐 때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여의치 않아 남편과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블로그를 하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진심 어린 고백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저자는 이런 바쁜 육아에도 불구하고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더욱 충만한 마음으로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이한테 다그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점점 성장하면서 나의 불안한 마음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아이가 건강하게 커 갈수록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져 갔다. 하지만 저자가 밝힌 것처럼 나만의 시간이 반드시 오롯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행복을 희생시켜서 얻은 그 행복은 과연 '참'행복일까? 삶의 수많은 순간에서 '지금, 여기'의 '나'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지금, 여기'에서 정말로 행복한지 말이다. 173쪽
그렇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이 모든 고생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닌가? '지금, 여기'서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런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육아, 건강한 엄마가 되고자 한다는 그녀의 생각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그녀는 마음, 사고, 신체 이 세 조합의 건강이 우선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래야만이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함을 여기며 존재하게 될 테니 말이다.
육아가 힘든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그녀의 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편지를 쓰는 부분이었다. 앞으로 내가 1년만 산다면이라는 가정부터, 아이들과 부모님 사랑하는 남편한테 쓴 편지는 나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쑥스러워했던 나... 이제는 편지로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해보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꼭 한 번씩 읽고 육아의 방향이나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육아책 '그럼에도 웃는 엄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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