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을 살아가는 그대에게 -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70개의 질문
노병천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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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하지만, 정작 그 변화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막막한 경우가 많다. 다짐과 결심, 동기부여의 문장은 넘쳐나지만 그것만으로 삶이 달라졌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 시간을 살아가는 그대에게"는 이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삶을 바꾸는 힘이 행동 이전에 질문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게 설득한다.


저명한 성공담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140명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70개의 질문을 풀어간다. 질문은 추상적인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했고 어떤 선택과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를 통해 구체적인 얼굴을 얻는다. 남의 인생을 엿보는 관찰자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겹쳐 보며 “나라면 이 질문 앞에서 어떤 대답을 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틀어주는 힘이라는 것이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버티고 있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삶의 우선순위가 조용히 재정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질문은 때로 멈춤을 요구하고, 때로는 새로운 시작을 허락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스스로의 삶을 더 이상 자동 재생처럼 흘려보내지 않게 된다.


책에 담긴 70개의 질문은 추상적이지 않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누구인가”와 같은 물음은 지금의 삶을 버티게 하는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하며, 하루의 방향을 조용히 되돌려 놓는다. 저자는 STOP-ASK-RESET이라는 회복의 구조를 통해 질문을 실천의 도구로 풀어낸다.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던 일상을 멈추고,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그 질문으로 삶의 태도를 다시 설정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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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All Loving - 한국인은 이렇게 사랑했다. Once there was a love in Korea.
이광수 지음, 김정호 편역 / K-Classics Press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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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춘원 이광수의 "유정, ALL LOVING"을 보니 학창시절 국어시간이 기억난다. 그당시는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공부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한사람의 작품으로 문학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목 그대로 이 소설의 심장에는 ‘정(情)’이 놓여 있다. 단순한 애정이나 연민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고 고통까지 감수하면서도 끝내 끊어내지 못하는 인간적 마음, 바로 그 근원적 감정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유정, ALL LOVING"은  과거와 현재, 한국어와 영어 사이를 정교하게 연결해 놓은 편작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각 문장에 번호를 붙이고, 좌측에는 한국어, 우측에는 영어 번역을 병렬식으로 배치한 구성 덕분에, 소설을 읽으면서 동시에 ‘두 언어가 한 감정을 어떻게 나누어 담는가’를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편지와 고백 부분을 회색 배경으로 처리해 시각적 구분을 준 점도 가독성을 높인다. 문장을 따라가다 한국어 표현이 마음에 남으면 곧바로 맞은편 영어 문장을 찾아보게 되고, 영어 문장이 낯설게 느껴질 때는 다시 한국어 문장으로 돌아와 감정의 뉘앙스를 확인하게 된다. 억지로 학습을 하지 않아도, 서사의 흐름 속에서 문어체 영어 표현과 구조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원작의 고어적 표현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부드럽게 다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이 지닌 감정의 깊이와 시대의 공기, 문장의 호흡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1930년대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 유교적 윤리와 근대적 연애관이 충돌하던 과도기의 시대적 배경을 갖고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전의 장벽을 낮추었고 오늘날에서 새로움을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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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위로 - 나를 치유하고 세상과 연결하는 11가지 공감의 기술
주디스 올로프 지음, 이문영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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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공감의 위로"는 공감이 타고나는 능력이라고만 여겨 스스로를 자주 책망해 왔던 이들에게, 공감도 학습과 연습을 통해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목표 달성에 초점을 두는 기질 탓에 감정의 세세한 결을 읽어내는 일이 늘 어렵게 느껴졌는데, 공감이 후천적으로 자라나는 능력이라는 사실은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30년 넘게 ‘매우 예민한 사람’과 ‘초민감자’를 치료해 온 정신과 전문의답게 공감의 본질을 정교하게 짚어낸다. 공감은 결코 타인만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가장 근원적인 치유의 기술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나를 돌보지 않은 채 남을 위로하려는 공감은 결국 나를 소진시키고 상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은 오랜 시간 마음속에 응어리처럼 남아 있던 부담과 미안함을 단번에 풀어내는 실마리가 되었다.


사회적 기대를 따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를 직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은 경계 설정이야말로 진정한 공감의 기초라고 말한다. 때로는 지금은 도울 수 없다라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상대를 향한 진심의 또 다른 형태라는 사실이 마음을 단단하게 해준다. 공감이 과부하되는 이유, 과거의 상처나 감정적 방아쇠가 어떻게 공감을 방해하는지, 그리고 이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안내는 실용적이다.


타인에게 지치고 스스로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그리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내적 여정을 충실히 안내한다. 누군가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다 결국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공허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건네는 위로와 지혜가 오래도록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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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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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도파민이라는 단어는 이 책에서 일종의 총칭이다. 호르몬 자체를 악마화하기보다는, 도파민 과잉 상태가 어떻게 인간의 판단과 관계를 왜곡시키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스마트폰 알림, 숏폼 영상의 빠른 전환, 게임의 즉각적인 보상 구조는 모두 도파민 회로를 자극한다. 문제는 그 자극에 익숙해진 뇌가 ‘느리고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긴 글을 읽는 일,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일, 온 가족이 같은 영화를 보며 같은 지루함을 함께 견디는 일이 점점 사라진다.


거실에 온 가족이 모여 있지만, 누구도 서로를 보지 않는 풍경.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프로그램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시대는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은 TV조차 틀 필요가 없다. 각자의 휴대폰, 태블릿 속에서 각자의 알고리즘을 소비한다. 같은 소파에 앉아 있으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를 본다. 아이는 게임과 숏츠에, 부모는 뉴스·쇼핑·SNS에 잠식된다. 이 익숙한 풍경을 ‘도파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낸다.


강연장에서 "우리 애가 종일 게임만 해요, 하루 종일 유튜브만 봐요"라며 하소연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부모님은 스마트폰을 하루에 몇 시간 보시나요?"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부모부터 퇴근 후 소파에 눕자마자 자연스럽게 게임을 켜고, 아이가 옆에서 말을 걸어도 "잠깐만"을 입버릇처럼 반복하지 않았던가. 설거지를 하면서도 교육 영상, 재테크 영상, 뉴스 요약을 틀어놓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해오지 않았던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도파민의 즉각적인 보상에 길들여져 있다.


가족을 "개인이 흩뿌려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안전장치가 작동해야 할 거실과 식탁에서조차 각자가 자신의 화면 속 세계에 몰입해 있다면, 더 이상 서로의 안색을 살피고 마음을 읽어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아이의 표정, 배우자의 하루, 부모의 건강보다 오늘의 추천 콘텐츠를 더 자주 들여다보는 우리의 습관이, 얼마나 잔인하게 관계의 끈을 헐겁게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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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는 고독의 힘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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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기술로 재정의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끊임없이 연결을 탐하는 현대인의 습성을 천천히 해부한다. 핵심은 단순하다. 타인의 시선에서 물러나 자기 자신의 내면과 재접속할 때 비로소 삶의 질서가 회복된다는 점이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방패이며, 숨 쉴 틈을 만드는 주체적 선택이다.


스마트폰이 주의집중을 갉아먹는 방식을 짚으며, 연결 욕망의 그림자를 직시하도록 요구한다. 하루 중 일정 시간 알림을 차단하고, 기기를 물리적으로 시야 밖으로 치워두며, 만남의 자리에서는 화면을 열지 않는 단호한 규칙을 세우는 일, 그 단순함이야말로 집중과 창조성을 되찾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혼자 걷고, 천천히 식사하고, 사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최소한의 의식만으로도 마음의 질서가 돌아온다는 제안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실천적이다.


결론을 미루는 느린 시간, 사유의 여백이야말로 문제를 다른 각도로 돌려보는 힘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고독은 그 여백을 지키는 장치다.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더 충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트와 댓글로만 유지되는 유대는 빠르게 피로를 축적시키고, 비교를 부추겨 자존감을 침식한다. 오히려 연락처를 비우고 소수의 관계만 남겼을 때 대화가 깊어지고 빈도가 높아진다. 단절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배분할지 주권을 회복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서의 의미를 다시 확인했다. 짧은 피드와 즉각적 반응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층위의 사고를 불러내는 매개가 책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멀리 둔 채 텍스트와 오래 머무는 시간은 디지털 소음으로 찢긴 주의를 봉합하고, 감정의 진폭을 안정시키며, 판단을 미루는 인내를 회복시킨다. 소박한 루틴과 함께 독서를 일상의 중력으로 배치하면, 고독은 불편이 아니라 회복의 프로토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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