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일본사 하룻밤 시리즈
카와이 아츠시 지음, 원지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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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와 교토 여행을 앞두고서 일본 역사의 기본적인 흐름을 알고 싶어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를 선택했다. 한국사나 서양사, 중국사와 달리 익숙한 인물과 사건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니,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사의 엑기스를 압축해 놓은 입문서이지만, 그 엑기스를 받아들이기 위한 최소한의 배경지식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읽는 내내 실감하게 된다.


저자는 일본의 대학 연구자가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일본사를 가르쳐 온 교사다. 암기 과목으로 전락한 역사 수업의 한계를 체감한 현장 교사의 고민이 책 전체에 배어 있다. 시대별로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고, 복잡한 흐름을 도표와 그림으로 시각화한 방식은 한국의 고등학교 한국사 참고서를 떠올리게 한다. 방대한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려는 구성 덕분에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다.


고대부터 태평양전쟁 직후까지, 각 시대마다 중요한 사건과 개념을 제한된 수로 압축해 설명하는 방식은 유용하다. 일본사 입문자에게 부담이 되는 수많은 인명과 관직명이 최소화되어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느껴진다. 복잡한 세부보다는 이 시대의 핵심은 무엇인가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번역된 책인 만큼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극단적인 편향을 피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다만 고대사 부분에서 죠몬 문화의 연대를 지나치게 오래 끌어올린 서술이나, 고고학적 논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어떤 용어는 일본어 음차로, 어떤 용어는 한국식 번역으로 혼재되어 있어 초심자의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섭정과 같은 이미 익숙한 한자어조차 일본식 표현으로 남겨둔 부분에서는 다소 성급한 번역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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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있는 일잘러의 IT 지식 - 생성 AI 툴만 쓰면 반쪽, IT를 알아야 완성되는 실무 감각!
세기말 서비스 기획자들 지음 / 길벗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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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IT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 체감하는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언어의 간극이었다. 전공자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단어들이, 비전공자에게는 문장 전체를 통째로 흐리게 만드는 안개가 되곤 한다. 누군가를 어렵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고, 그저 의미적으로 가장 정확한 표현을 골랐을 뿐인데, 상대방은 이해는커녕 질문을 꺼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IT 기획자나 전산 직무처럼 “기술을 직접 만들기보다, 기술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역할로 나아가고 싶다면, 언젠가 현업에서 비슷한 장면을 맞닥뜨릴 것이다. 대학에서 배우는 이론적 지식을 넘어, 실제 현업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말로 상황을 공유하고, 어떤 표현으로 결론을 내리며, 어떤 단어로 책임과 범위를 자르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백엔드나 프론트엔드처럼 직접 깊게 경험하지 않은 영역의 용어를 알아듣고, 그 위에서 소통과 조율을 해내야 한다.


이 책은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핵심 개념만 골라 “혼란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리해 둔 안내서다. 앱과 웹의 구분,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관계, 데이터가 오가며 생기는 구조, 그리고 API처럼 협업의 경계면에서 가장 자주 호출되는 개념들을 중심으로 흐름을 잡아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용어를 딱딱하게 정의해 외우게 만들지 않고, 쉬운 말과 비유, 그리고 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조를 ‘장면으로’ 떠올리게 한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누구나 프롬프트를 입력하며 일을 시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AI에게 무엇을 시키는지 모르면 결과물도 얕아진다. 기술을 잘 쓰는 사람은 기술을 신비로 두지 않고, 구조를 이해한 채 도구로 부린다. 코딩을 가르치지 않지만, 코딩이 놓인 세계의 지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지형을 한 번 제대로 본 사람은, 앞으로 새로 배우는 단어들 앞에서 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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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와 아두이노로 만드는 AI 음성비서
장문철 지음 / 먼슬리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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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ChatGPT와 아두이노로 만드는 AI 음성비서"는 막연한 호기심을 실제 경험으로 바꾸어 준다. 제목만 보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한 권으로 ChatGPT API와 ESP32-S3, 오디오 기초까지 아우르며 실전 음성 인공지능을 완성하도록 이끈다.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안내서다. IT 전공자뿐 아니라 학생, 메이커, 새로운 취미를 찾는 직장인에게도 충분히 열려 있다.


아두이노의 개념과 구조,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제어하는 방식,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하드웨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개념을 먼저 잡고 실습으로 넘어가니 따라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사진과 단계별 설명이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어, 전자기기 조립이나 회로 연결처럼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도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다.


아두이노 설치와 환경 설정, 코드 업로드 같은 기초 과정도 빠짐없이 다룬다. ChatGPT와 아두이노를 제대로 배우고 싶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였다면, 이 단계에서 이미 진입 장벽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느끼게 된다. 회로 연결이나 배선처럼 까다로운 부분도 색상과 구조를 활용해 최대한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중반 이후에는 스피커, LCD, 버튼, 램프 등을 활용한 다양한 실습이 이어진다. 버튼 입력에 반응해 LED가 켜지고 꺼지는 기본 동작부터, LCD에 시간과 날씨를 출력하고, 스피커로 소리를 재생하며, 와이파이로 외부 정보를 받아오는 과정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된다. 단순한 예제를 넘어서 실제 생활과 연결된 기능을 구현해 나가다 보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후반부에는 ChatGPT 연동이다. 음성을 녹음하면 텍스트로 변환되고, 그 내용을 ChatGPT가 이해해 답변을 생성한 뒤 다시 음성으로 들려주는 흐름은, 인공지능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API 키 발급과 요금 결제, 긴 답변을 요약해 출력하는 방법까지 실제 사용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들이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어 독학으로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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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파이로 만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장문철 지음 / 먼슬리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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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라즈베리파이는 처음 마주하면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전자와 전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가 한 점에서 만나는 매우 밀도 높은 장치임을 알게 된다. 오래전에 라즈베리파이와 아두이노를 직접 다루며 회로의 기본 원리부터 통신 구조, 그리고 실제 기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IoT 환경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전, 부담 없이 시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라즈베리파이는 오래전부터 개발자와 메이커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결합되며,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기능 구현도 가능해졌다.


이런 세계에 아무 준비 없이 뛰어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전자회로, 프로그래밍, 통신, 운영체제까지 최소한의 기초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이론으로 하나하나 익히려 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흥미를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장 좋은 접근은 작은 것 하나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다. LED 하나를 켜고 끄는 단순한 작업이라도 손으로 해보는 순간,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가 분명해진다. 이 과정에서 학습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사물인터넷의 개념 설명에서 시작해 라즈베리파이와 아두이노의 역할을 이해하고, 실제로 이 둘을 연동해 IoT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컴퓨터 없이 라즈베리파이만으로 음성 대화를 나누는 챗봇, 카메라를 활용한 영상 인식 시스템, 사용자 모델을 구분하는 인공지능 프로젝트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ChatGPT API를 활용한 음성 대화 시스템, 음성 인식과 음성 합성, OpenCV와 YOLO를 이용한 영상 처리와 객체 인식까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급 기술로 여겨지던 주제들이 비교적 친절하게 풀어져 있다.


라즈베리파이는 설명을 읽는 것보다 직접 연결하고 실행해 볼 때 가장 빠르게 실력이 는다. 이를 고려해 책에서 사용하는 실습 키트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고, 브레드보드 형태라 IoT 실습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확장해 볼 수 있다. 기판 설명과 키트 구성, 회로 연결 과정이 매우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라즈베리파이 OS 설치부터 파이썬과 각종 라이브러리 설정까지 캡처 화면을 통해 단계별로 설명해 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라는 두 개의 흐름을 손끝으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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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이 나에게 - 좋은 연애 소설, 어쩌면 그것은 작은 구원이다 나에게
오정호 지음 / 몽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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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연애 소설이 나에게"는 연애를 다루는 책이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가볍고 감상적인 이야기와는 결이 다르다. 연애와 사랑을 구분하며, 그 경계에서 생겨나는 감정의 미묘한 떨림을 문학과 사유를 통해 조용히 드러낸다. 저자는 연애를 육체적 행위와 관계의 영역에서 출발시키되, 그것이 길어질 때 어떻게 사랑과 닮아가며 동시에 다른 길을 걷게 되는지를 차분히 설명한다.


연애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손을 잡는 순간의 온기, 방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차단된 세계, 침대 위에 놓인 한 권의 책처럼 연애는 구체적인 사물과 장면을 통해 사유된다. 누군가의 손을 만지는 일은 그 사람이 살아온 내밀한 시간을 더듬는 행위가 되고, 방은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두기 위해 선택된 어둠의 공간이 된다.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연애가 얼마나 섬세한 감각의 총합인지를 보여준다. 연애는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하나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연애 소설들을 인용하며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프랑수아즈 사강, 마르그리트 뒤라스, 이디스 워튼, 무라카미 하루키, 앤드루 포터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이미 읽은 소설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에는 조용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장 한 장을 넘길수록 이 책 자체가 연애 소설의 안내서이자, 사랑에 대한 사유의 지도처럼 느껴진다.


관계 속에서 괜히 혼자 생각이 많아지는 날들,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질수록 말과 행동에 신중해지는 감정,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작고 찌질한 불안까지도 외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동안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드라마틱한 사건이 없어도 연애는 충분히 복잡하며, 그 복잡함 자체가 사랑의 일부임을 담담하게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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