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교육 심리학
이용남 외 지음 / 학지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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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교육심리학> 과 서울대 김성일 교수의 <교육심리학 서설>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팔리는 교육심리학 책 중 하나이다. <신교육 심리학>은 이용남, 강만철, 김계현, 방선욱, 송인섭, 이신동 등의 서울대, 숙명여대, 청주대, 동아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이 모여 만든 책이다. 그들의 출신대학은 소개글에 나와있지 않아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서울대와 고려대 교수가 휘어잡고 있는 교육학계에서 지방대 교수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다. 앞서 소개한 두 책이 1996년에 출판된 책인데 비해 이 책은 1999년에 쓰여진 책이다. A4 사이즈 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로 되어있어 가지고 다니기 부담스럽지도 않다.

  내용면에서는 역시나 다른 교육심리학 책과 마찬가지롤 별 반 다를 바는 없어보이지만 좀더 핵심내용을 간결하게 소개한 측면이 있다. 공저자로 소개된 여러 교수들이 각각의 장을 맡아 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각장의 이어짐이 자연스럽지 않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또한 매 장마다 연습문제가 담겨있어 이를 토대로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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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서설
이성진 지음 / 교육과학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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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분야의 교재 중에서 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교육심리학>과 더불어 많이  쓰이는 교재 중 하나다. 고려대 출신 제자들은 임규혁 교수의 것을, 서울대 출신 제자들은 이성진 교수의 것을 사용하리라는 것은 추적해보지 않아도 뻔한 일.

  이 책은 여타 다른 교육심리학 교재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교육심리학의 본질, 정의에서부터 연구법, 학습자의 지적발달과 특성, 환경, 행동주의, 인지주의, 수업이론, 수업과정, 동기유발, 평가 등등 담고 있는 내용은 다른 교육심리 교재와 다를 바 없다. 다만 어떻게 짜깁기를 해놨느냐 하는 점에서만 조금씩 차이를 보일 뿐. 결국 내용은 같다. 어느 교재가 더 낫다 덜 낫다 하는 점은 논하기 어렵다. 다 거기서 거기이고 다 괜찮게 쓰여졌기 때문. 두께과 판형도 비슷하고, 가격도 비슷하다. 학습자의 편의에 따라 이 책을 선택하든 임규혁의 <교육심리학>을 선택하든, 선택자의 마음이다.  두 책 중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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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임규혁) - 학교학습 효과를 위한
임규혁 지음 / 학지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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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치열하게 순위다툼을 하고 있는 책 중 하나이다. 판매율은 나로서는 정확한 집계를 알 수 없으니 뭐라 말할 수 없으나 1,2,3위 다툼을 하고 있는 책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책이 그만큼의 가치를 지니는가 하는 점은 또 별개의 문제다. 부동의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질적인 측면에서도 베스트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문제다. 일단 판매율을 최고를 달리고 있다고 하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유지할 수 있는건  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제자들이 학계에 널리 퍼져있고, 그들 또한 강의교재로서 이 책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의 밑에서 배운 여러 제자들이 또 강의를 통해 그들의 제 3의 제자를 길러내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인 복종인지 비자발적인 복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발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선생이 된 제자가 이 책을 가장 낫다고 판단해서가 아닌, 스승에 대한 예의로서 이 책을 택한 것이라는 생각.

  1996년판이라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다. 10년전에 지은 책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면 최소한 10년 이란 세월의 변화를 반영해야 할 것일진대, 그렇지는 못한 듯 하다. 10년전 책이나 지금의 책이나 다를 바는 없다. 이 책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잘 썼다. 잘 썼지만 이 책 하나로 교육심리학계가 평정되는 것은 옳지 못한 현상이다. 다양한 좋은 교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재가 학계를 평정한다는 것은 어쨌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또한 이 책이 다른 심리학 교재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라는 결과는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교육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굳이 이 책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다른 좋은 교재들도 많고, 다른 교재들도 심지어 어느 단락은 조사 하나 조차도 똑같을 정도로 같다. 다른 교재들과 제목은 달리하고 있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어느 학계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전공서적의 판매율은 어느 대학의 교수에게서 나온 제자들이 얼마나 대학 강단에서 활동하고 있느냐를 반영한다. 제 1의 교수에서 제 2의 여러 교수들이 나오고,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대학생들에게서 또 제 3의 제자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강사들이 대학 강단을 주름잡고 있는 만큼 그들의 제자들이 사용하는 교재는 출신대학 교수의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질을 떠나 학계의 세력다툼(?)에 의해 편중된 교재 선택은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P.S. 이 책의 좋은 점 하나는 매 장이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연습문제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시 출제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해주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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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4-1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정말 잘 쓴 교재리뷰입니다.
저도 이 책 별로 안권하고 싶은데;;;

마늘빵 2006-04-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
네 교육심리학 책이 다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별반 다를 거 없는데 굳이 이걸 택할 이유는 없죠.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 역사 모노드라마
하워드 진 지음, 윤길순 옮김 / 당대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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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모노 드라마 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한 마르크스 철학.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을 비판하는 가장 비판적인 미국인으로 불리우는 하워드 진이 극본을 맡았다. 물론 주연은 마르크스. 하워드 진은 서문에서 자신이 왜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몇장에 걸쳐 길게 서술하고 있다.

  17살 무렵 <공산당 선언>을 처음 읽었고 - 대단하군 - 이 책은 하워드 진의 이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했으며, 주위에는 일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런 환경에서 하워드 진은 마르크스 철학에 심취했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노라 말하고 있다. 그는 舊 소련의 멸망으로 한 물 간 마르크스 철학을 다시 불러내어 그 의미를 탐색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씨앗이 전 세계에 퍼진 지금, 그리고 그 결과물을 수확하고 있는 오늘날에 마르크스를 불러내어 그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자본주의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의 한복판으로 마르크스를 불러낸 하워드 진은 이후 그의 1인극을 통해 현대 사회를 뚫어본다.

  이 책에서 마르크스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마르크스 이외의 다른 조연과 엑스트라들도 실제에 기초하고 있다. 그의 아내 예니, 딸 알레아노르를 등장시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마르크스를 보여주었고, 무정부주의자 바쿠닌도 이 연극에 찬조출연한다. 또한 마르크스를 논함에 있어 항상 빠질 수 없는 엥겔스도 제외할 순 없다.

 마르크스라는 네 자가 가지는 무게감은 역사 모노 드라마라는 연극을 통해 가볍게 뉴욕에 들어선다. 소련은 붕괴했고, 이제는 80년대에 유행하던 그의 철학도 쇠퇴했지만, 여전히 마르크스에 관한 책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공산당 선언> <자본론> 과 같은 두껍고 어려운 책들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힌다. 나 또한 들춰보기만 했다. 관심있는 자들 사이에서도 그만큼 마르크스가 어렵고 접하기 힘든 학자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요즘 나오고 있는 마르크스에 대한 가볍고 얇은 책자들은 그의 몸무게를 줄여주기 위한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이 책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접하면 될 듯하다. 우선 마르크스의 주변이야기와 곁가지들을 접하고 난 뒤 좀 친해진 이후에 그와 본격적인 토론을 시도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언젠간 이라는 알 수 없는 시점을 이야기하며 나 또한 그와 대면하기를 바란다.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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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이덕무 / 솔출판사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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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절판 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인터넷 서점에 '절판'이라고 뜬다고 해서, 오프라인 서점에도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절판'이라는 빨간 두 글자는 한국의 학술과 출판 문화를 대변하는 듯 해서 안타깝다. 대학원 과제 때문에 접하게 된 책이지만,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이지만,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을 구입하고 싶어졌다.

  '사소절' 이라고도 칭해지는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은 조선시대 선비 이덕무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어린이의 예절과 여성의 예절, 선비의 예절에 대해 몇몇 덕목으로 나누며 각자가 어린이답게 살기 위해, 여성 답게 살기 위해, 선비 답게 살기 위해 지켜야 할 덕목들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이것은 그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도덕지침이다. 조선시대 도덕교과서라고나 할까.

  조선시대 유학자가 쓴 도덕교과서인지라 우리가 얼핏 알고 있듯 남녀차별이 드러나는 지침들도 있고, 지나친 형식과 격식을 차리며 엄격함을 유지하라는 지침들도 많이 눈에 띈다. 각 항목들의 지침은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또한 엄격함을 요구하고 있어 그대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다. 만일 이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말 도의 경지에 도달한 자이다. 모든 사람이 이 책의 지시에 따라 산다면 그 사회는 더없이 평화롭고 조용한 사회가 될 것이다. 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그대로 행하지 않더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마음가짐만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 몇몇 대목을 가볍게 살펴보자.

 어린이의 예절에 관한 대목의 일부분이다.

 17절
교활한 자제에게는 글을 익히게 해서는 안된다. 지혜를 넓혀주면 반드시 도적이 된다. 날뛰는 자제에게는 무술을 배우게 해서는 안된다. 포학을 길러주면 반드시 사람을 죽인다.

  될성부른 나무는 새싹부터 알아본다고 교활한 어린이에게는 글을 익히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정말 동감. 동감. 나의 평소의 교육에 관한 생각과 일치한다. 싹쑤가 노란 놈은 애초 배우지 말아야 한다. 지능이 높고 공부에 소질을 보인다고 해서 고등교육을 시켜서는 안된다. 싹쑤가 노란 놈은 애초 잘라내야한다. 교활한 자가 교육을 받으면 기필코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자로 자라난다. 매일같이 신문을 도배하는 온갖 범죄기사들에서도 볼 수 있듯 배운놈들이 문제다. 그러나 '배운놈들이 문제다' 라는 문장에서 '배운놈' 앞에 놓이는 수식어는 '교활한'이다. 배운놈이 다 문제는 아니다. 심정이 바른 배운놈은 사회에 기여한다. 허나 심정이 바르지 못한, 교활한 배운놈은 거꾸로 사회에 악을 불러온다. 어릴 때 교활함이 눈에 보인다면 배움을 중단하고 그 교활함을 잘라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은 교활한 놈이건, 바른놈이건 다 똑같이 배운다. 돈있는 놈은 더 배우고, 돈없는 놈은 덜 배운다. '교활함'이 교육의 기준이 아니라 '돈'이 교육의 기준이다. 이건 아니다.

  다음 대목은 여성의 예절에 관한 부분이다.

24절
상추쌈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싸서 먹으면 부인의 태도가 크게 아름답지 못하니, 매우 경계해야 한다.  

15절
남자를 엿보고 그가 살쪘느니 여위었느니, 잘생겼느니 못생겼느니 평론하지 말라. 그런 행동은 남자가 여색을 이야기하는 것과 어찌 다르겠는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지시를 내려주고 있다. 상추쌈을 먹을 때 크게 싸먹지 말 것이며 이를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자를 보고도 평을 해서는 안된다. 오늘날처럼 지나가던 여성이 "어 쟤 몸 좋은데?!" "야 근육 한번 만져보자" "키크다" "얼굴이 무기다" "배가 남산만하네" 등의 평가를 내려서는 안된다고 한다. 남자도 여색을 이야기해서는 안되지만, 여자 역시 남자를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옛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지나가던 아리따운 여성을 보고, 또 잘생기고 멋있는 남성을 보고, 속으로 감탄하고 평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을 겉으로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할고. 이쁜 것을 향해서는 이쁘다, 멋있는 것을 향해서는 멋있다 표현하는 지금의 자유로움이 난 더 좋고나.

  마지막으로 선비의 예절 부분을 조금만 살펴보면,

25절
책을 읽을 때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서 책장을 넘기지 말고, 손톱으로 줄을 긁지도 말며, 책장을 접어서 읽던 곳을 표시 하지도 말라. 책머리르 말지 말고, 책을 베지도 말며, 팔꿈치로 책을 괴지도 말고, 책으로 술항아리를 덮지도 말라. 먼지 터는 곳에서는 책을 펴지도 말고, 책을 보면서 졸아 어깨 밑에나 다리 사이에 떨어져서 접히게 하지도 말고, 던지지도 말라. 심지를 돋우거나 머리를 긁은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지 말고, 힘차게 책장을 넘기지도 말며, 책을 창이나 벽에 휘둘러서 먼지를 떨지도 말라.

  이런. 지금 나 같이 책을 읽어서는 안된단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도 안되고, 손톱으로 줄을 긁지도 말며, 책장을 접어도 안되고, 책머리를 말지도 말것이고, 베지도 말 것이고, 괴지도 말 것이다. 어렵다. 책을 자기 서방님과 아내와 같이 섬기라는 말일진대, 나 같이 책을 접기도 하고, 베고 자기도 하고, 괴기도 하고, 밑줄을 긋기도 하고, 가끔 메모를 하기도 하는 자는 책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 것이 된다. 선비로서의 자세가 아니라 한다. 선비가 아닌 것은 맞지만 나는 지금과 같이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소이다. 그게 더 책을 아끼는 자세라 생각하오이다.

61절
내가 가지고 있는 기물이나 서책을 남이 와서 빌리거든 인색하게 굴지 말고 빨리 빌려줄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게 빌릴 때 그 사람이 혹시 빌려주지 않거든 성내서는 안되고, 후일에 그 사람이 또 와서 빌리거든 또한 그전에 빌려주지 않았다고 해서 같이해서는 안된다. 만일 부형이 빌려주지 않으려 할 경우엔 처음에 반드시 부형에게 여쭙고, 여쭈어도 끝내 들어주지 않거든 굳이 남에게 빌려주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부형이 빌려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64절
남의 책을 빌렸을 경우, 다 읽고 나면 마땅히 먼지를 털어 차례대로 정돈하여 보에 싸서 돌려보내야 한다. 법서를 빌려 임모할 경우에는 다른 책보다 훼손되기 쉬우니 더욱 정성을 들여 보호해야 옳다.

68절
갚을 때의 마음이 빌릴 때의 마음과 완급의 차이가 있어서는 안된다.

남이 내게 빌림을 요청할 때는 재빨리 빌려줄 것이며, 내가 남에게 뭔가를 빌릴 때는 지나치게 요구하지 말 것이다.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라 라는 지침이다. 갚을 때의 마음이 빌릴 때의 마음과 완급이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말은 정말 새겨들어야 한다. 빌릴 때는 내가 궁하여 숙이고 들어가고, 갚을 때는 빌린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시간개념없이 허송세월하다 상대의 수차례의 요구끝에 돌려주는 이런 불성실함을 보여서는 안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거의 빌리지 않으니 합격이요, 남이 요구할 때 비록 꺼려하기는 하나 쉬이 빌려주니 합격이다. 허나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빌려주지도 말고, 빌리지도 않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 생각한다. 물건이든 돈이든 뭔가가 오고 가다 보면 어느 한쪽은 걱정하고, 어느 한쪽은 성실치 못한 태도를 보이기 마련이며, 인간관계에 해가 된다고 본다.

  사소절의 그 어느 한 대목도 쉽게 봐서는 안된다. 비록 자유로운 지금 이 시대가 아닌 엄격함과 자기절제가 요구되는 유교 사회에서의 도덕 지침이라고 하나 그 자세와 마음가짐만은 오늘날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기본 에티켓이 될 터이다. 도덕적이 되려고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사람간의 기본 예절도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나 또한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이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아야 할 기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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