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영화판. 책과 영화를 모두 읽고 본 주변인들에 따르면 -나를 포함하여 - 모두가 일제히 책보다 영화를 외친다. 원작 소설을 쓴 로렌 와이스버거는 좀 서운해하겠지만.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면 둘다 즐길 수 있지만,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으면 재미 하나도 없다. 나도 1권만 봤다. 그러나 영화가 개봉되기 이전에 이미 번역되어 출판사와 번역자는 이미 한 몫 잡았을 것이다. 영화가 화제가 되면서 더더욱 팔려 나갔을 것이고, 나중에 입소문에 따라 책보다는 영화더라 이런 말이 퍼지면서 주춤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만의 생각.



  원작 소설은 저자 로렌 와이스버거의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77년생으로 나보다 기껏해야 두 살 밖에 많지 않은 아직 젊디 젊은 이 여자는 미국의 코넬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99년말부터 '보그'지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다고 한다. 패션과는 전혀 상관없는 학문을 전공하고, 유명패션지의 편집장 어시스턴트라니. 그녀의 짧은 이색 경력이 두뇌를 자극했나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 이 책을 읽고, 또 영화를 본 영화 속 메릴 스트립의 실제 모델인 안나 윈투어는 과연 이 작품을 접하고 어땠을까. 영화 속의 메릴 스트립이라면 마치 관심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웃고 있을테지.

   영화는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시골뜨기 촌녀의 신데렐라 되기로 볼 수도 있고, 또 샤넬, 돌체, 아르마니 등등의 명품들을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 눈요기로 만족할 수도 있다. 일종의 패션쇼. 이 영화 개봉 이후 아마도 영화에 등장했던 각종 옷과 신발, 가방의 명품회사들은 간접광고의 효과를 톡톡히 봤을게다. 어떤 쇼핑몰에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등장했던 옷가지들을 캡쳐사진으로 편집해 친절하게도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여기에 쏠리다 보니 이에 대해 해설해주고 쇼핑몰 홍보도 하고 아이디어 잘 짰지.



 

 

 

 

 

 

 

 



* 야 이 아줌마 카리스마봐라. 그냥 저러고 가만히만 있어도 광채가 난다. 오른쪽엔 촌녀에서 쌈빡녀로 변신한 앤 해서웨이. 이쁘다. 옷의 힘인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사람들의 패션을 비롯한 외양새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다. 사람들이 가꾸기에 관심이 있는 만큼 패션을 다룬 이 영화를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온갖 명품들을 다 선보인다. 영화는 온통 간접광고의 장이다. 간접광고라고 하기도 뭣하게 아예 대놓고 보여준다. 이건 프라다, 저건 돌체, 저건 샤넬 등등 명품 이름을 몰라서 쓰지도 못하겠다. 보여줘도 뭔지 잘 모르는게 내 솔직한 고백이지만 보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는 말 못한다. 솔직히 남자 건 별로 나오지도 않는데 왜 이리 눈이 즐거울고. 외양 꾸미기에 관심있고,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이 보기에 딱 인 영화. 영화비 8,000원이 아깝지 않을테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여성패션지 몇개를 쭉 훑어본 것과 같을테니깐.

   p.s. 앤 해서웨이와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매우 볼만했다. 단 젊고 아리따운 해서웨이의 연기가 메릴 스트립의 카리스마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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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11-1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을 배경으로 한 패션 영화니깐 사람들이 보는 거겠죠?
딴나라 패션 영화라면 볼 생각도 안 할 거 같아요...저만의 생각일까요? ^^;;

비로그인 2006-11-1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흰 코트! 영화 내도록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 옷이었어요! 하지만 저런 네크라인은 아무나 쉬이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서 마음만 꼴깍.

마늘빵 2006-11-1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친아이님 / ^^ 네. 그야 말할 것도 없죠. 뉴욕이니깐 가능하죠. 일본패션, 독일패션 이럼 안보죠. -_-
쥬드님 / 아 저도 옷 바뀔 때마다 눈이 샤샤샥 돌아가요. 정말 이쁘더라구요. 남자옷 패션영화 이런건 없나. 저 이 영화보면서 막 꾸미고 싶어졌어요. 그러나 영화 끝나구 지름신 막 내리려할 때 통장잔고를 확인하고는 눈 깔았습니다.

비연 2006-11-1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릴 스트립은 정말 명배우다 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배우더군요.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그런 카리스마를 내뿜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하늘바람 2006-11-18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저는 둘다 아직 안 보아서요

비로그인 2006-11-1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선택을 잘하셨네요!! ㅎㅎ 앤 해서웨이는 꼭 마네킹같아요~ 참 예뻐요..ㅠㅜ

이리스 2006-11-1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책이 훨씬 더 재미있었는데. 영화는 지루해서 보다가 졸았음. 옷나올때만 빼고.

마늘빵 2006-11-1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그래? 난 책 영 밍숭맹숭하던데.

이리스 2006-11-1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보면서 말 그대로 '포복절도' 했었음. 그러면서 머리로 그려놨던 영상이 실제 영화에서 보니 기대치에 훨씬 못미쳐서 그랬던 듯. 너무 쉽게 인정 받는 듯이 보이는 것도 별로였고 볶이는 과정이 축소된데다가 남자 친구와의 갈등 과정, 친한 친구와의 관계도 다 축소되어 버리고 앤틱 제품 찾아 헤매는 모습도 없었고 실제 일에 대한 내용이 반 정도로 잘라지니 재미가 반감되었나봐. 메릴 스트립에게 박수를 쳐줄만큼 연기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봐도 '0' 사이즈의 몸매는 아니라서 낭패. (헐리웃에서 과연 저 나이대에 '0' 사이즈을 입을 수 있는 배우를 찾기는 힘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마늘빵 2006-11-1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난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가 -_- 메릴스트립의 카리스마와 이쁘게 잘 늙은 외모도 좋았구, 앤 해서웨이의 촌녀에서 명품녀의 변신도 볼만했지. 누가 나 저렇게 안꾸며주나. 한번 받아보고 싶다 뭐 이런거. -_-

해적오리 2006-11-1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고 싶은데..에공 .. 요즘 시간이 별루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