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영을 시작했다. 애인이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학교 수영장에 간 것. 3여년 동안 수영을 안 했었는데, 그래도 1시간 남짓 하다보니 예전 실력이 살아났다.

예전에는 인명구조 자격증 반에 들어갈 정도로 수영을 잘했었는데, 수영 대회에 나갔다가 기절도 하는 등, 수영을 무리하게 하다가 기절한 적이 2번이나 있어서 수영은 쫌 꺼려졌었다. 그래도 애인과 함께 운동을 하려고 수영을 다시 시작 ㅜㅠ

나는 운동편력(?)이 심하다. 어렸을 적 부터 학교 '외부'에서 배워왔던 운동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수영 (유치원~초등학교: 대학교~대학원)

태권도(유치원~초등학교)

테니스 (초등학교)

헬스 (재수~대학원)

스쿼시 (대학교)

복싱 (대학교)

요가 (대학교)

유도 (대학교)

검도 (대학교~대학원)

흠. 수영, 태권도, 테니스, 헬스, 스쿼시, 복싱, 요가, 유도, 검도를 배웠다니. -_-; 이 중에서 1년 이상 한 것은 수영과 헬스 밖에 없다. 태권도는 품띠 직전까지 했던 것 같고, 테니스도 6개월 남짓 배웠던 것 같다. 스쿼시 또한 6개월은 한 것 같고, 복싱도 마찬가지. 요가는 좀 길게 해서 거의 1년 했던 것 같고, 유도는 낙법치다가 기술 하나 배우다 말고, 검도는 무구를 입고 나서 한달 다녔나? 결국 5개월 남짓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완전 바람둥이 -_-; 이다. 사실 운동을 시작할 때 호기심과 의욕은 많으나, 역시 내가 가장 잘하고 오래한 운동은 수영. 쩝. 한 가지를 오래했으면 달인-_-이 되었을 텐데.

그래도 많은 것을 경험해봤다는 데에서 위안을 삼는다. 뭐랄까. 문학을 하려면 많은 것을 경험해봐야 되지 않겠어.... 라고 새삼 위로해 본다;;;

계획 상으로는 여름 때 수영을 좀 하다가, 가을에 테니스를 다시 배우기 시작할 예정이다. 애인 외교관을 둔 덕에 사교 운동 -_-;을 배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해서. 구기 종목이 재미있기는 하다.

어쨌든 살이 잘 빠지고 있으니 다행. 요즘은 식욕도 많이 줄어서, 이대로 가면 훈련소 후(10월 중순)에는 60kg대로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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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6-07-03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빴던 것은. 나를 알아본 수영 선생님이, '살 많이 찌셨네요' 했다. 쩝. 아직도 예전 그 몸매는 멀었다. 하긴, 그 때는 지금보다 10kg정도 날씬했을 때이니 원. 그 때는 사람들이 나 몸매 좋다고 했었다. 아 옛날이여!

비자림 2006-07-03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도 스포츠를 좋아하시나 봐요. (스포츠맨과 함께 사는 아줌마 비자림)
애인과 함께 수영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네요. 삶의 작은 부분들을 공유하는 모습은 연인들이 잊지 말고 추구해야 할 규칙이라고나 할까.

기인 2006-07-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
 
법철학 1 - 서문과 서론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강유원 옮김 / 사람생각 / 1999년 9월
품절


세계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의 교훈에 대해서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그것[교훈]에 대해서 철학은 애당초 언제나 너무 늦다.1) 세계의 사상으로서 철학은 현실이 자신의 형성과정을 완성하고 그 자신을 완성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시간에로 나타난다. 개념이 가르치는 것을 필연적으로 마찬가지로 역사도 보여주고 있거니와, [그것은 바로] 현실성의 성숙 가운데에 비로소 관념적인 것이 실재적인 것에 대립해서 현상하고, 전자는 후자의 세계를 그 세계의 실재에 있어서 포착하고, 하나의 지적인 왕국의 형태2)에 세운다는 것이다. 철학이 회색에 회색을 칠한다면,3) 생의 한 형태는 노후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회색에 회색으로써는 생이 갱신될 수 없고, 다만 인식될 뿐이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둑어둑한 황혼에야 비로소 날개를 편다.4)-54-55쪽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한다면 철학은 언제나 현실을 뒤따라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국 법철학은 지배자와 현전의 질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마르크스의 '포이에르바흐에 관한 테제'의 한 구절과 관련지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은 단순히 가르치지 위해서는 언제나 발걸음이 늦다. 그런 까닭에 철학은 현실의 성숙에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그러나 발걸음이 늦다는 것을 뒤늦게 오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1)쪽

이론으로서의 철학, 철학적 체계.-2)쪽

괴테, 파우스트, 1. <서재>의 장면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학생들을 향하여 '모든 이론은 잿빛이며, 둘레에 무성한 것은 황금나무'라고 했던 말을 염두에 두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체념적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는 오히려 현실을 미화하는 주관주의의 철학에 대하여 현실의 냉엄한 인식을 강조한다. 철학의 유일한 과제는 존재하고 있는 것을 개념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경험' 속에 없는 것은 결코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3)쪽

미네르바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네로서 지성을 상징하는 여신이며, 부엉이는 그 여신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지성 또는 철학을 의미한다.-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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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1 - 서문과 서론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강유원 옮김 / 사람생각 / 1999년 9월
품절


이 논술은 국가학을 포함하는 한에 있어서 국가를 그 자체에 있어서 이성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서술하려는 시도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 논술은 철학적 저작으로서 국가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를 구상한다는 것과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할 것이다. 논술 안에 놓일 수 있는 교훈은 국가를, 국가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것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국가, 인륜적 우주가 인식되어야 할 것인가에 관여하는 것이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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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 시공 로고스 총서 26 시공 로고스 총서 26
피터 싱어 지음, 연효숙 옮김 / 시공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21세기가 시작되는 해에 학부에 입학한 나로서는, 강의실에서 선생들이 헤겔을 논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선생들'이 한두명이 아니었다는 것도 놀랄만 했다. 저 바깥에서는 맑스도 이미 오래전에 무시당하기 일수였는데, 헤겔이라니! 나는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 구절을 외우며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듣고는 했다.

그런데 맑스에 점점 매료되면서, 헤겔을 읽어볼 결심을 했다. 아마 학부 2학년때 쯤일 것이다. 그래서 집어든 것이 국역 정신현상학이었다. (새로 나온 한길사판은 아직 없었다) 혼자서 읽어볼 생각을 했는데, 두통이 왔다. 말 그대로 '실재적'인 두통이 생긴 것이다. 문장들은 의미를 알 듯 말 듯 했고 엄청나게 길었다. 의미를 아예 모르면 몰라도, 무언가 의미가 잡히는 듯 하면서 안 잡혀서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렇게 헤겔을 포기하게 되었고, 나는 학부를 졸업했다. 학부때 헤겔을 집어들게 된 것은, '개설서'에 대한 일정한 거리감 때문이었다. 내가 다닌 대학에서 '개설서'를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 '사기' 비슷한 것으로 여겨진 듯 하다. 교수들은 모두 '원전'을 강조했고, 그 '원전'이라는 것은 원어로 된 그 사람의 책을 의미했다. 철학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라틴어를 1년여 공부했고, 한문을 2년동안 공부했는데, 그렇게 되니 졸업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라틴어와 희랍어를 배운 후에, 불어와 독어를 공부하려고 했던 나는 전공 공부와 대학원 시험에 치여, 영어와 한국어로만 책을 읽게 되었다. 이제 석사논문도 쓴 입장에서, '개설서'에 대한 거리감이 오히려 줄었다. 뭐랄까, 본격적으로 헤겔을 읽기 전에 개설서라도 읽어보자고 마음 먹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무식(?)하게 돌진하기 보다는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다 이용하고 마음 편히 읽자는 마인드 ^^;

어쨌든 헤겔의 <법철학> 부터 읽고 <정신현상학>으로 (국역과 영역판을 참조하고, 독어를 잘하는 근대철학 전공자와 함께) 넘어가기로 결심한 나는, 이 피터 싱어의 <헤겔>을 집어 들었다. 로고스 총서는 꽤 괜찮은 개설서이다. 그리고 피터 싱어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당연히 개설서로 이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내 선택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국역은 중간중간 읽기 힘든 구절들이 있었지만 이해할 만 했고, 피터 싱어의 서술은 헤겔의 사상을 쉽게 설명하는 것 같다. 앞으로 헤겔을 읽어나가는데 전체적인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피터 싱어의 '해석'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할테지만, 딱히 그의 주관적 해석이 강하게 들어간 부분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헤겔을 맘 먹고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또는 왜 이리 사람들이 '헤겔, 헤겔' 하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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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 시공 로고스 총서 26 시공 로고스 총서 26
피터 싱어 지음, 연효숙 옮김 / 시공사 / 2000년 12월
절판


헤겔이 만유내재신론자(panentheist)였다고 주장했다. 이 용어는 '신 안에 모든 것이 내재해 있다.'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에서 왔다. 그것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신의 부분이지만, 신은-여기서 그것은 범신론과 구별된다-우주 이상이라는 견해를 묘사한다. 왜냐하면 신은 전체이면서 전체는 모든 그것의 부분의 총합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신체를 형성하는 모든 세포보다 더한 존재이듯이-물론 인간은 신체와 떨어져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마찬가지로 신은 우주의 모든 부분보다 더 큰 존재이지만 우주와 떨어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단일한 세포의 총합이 인간에 이르지 않듯이, 우주의 개별적 부분들의 총합이 신에 이르지 않는다.-145-146쪽

만일 신이 절대이념, 우주의 궁극적 실재, 우주의 부분들의 전체라면, 절대 이념이 왜 세게에서 그 자체를 드러내야 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자기 이해를 진행시켜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신은 인간이 신체를 필요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우주를 필요로 한다.
신이 결함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대부분의 신자들에게는 혐오감을 일으킨다. 그들의 눈에는 헤겔이 그러한 것을 말하는 것이 그의 철학을 비종교적인 것으로 해석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실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헤겔은 신을 영원하고 불변한 것으로 본 것이 아니라, 세게 내에 자신을 드러낼 필요성을 지닌 본질로 보았기 때문이며, 그리고 스스로를 드러내어 그 자신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세계를 완벽하게 할 필요성을 지닌 본질로 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상한 전망이지만 강력한 전망이다. 그것은 진보의 필연성에 무한한 힘을 실어주는 전망이다. 왜냐하면 역사의 전진 운동은 신이 완전성을 성취하기 위해 걸어가야 할 오솔길이기 때문이다.-146-147쪽

흥미로운 신에 대한 이미지이다. 우주, 전체로서의 신. '나'라는 것은 신의 한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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