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철학 1 - 서문과 서론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강유원 옮김 / 사람생각 / 1999년 9월
품절


세계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의 교훈에 대해서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그것[교훈]에 대해서 철학은 애당초 언제나 너무 늦다.1) 세계의 사상으로서 철학은 현실이 자신의 형성과정을 완성하고 그 자신을 완성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시간에로 나타난다. 개념이 가르치는 것을 필연적으로 마찬가지로 역사도 보여주고 있거니와, [그것은 바로] 현실성의 성숙 가운데에 비로소 관념적인 것이 실재적인 것에 대립해서 현상하고, 전자는 후자의 세계를 그 세계의 실재에 있어서 포착하고, 하나의 지적인 왕국의 형태2)에 세운다는 것이다. 철학이 회색에 회색을 칠한다면,3) 생의 한 형태는 노후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회색에 회색으로써는 생이 갱신될 수 없고, 다만 인식될 뿐이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둑어둑한 황혼에야 비로소 날개를 편다.4)-54-55쪽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한다면 철학은 언제나 현실을 뒤따라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국 법철학은 지배자와 현전의 질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마르크스의 '포이에르바흐에 관한 테제'의 한 구절과 관련지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은 단순히 가르치지 위해서는 언제나 발걸음이 늦다. 그런 까닭에 철학은 현실의 성숙에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그러나 발걸음이 늦다는 것을 뒤늦게 오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1)쪽

이론으로서의 철학, 철학적 체계.-2)쪽

괴테, 파우스트, 1. <서재>의 장면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학생들을 향하여 '모든 이론은 잿빛이며, 둘레에 무성한 것은 황금나무'라고 했던 말을 염두에 두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체념적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는 오히려 현실을 미화하는 주관주의의 철학에 대하여 현실의 냉엄한 인식을 강조한다. 철학의 유일한 과제는 존재하고 있는 것을 개념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경험' 속에 없는 것은 결코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3)쪽

미네르바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네로서 지성을 상징하는 여신이며, 부엉이는 그 여신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지성 또는 철학을 의미한다.-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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