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곳은 새벽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공무원은 9시부터 5시까지 근무라서 나머지 시간을 내가 근무하는 셈. (근데 결국은 9시 40분까정 근무하고 4시까정 나가야 된다. ㅡ.,ㅡ; )

혼자 새벽에 일어나서 문 열고, 청소하면 되는데, 내 출근시각이 CAPS에 찍히고 그것을 맨날 나는 장부에 붙여야 한다.

처음으로 늦었다. 그것도 50분이나! 으헉;;;;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옷입고 나가면 딱 6시에 도착. 근데, 이번에는 5시반에 알람소리에 맞추어서 깼는데, 그 기억은 확실히 있는데, 이제 옷입고 나가야지 했는데 6시 반이었다. 이런 나의 한시간은 누가 빼서 간기여!!! 버뮤다 삼각지가 빼서 갔나, 외계인이 나를 납치했었나, 내가 몽유병인가, 귀신이 씌웠었나....

졸았겠지만;

여튼 불이 나케 달려가서, 평소 대충하던 청소가 말끔히 하고 고뇌하다가. 그래 동사무소 해당공무원에게 말씀드리자. 매도 빨리 맞는게 좋다고. 하면서 그 핑계로 법적으로 보장된 '병가'를 새벽6시 출근하면 어떻게 써야되느냐, 오늘 아퍼 죽을 뻔 했는데 병가를 쓰는데 9시에 공무원이 출근하니 9시까지 그럼 근무지 문을 못 열게 되니 주민의 '공익'을 위해 아픈 몸 부여잡고 50분 늦게 출근했다 등등.

나름의 내러티브를 만들고 있었다. 근데, 9시에 인수인계하고 9시 반쯤 동사무소 가보니, 해당 공무원이 자리를 비웠다. 그래서 출근부에 싸인하고 그냥 와 버렸다. 흑흑. 소심한 기인.

뭐. 목, 금 정시에 출근하면 스을쩍, 넘어가지 않으려나. -_-; 금요일날 장부 결제 받아야 하는데 두렵다 쩝.

법적으로는 한 번 지각하면 5일 연장 근무다. 줸장 ㅡ,.ㅡ;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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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2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공부원이 9시반에 자리 비운건..출근 전인가요..아님 외근인가요..??
뭔가 방법이 있을 껍니다..^^

기인 2006-11-22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요 ㅋㅋ 출근은 한 것 같던데. 에효~ 인생;;;

건우와 연우 2006-11-2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무가 생각보다 빡빡하네요. 원래 저렇게 긴가요?
공익이 있어도 해당 기관의 공무원은 항상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당직이나 일,숙직책임자 이런거...@.@
고의가 아니고 빈번한게 아니라면 저리 열심히 초과근무를 하는데, 방법이 있겠지요...^^

기인 2006-11-2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ㅠㅜ 초과 근무는 아닌 것 같아요 ^^; 새벽 6시부터 오전 9시 반까지 3시간 반,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면 4시간 이니까, 총 7시간 반 정도. ㅎㅎ
흙ㅠㅜ 건우와 연우님을 모시고 공익 근무하고 싶어요~ ㅜㅠ
뭐 심판의 날인 금욜날 일이 벌어지겠지요;;;

해적오리 2006-11-23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든 처음이 어려운거지요..^^

기인 2006-11-2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 정작 오늘 해당 공무원 뵙고도 아무 말도 안했어요; 내일 장부 결제를 안 맡는 방법도 강구하는 중이랍니다 ^^;;
 
악마의 사랑 - 한국문학의새발견 001
임노월 지음, 방민호 엮음 / 향연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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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에서 나온 이 책의 시리즈 자체가 '한국문학의새발견 001'이기 때문에, 중언이지만, 그래도 ^^

임노월의 발견이다. 식민지 시기를 전공했고, 김동인에 관심이 있는 (김동인의 친구인 주요한을 대상으로 석사논문을 썼고, 결국 내가 국문과로 오게 된 이유는 김동인 때문이다.) 나로서, 방민호 선생에 따르면 김동인 보다 '한 발작 더 나간' 임노월. (물론 그렇다고 김동인보다 '뛰어나다'라는 것은 아니다.)

1920년대라고 하면, 보통 문학사에서는 3.1 운동의 실패로 인한 절망적 심정에 따른 퇴폐주의, 유미주의의 기세가 일어나고 또 이에 대해 이광수를 대표로 하는 계몽주의의 세력, 그리고 맑스주의 문예이론으로 무장한 KAPF 친구들이 결성되기 시작하는 때. (물론 요즘에는 퇴폐주의와 유미주의에 대한 재해석 붐이 또 일고 있다.)

임노월이라는 존재는 그 개인으로도, 혹은 20년대 초반 <영대>라는 잡지의 동인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할 때도 매우 흥미로운 존재이다.

거국적 3.1운동 이후 일제는 소위 '문화통치'를 표방하여, '어둠의 세력'들을 표면으로 불러내서 관리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이에 그 유명한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창간되고, 여러 합법 '점진주의'자들이 등장하기 시작. 이 '점진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속내'는 뒤로 감추고 겉으로는 '점진'을 표방한 이, 그러다가 지내보니 편해서 진짜 '점진'이 된 이, 처음부터 별 생각없이 '점진'이라고 한 이 등 여러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의 또 대표격이 이광수.

유미주의적 소설이라 해도, 이런 상황을 반영 안 할 소냐. 임노월은 은근히 이광수를 모델로 하여 (방민호 선생님도 뒤에 해설에 썼지만 완전히 입증되지는 못한 상태) <춘희>라는 소설을 쓰기도 하며, 이 소설에 그 유명한(ㅋㅋ) 베네딕트 앤더슨이 말한 근대언론에 의한 '동시성의 체험'이라는 장면이 강렬히 드러나기도 한다. (이것을 주제로 페이퍼를 쓰면 욕 엄청 먹을 듯. 니 앤더슨 시다바리냐? 하고. 결국 어떻게 굴절되고 체험되는지 그 미세한 '틈'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현역' 박사과정이었으면 이 문제로 소논문 쓰고 있을 것 같다. ㅋ 왠지 그 때가 그립다. 안 그래도 농담으로 선후배들에게 학술지에 '관악구청 공익 기인'이라고 소속을 쓸까도 생각했다. ㅋㅋ)

어쨌든, 임노월의 재발견. 그의 팜므파탈, 그의 연애행각, 그의 알 수 없는 종적 등. 나같이 '탐정'비스무리한 국문학 연구를 하는 (다른 이들도 그렇다는게 아니라, 나는 그런 탐정류의 국문학 연구를 좋아한다는 야기) 이로서는 충분히 구미가 땅길만한 소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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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a Vista Social Club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워너뮤직(WEA)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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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이는 낯선 공간이다. 표상으로서만 존재하는. 어떤 표상? 못살지만, 축구는 잘하고. 축구할 때 보면 즐기면서 하고 화려하고. 브라질, 아르헨티나라는.

그렇다면, 더 좁혀서 '중미'라고 하면? 멕시코가 떠오를까? 개콘에서 '아야야 브라더스'같이. 길쭉한 모자와 부츠를 신고. 스페인어를 쓰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3학년, 5학년때부터 중2때까지 나는 멕시코 아래아래 '코스타리카'라는 나라에서 살았다. 유년기를 보냈고, 외국 경험이라는 것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물론 쿠바와는 다른 점이 많을 것이다. 쿠바는 카스트로 이래로 국가 주도의 현실 사회주의체제하에 살고 있고, 코스타리카는 미국과 친하게 지내면서 군대도 없는 국가로 살고 있으니.

그래도 이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내 고향이 떠올려진다. 따뜻한 태양. 낙천적인 사람들. 빠르게 흐르는 스페인어, 아니 '에스파뇰~'. 중미 특유의 음악적인 느낌.

내 유년기 기억도 이제 표상으로서만 존재한다. 생생한 육체의 감각은 표상으로 전이된지 오래. 쿠바의 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따뜻했던 중미의 태양과 바다, 그리고 사람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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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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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민 선생 같은 학자가 신기하다. 그는 대중교양서를 쓴다. 이제 겨우 박사과정에 들어간 나로서도, '공부'와 '글쓰기'가 항상 병존하는 것은 아님을, 그리고 항상 이를 경계하는 말들을 들어왔다. 학자는 '학문'을 해야 한다고.

그런 '학문'이라는 게 학자의 '본분'이고, 이것이 본분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맡은바 책무를 다 하는 것일수도 있다. '학문'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 특히 그렇다면 이는 국문학에 있어, 소수의 '그들만의 리그'에서 고담준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어떤' 선생들은 종종 사회를 위해 다른 일을 하기도 하는데, 그 중 국문학, 그 중에서도 고전문학 전공한 선생들은 고전 번역을 보다 대중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을 정민 선생만큼 대중의 눈물, 웃음, 감탄,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이는 없다. (준엄함으로 따지면 박희병 선생이, 유머로 따지자면 고미숙 선생이 있다) 그는 가장 잘 팔리는 책들을 쓴다.

그렇다면, 그 책들은 단지 '잘 팔리는' 책일 뿐인가? 아니다. 적어도 나같이 학부 때 국문학을 선택하고 고전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에게 이 책들은 눈물을 쏙 빼게 하고, 감동에 빠지게 하며, 다시금 날 시험에 들게 하는 (고전으로 전공을 옮길까? 하고. 예전 박희병 선생의 강의를 들었을 때 처럼) 그런 책들이다.

그럼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학자는 '학문'을 해야 할텐데, 왜 정민 선생은 이런 책을 쓰는 것일까? 아니, 이런 책을 쓰고 널리 읽히게 하는 것이야 말로 고전적 의미에서 '선비'가 해야 할 일이고 '선생'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시경, 춘추, 논어, 공자가 편집하면서 보태기도 한 책들. 널리 교과서가 되어서 선비들이 외우고 마음을 다스리고는 했다.

정민 선생의 글도, 마찬가지. 정민 선생과도 같은 '학자'가 왜 이런 책을 쓸까? 라는 의문 자체가 어쩌면 너무 서구 근대 편향적인 '학자'라는 규정. 그가 아니면 또 누가 이런 책을 써서, 우리를 울리고 또 감탄케 하겠는가.

200년도 더 옛날에, 주로 300여년전 18세기, 다산, 연암, 박제가 등의 대 지식인들의 희노애락. 그들의 일상, 후회, 감상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그려진다. 아, 그런 그들은 이제 모두 어디로 갔는가.

*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생이 18세기를 정조의 문체반정이 일어날 만큼, 급작스러운 변화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시기이며 이 시기를 아우르는데 '미쳐야 미친다'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특이한 지식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역사, 사회적 원인/의미에 대해서는 전혀 암시나 언급이 없으니 선생의 생각이 궁금하다. 물론 이를 본격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책의 성격에 벗어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선생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암시나 언급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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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11-2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민선생님 책 몇 권 읽고 겸사겸사 도강하러 가볼까했던 기억이^^; 남자친구네 학교거든요^^;;(뭐 그 놈이 국문과는 아니지만-_-) 이 책 말고도 다른 책들도 몇 권 읽어봤는데 대중도 대중이지만 저같은 초보 국문학도들에게도 도움이 됐던 기억이^^ (사실 그래서인지 고전문학을 젤 좋아한답니다^^)

기인 2006-11-2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ㅋ 저도 고전으로 전공을 선회할 뻔도 했습니다. 음음. 정민 선생님은 말씀드리고 청강^^ 하면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seeker16 2006-11-2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미숙 선생의 글은 좀 허술하지 않던가? 정조시대의 문학을 공부하고 싶게 만든 정민 선생님. 그나저나 정약용을 읽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기인 2006-11-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미숙 선생의 글은 유쾌하지요. 뭐 ㅋ 학자들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정약용이요? 그냥 첨부터 차근차근 읽으면 되지 않을까요? ㅋ 누나 저랑 같이 정약용을? 고전 하는 친구한테 물어볼께요. :)

seeker16 2006-11-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너랑 읽고싶은 책이 생겼어. David Harvey. 인류학자인데, 포스트모던 이론가로 꽤 입지 있는 듯. 너두 들어봤겠지. 나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는 제본, Paris, Capital of Modernity는 원서로 구해놨음. 흐흣..12월 중순이면 이제 제대로 맘잡고 공부할 수 있을꼬야. 네가 생각해놓은 저자도 있을 텐데...알려주오. 함 만나서 얘기함 더 좋구.

기인 2006-11-2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K ^^ 함 만나서 얘기 하죠~ 누나 편한 시간 장소에 ㅎㅎ
 

부르주아지(bourgeoisie)라는 것은 성 안에 사는 사람들. 도곡동에 오랜만에 가니, 그 유명한 타워 팰리스(tower palace 고층 궁전?)의 숨이 턱 막히게 솟아있다. 말 그대로. 부르주아. 성 안의 사람.

자본론을 읽고나서부터 (내 정치경제학은 거기서 멈췄는데;; 비판 요강은 들추다 끝.) 부자들이 싫어졌는데, 학부때는 정말 싫었다. 그때는 "니가 그래봤자, 넌 부자 안 되고 싶어?"라고 하면, "당연하지"라고 했을터.

그러나, 요즘은 '너 부자 안 되고 싶어?'라고 한다면, 그 '부자'라는 개념이 먹고 살기 위해서 노동안해도 된다는 의미라면, 미안하지만 'yes'라고.

미안하지만, 이제 저축도 하고 있고. (내 윤리감각상 나 같은 사람이 저축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내 월급은 15만원 안 되는데, '부업'을 하고 있다는 소리. 그리고 저축은 초과노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미안하지만, 당비만 내는 수준이고.

미안하지만, 후배들한테 이제는 관심도 솔직히 없고.

미안하지만, 피곤하고

미안하지만, 이렇게 늙을 것 같아서, 나 자신한테 더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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