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자의 이름은 창비시선 269
최영숙 지음 / 창비 / 2006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누가 남겨놓았을까
정거장 옆 낡은 공중전화에는
통화는 할 수 있으나 반환되지 않는 돈
60원이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나는
어디로도 반환되지 않을 것이다
이 봄

긴 병 끝에 겨울은 가고
들판을 밀고 가는 황사바람을 따라
부음은 왔다 어느 하루
민들레 노란 꽃이
상장(喪章)처럼 피던 날 너는
어지러이 마지막 숨을 돌리고
나는 남아 이렇게 안 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떠도는 홀씨 환한 손바닥으로
받아보려는 것이다

저 우연한 단돈 60원이
생의 비밀이라면
이미 써버린 지난 세월 속에서
무엇과 소통하고 무엇이 남아
앞으로 남은 시간을 견디게 할 것인가
산다는 것이 통화는 할 수 있으나
반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환되지 않는 것조차 남기고 간다는 것을

너는 알았을 것이다
나만 몰랐을 것이다 호주머니 속의 두 손처럼
세월이 가고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
무엇이 달라져 있을 것인가
나 또한 바람 속에 흩어져 있을 것이고
흩어진 자리에 민들레꽃 한두 송이
너를 기억할 것이다 안녕, 사랑아-28-29쪽

불치병을 앓고 있는 시인. 공중전화에 남겨진 돈 60원에서 인생을 본다. 누구와 '통화'할 수 있을 뿐 반환되지는 않으며, 반환되지 않는 것조차 남기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마침 그 날은 친구의 부음을 받은 날. 겨울동안 앓았던 시인은, 이제 봄이 되었는데, 노란 민들레가 피었는데 부음을 받아들고 민들레가 상장(喪章)처럼 피었다고 한다. 산다는 것은 통화라는 것. 그리고 매순간 동전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죽음도 그렇다는 것을. 시인은 '세월이 가고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 달라진 것은 '나 또한 바람 속에 흩어져'있고 민들레꽃 한두 송이만이 '너를 기억할 것'이라고 한다. '안녕, 사랑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여자의 이름은 창비시선 269
최영숙 지음 / 창비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감동적인 시집을 읽었다. 좋은 시, 기발한 시, 재미있는 시는 요즘도 꽤나 나왔고 나오고 있고 읽었다. '감동적'인 시는 오랜만이다. 2~3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한. 현대시를 전공하는 나로서도. 평범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삶에 밀착되어 있으면서도 언어는 참신한.

무엇보다 그 감동은 시인=화자의 연결점에 있고, 시인의 '유고시집'이라는 데에 있고, 시인이 불치병에 앓으면서 죽음을 앞에 두고 시를 꾸준히 써왔다는 데에 있다. 심장이 선천적으로 약한데다가, 루프스 병이라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 붕괴로 병마와 싸워가며 결국 진단 2년 후, 확장성 심근증으로 타계한 시인.

그녀의 유고 시집에는 타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신의 죽음에 대한, 세상과의 이별을 앞두고, 자신의 소멸을 앞두고 고요하고 투명해진 시선이 존재한다. 다음시를 보자.

비망록 2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누가 남겨놓았을까
정거장 옆 낡은 공중전화에는
통화는 할 수 있으나 반환되지 않는 돈
60원이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나는
어디로도 반환되지 않을 것이다
이 봄

긴 병 끝에 겨울은 가고
들판을 밀고 가는 황사바람을 따라
부음은 왔다 어느 하루
민들레 노란 꽃이
상장(喪章)처럼 피던 날 너는
어지러이 마지막 숨을 돌리고
나는 남아 이렇게 안 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떠도는 홀씨 환한 손바닥으로
받아보려는 것이다

저 우연한 단돈 60원이
생의 비밀이라면
이미 써버린 지난 세월 속에서
무엇과 소통하고 무엇이 남아
앞으로 남은 시간을 견디게 할 것인가
산다는 것이 통화는 할 수 있으나
반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환되지 않는 것조차 남기고 간다는 것을

너는 알았을 것이다
나만 몰랐을 것이다 호주머니 속의 두 손처럼
세월이 가고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
무엇이 달라져 있을 것인가
나 또한 바람 속에 흩어져 있을 것이고
흩어진 자리에 민들레꽃 한두 송이
너를 기억할 것이다 안녕, 사랑아
 
 불치병을 앓고 있는 시인. 공중전화에 남겨진 돈 60원에서 인생을 본다. 누구와 '통화'할 수 있을 뿐 반환되지는 않으며, 반환되지 않는 것조차 남기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마침 그 날은 친구의 부음을 받은 날. 겨울동안 앓았던 시인은, 이제 봄이 되었는데, 노란 민들레가 피었는데 부음을 받아들고 민들레가 상장(喪章)처럼 피었다고 한다. 산다는 것은 통화라는 것. 그리고 매순간 동전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죽음도 그렇다는 것을. 시인은 '세월이 가고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 달라진 것은 '나 또한 바람 속에 흩어져'있고 민들레꽃 한두 송이만이 '너를 기억할 것'이라고 한다. '안녕, 사랑아'.

시인은 대구지하철 참사를 이야기하면서 '신이 없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을 리 없다'(<응급실의 밤>)이라고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응급실에서 시인은 숨쉬기 힘든 고통 속에서, 자신의 고통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유사한 고통을 느꼈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린다.

시인은 자신에게 닥친 죽음의 징후에 '20년 넘게 끌고 다닌 일기와 편지'(<일기를 태우다>)를 태우면서도 신파에 빠지지 않고 '손을 대보니 재에 따스한 기운이 남아 있다/앞산은 겨울인 듯 보이지만 봄이 온 것을 나무들은 안다'라고 조용히 읖조리며 '설명이 안되는 이 병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치명적인 너무나 치명적인>)

우리는 누구나 죽어가고 있다. 언제 죽을지는 모르고, 아마 '훗날'이라고 예정하고 있을 뿐. 누구나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것이며, 언제 죽을지 아는 사람은 없다. 사형수라 해도, 불치병 말기라고 해도, 정확히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고 이 날을 확정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도 시인처럼 내부에서 붕괴되게끔 필연적으로 설정된 타이머를 모두들 안고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은 자신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생을 정리하며, 자신의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주위에 고통에 눈을 돌린다. 그러기에 시를 써서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운 생명의 씨앗(<비망록 2>)과 동시에 말벌의 시체처럼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죽음 (<말벌의 시간>)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리라. 필멸자인 우리들은 '산다는 것이 통화는 할 수 있으나/반환되지 않는다는 것을,/반환되지 않는 것조차 남기고 간다는 것을'(<비망록 2>)의 깨달음을 음미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로쟈 > 근대에 대한 '인식'과 '재인식' 사이

책을 읽고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는 이제 '향수'어린 핑계가 될 듯하다. 책에 대한 '정보'를 읽고 처리할 시간조차 부족한 요즘이기 때문이다. 독서의 대가들은 뭔가 다른 꼼수들을 갖고 있을 듯하지만, 현재 내가 취한 방식으로는 그렇다. 아침에 우편물함에 계간 <창작과비평>(겨울호)가 와 있는 걸 들고 왔는데, 생각해보면 지난 가을호에 실려있던 글꼭지들 중에서 몇 편이나 읽었는지 스스로 궁금하다. 그나마 책에 대한 궁리와 독서량이 남들 수준은 된다고 자임하는 처지에서도 그러하다. 이 '엔드게임'에 무슨 꼼수가 있는 것일까? 

 

 

 

 

여하튼 급수가 낮은 나로선 하던 방식대로 그날그날의 정보들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다. 최근에 나온 <근대를 다시 읽는다>(역사비평사, 2006)의 책임편집을 맡은 윤해동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는 것이 오늘의 한 가지 일과이다. 편자는 이 주제와 관련한 여러 공저들을 낸 바 있지만, 내가 기억하는 건 <식민지의 회색지대>(역사비평사, 2003) 정도이다.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책이었기에 여러 건의 리뷰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 퍼슨웹이 기획했던 인터뷰북 <인텔리겐차>(푸른역사, 2002)에서 '윤해동 편'을 읽은 기억이 있으니까 초면은 아닌 셈이다.

여하튼 새로 나온 책은 올초에 출간되어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 대한 '진보학계'의 본격적인 반론이란 성격을 갖는다고. 이미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부랴부랴 재출간되기도 했었던 만큼 2006년 역사학계의 풍경은 이 배다른 3부작(?) 시리즈로 다 정리될 듯하다. 이 <다시 읽는다>가 <인식>과 <재인식>에 대한 변증법적 지양인지, 혹은 '제3의 길'인지 옆자리에선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페이퍼의 제목은 그냥 '근대에 대한 인식과 재인식 사이'라고만 해두었다. 거기서 어떤 게 비져나오는 건지는 다 읽어보신 분들이 정리해주면 좋겠다.    

경향신문(06. 11. 23)  낡은 근대에 대한 젊은 비판 ‘근대…’ 책임편자 윤해동교수

지난 2월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하 ‘인식’)을 비판하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윤해동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47)는 “처음에는 ‘이제야 나와야 할 것이 나왔다’며 기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책장을 펼치는 순간 기대는 큰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인식’은 암울했던 1980년대에 그 나름의 소명은 다했습니다. 다만 거기에 태반을 둔 사람들이 자기 변신을 잘못한 측면이 크죠. 그런 점에서 ‘재인식’은 중요한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못했다고 봅니다.”

현실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며 디지털 혁명으로 사람 간 소통양식이 바뀌는 현실에서 ‘인식’류의 민족주의·민중주의는 재인식될 필요가 있지만 그 방향이 ‘대한민국 중심주의’ ‘애국주의’ 나아가 냉전논리로의 회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 ‘근대를 다시 읽는다 1·2’(역사비평사)이다. 윤교수는 이 책의 책임 편저를 맡았다.

윤교수는 “이제는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근대’라는 틀을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인식’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히 파괴적”이라고 했다. 그러면 다시 읽어야 할 ‘근대’란 무엇인가. 윤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새로운 시간의 지평에서 ‘민족’의 ‘역사’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민족’과 ‘국가’라는 틀에서 좀더 자유로워져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는 것이다.

근대는 해방과 억압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것은 억압이 된다. 서양과 일본의 근대는 강한 국민국가를 만들어 냈지만 그 과정은 식민지 건설 없이는 불가능했다. 식민지는 지정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삶의 일상으로 확장된다. 이주자, 여성, 장애인, 어린이 등 다양한 소수자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근대의 표상을 이루는 과정에서 지금도 ‘우리 안의 식민지’로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편자들은 “모든 근대는 기본적으로 식민지적”이라고 말한다.

학교 조회’를 비롯한 수많은 학교 규율은 ‘교육칙어’를 낭독하던 일본 근대교육의 학교 규율을 본뜬 것이다. 이제 교육칙어는 없어졌지만 본질적으로는 별로 바뀌지 않은 학교 규율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일까. 한국전쟁 때 남편을 잃은 이른바 ‘전쟁 미망인’들이 만악의 근원처럼 지탄 받았던 전후 그늘은 ‘분단체제론’을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주의자들도 별로 눈여겨 봐주지 못하는 부분이다.

‘친일청산’ 문제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윤교수는 식민지 시대를 보는 ‘지배와 저항’이라는 이분법을 버려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지배와 저항 사이에 ‘협력’ ‘자치’와 같은 중간항들을 봐야 비로소 식민지 시기가 온전히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책의 공동편자들은 ‘친일’ 대신 ‘협력’이라는 표현을 쓴다. 윤교수는 최근 펴낸 ‘지배와 자치’(역사비평)에서 식민지시대 농촌의 자치구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

“‘협력도 사상이다’. 역사학계에서 보면 아주 파격적인 소제목이죠. 이제는 일제 협력자가 윤리적 타락분자라거나 도덕적 단죄의 대상이라기보다 제국주의 지배 하에서 잘 허용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나름대로 자치와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인 윤교수는 스스로를 한국사 학계의 ‘이단자’로 칭한다. “저 같은 70년대 학번들은 학계에서는 ‘이단적인’ 얘기로 비치는 포스트모던 얘기를 잘 안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편집진들 중에 제가 최연장자가 돼버렸고 좌장 비슷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윤교수가 후배 소장학자들과 함께 엮은 이 책의 편집 방식은 공교롭게도 ‘재인식’과 닮아 있다. 6명의 편자들이 90년대 이후 쓰여진 글들을 엮어 서문을 쓰는 식이었다. “‘재인식’이란 이름을 단 책이 이미 나와서 한국 사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상황에서 더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인식’ 편저자에 한국사 전공자가 없었던 것과 달리 이번 작업에는 윤교수 외에도 황병주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 이용기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한국사 전공자들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다수 국문학자들과 인류학자, 사회학자들의 글이 논의를 풍성하게 했다.(손제민 기자)

06. 11. 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이라는 감옥 속의 또 감옥에서 탈출하는(하려는. 아직 내가 본 것은 탈출할려고 열라게 노력하는 것까지) 프리즌 브레이크를 잼나게 보고 있는 중.



그런데 보면 볼수록, 아무래도 공화당을 비판하는 면모들이 보인다. 결국 이 영화에서 '악의 축'은 부통령과 그의 정당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의 형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들이 부통령과 그 측근이며,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을 수행하려고 하는 것은 부통령과 같은 정당인 주지사이다. 이 주지사의 정치철학은 '강력한 대처로 범죄를 잡고,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것. 공화당!!!

물론 부통령이 여성인 것이 '힐러리'를 떠올리게 할 수는 있지만, 이건 너무 공화당 냄새가 나니 pd가 할말은 있게 하려고 여성 백인 부통령을 만들어 낸 것일수도 ^^;

반-부시, 반-공화당, 반-사형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ㅋ

물론 남자 감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남성들만 떼거지로 나온다는 것은 심히 불만이기는 하지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6-11-2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시즌 1이 얼마전에 DVD로 나왔던데..온몸에 문신 새긴 남자가
주인공 아닌가요??

기인 2006-11-2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용 :) 첫에피소드 재미없어서 안 보다가 하두 사람들이 잼있다고 해서 더 봤는데, 볼수록 재미있어요 ^^
 
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쓰기의 기술
강미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논술강의 비스무리한 것으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어, 이런 종류의 책을 여러 종 사 모아서 읽어나가는 중. 이 책은 학부때는 국문학, 박사는 케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교수가 썼다.

평범하고 무난한 내용인데, 글은 술술 읽히며 글자도 크고 페이지도 245페이지라서 단숨에 읽힌다. 문제는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것 뿐. 당연히 '뻔하다'라는 것은 그 만큼 이것이 글쓰기의 '정도'라는 것이지만..

읽어서 얻을 것은 별로 없다. 아, 그냥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글이 좋다고 하는데, 이 저자도 동의하는구나 라는 정도. 목차는 논리적인 글쓰기 6단계, 매력적인 글쓰기의 조건 5가지, 실제적인 글쓰기 양식 8가지인데, 각각 세부상황을 살피면 목표지향적으로 써라, 핵심을 명확히 해라 등등 뻔한 말들 뿐.

그래도 이 책을 단숨에 읽게 되는 이유는, 문장이 잘 읽히기 때문. 그거 하나는 칭찬할 만 하다. 저자가 계속 강조하듯이, 단문으로 논리적으로, 두괄식으로 쓰고 있다.

정말 글쓰기를 못하는 수준이나, 남들이 다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 알고 싶어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